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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가나전 수적 열세. 순간은 황당한 일이지만, 멀리 내다보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올림픽대표팀은 12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친선 1차전을 치러 3-1 승리를 거뒀다.

전반 17분 이상민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 13분, 20분 각각 이승모, 조규성의 추가골까지 터지면서 한국은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학범호는 오는 15일 가나와 친선 2차전을 치른다. 이번 1,2차전을 통해 7월에 있을 2020도쿄올림픽 최종 18인 옥석을 가린다.

이번 2경기가 마지막 실전인 만큼 김학범 감독은 소집돼 있는 28명의 선수들을 고루 기용할 것이라고 경기 전부터 밝혀왔다. 1차전에 교체카드 7장을 모두 사용하며 최대 18명 선수들의 움직임을 집중 체크했다.

그러나 마냥 김학범 감독의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았던 이날 경기다. 전반 36분 만에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하던 김진야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면서 머릿속에 그려놨던 시나리오가 어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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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 상황은 이러했다. 팀이 1-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김진야는 가나 진영에서 동료에게 공을 내주려다 가나의 반스에게 패스를 차단당했다.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려던 김진야는 반스 옆에 바짝 붙어 다시 공을 빼앗으려 했다. 그러나 욕심이 다소 과했다. 드리블을 하던 반스를 향해 태클을 걸었는데, 공이 반스의 발을 떠난 후 태클이 들어가 김진야는 주심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았다.

갑자기 10명만 뛰어야 하는 수적 열세에 놓이게 된 한국. 다행히 한국은 한 명이 빠진 급변한 상황에 금세 적응해 후반에 내리 두 골을 뽑아냈다.

올림픽 본선 무대 전, 그것도 마지막 실전 평가전에서 선수들은 정신을 바짝 차릴 수 있는 값진 경험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경기 후 김학범 감독도 "체력적으로 선수들을 힘들게 만들어서 얼마나 이겨내는지를 평가하려 했는데 선수들 스스로가 더 힘든 과정을 만들었다.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보여준 것 같다. 순간 판단 착오로 인해 모든 것이 꼬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며 이번 수적 열세 경기가 '예방주사'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진야의 퇴장을 나쁘게만 보면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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