[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고작 20분밖에 되지 않는 출전 기회에 승부의 향방을 바꾸지도 못했다. 누구보다 스스로 속상했을 ‘막내형’ 이강인은 그렇다고 경기 후 쓰러져 땅만 치진 않았다.

오히려 쓰러진 형들을 하나하나 찾아가 일으켜 세우며 격려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정말 ‘막내형’이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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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7월 31일 오후 8시 일본 요코하마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 멕시코전에서 3-6 대패를 당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참혹했다. 전반전 1-3의 스코어로 확벌어졌고 후반 초반 추격골을 넣었지만 이후 내리 3골을 주며 완전히 백기를 들었다. 이동경이 공격에서 그나마 분투했지만 한국의 측면은 너무 헐거웠고 자연스레 수비 전체도 흔들리며 와르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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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1차전 뉴질랜드전은 0-1로 패했지만 이후 루마니아-온두라스를 상대로 4-0, 6-0 대승을 거두며 기대치가 한껏 솟아올랐기에 8강전 대패의 낙폭이 너무 크다. 기대가 큰만큼, 지난 경기에서 매우 잘했던만큼 실망의 낙폭이 큰 것이다.

국민들도 아쉽겠지만 가장 아쉬운건 선수들 본인일 것이다. 특히 이강인은 대중적으로 가장 알려진 축구대표팀 선수지만 이날 경기는 교체 투입돼 고작 20분가량밖에 뛰지 못하며 아쉬움이 더 컸을 것이다. 이미 자신이 들어갔을 때 경기는 기운 상황이었기에 이강인 혼자 모든걸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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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아쉬움이 매우 컸을 것임에도 이강인은 주저앉아 울지 않았다. 경기 후 아쉬워하며 경기장에서 쓰러진 형들을 일일이 찾아가 일으켜 세웠다. 23명의 팀원 중 가장 막내지만 이강인은 경기장에 쓰러진 대부분의 선수들을 찾아가 격려하고 일으켜 세워 어깨를 토닥여줬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다시 도전해보겠다는 의지가 있기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쉽지 않은 2020~2021시즌을 보냈던 이강인에게 올림픽에서의 또 다른 실패가 과연 그의 축구 인생에 어떤 전환점을 마련해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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