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우형 감독과 핵심 외국인 선수인 조나탄과 닐손 주니어가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해 자가격리로 빠진 FC안양.

5연승을 내달리는 1위 김천 상무의 원정까지 떠났기에 모두가 ‘비겨도 잘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안양은 폭풍같은 4골을 몰아치며 승리했다. 그리고 기적같은 K리그2 단독 1위에 올랐다.

ⓒ프로축구연맹
안양은 10일 경북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20라운드 김천 상무 원정경기에서 4-2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안양은 승점 33점 동률이었지만 다득점에서 뒤져 1위 자리를 내줬던 상무를 넘어 2위에서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이날 승리가 더 의미가 있었던 것은 안양의 현재 상황 때문이다. 안양은 팀내 득점 1위인 공격수 조나탄과 득점 3위이자 3백의 핵심 중앙수비수인 닐손 주니어가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해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황이다.

여기에 충남 아산전 이후 이우형 감독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해 역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또한 안양은 주전 수비수인 김형진이 충남 아산전 경고 누적으로 인해 이날 경기에 나올 수 없었다. 주전 3백 중에 백동규 하나만 남았던 것.

게다가 상대 김천 상무의 페이스가 무시무시했다. 상무는 이날 경기전까지 5연승을 포함해 11경기 연속 무패(7승4무)로 5월 29일까지 리그 8위였다가 1위까지 올라온 팀. 또한 김천 원정경기였다.

안양 입장에서는 감독도 없고 핵심 외국인 선수도 없고, 경고누적으로 주전 수비수가 빠졌는데 상대는 5연승에 11경기 연속 무패, 게다가 원정경기의 부담까지 안은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4-2 대승을 거뒀고 4-0을 만든 이후 후반 막판 2골을 내줬을 정도로 일찌감치 승리를 낙관할 수 있을 정도의 낙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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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4골은 예상치 못한 선수들이 해낸 성과이기에 안양 입장에서는 더욱 의미있다. 전반 3분만에 선제골을 넣은 백동규는 닐손 주니어와 김형진이 빠진 중앙 수비진에 유일한 주전 수비수였다. 그런데 세트피스때 공격에 가담해 공격수 뺨치는 수준 높은 슈팅으로 골을 만들었다.

두 번째 골을 만든 하남 역시 자신의 프로 데뷔골을 만든 선수. 홍창범과 모재현 역시 시즌 2,3호골일 정도로 득점이 많지 않던 선수들인데 이날만큼은 절대 열세 속에 영웅이 됐다.

승점은 같았을지라도 놓여있는 상황으로 보면 안양이 한참 불리했던 1,2위간의 대결. 하지만 안양은 놀라운 4득점 승리로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가며 시민구단의 기적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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