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고양=이재호 기자]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은 4008명의 관중, 그리고 대표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와 관계자까지. 이날만큼은 모두가 유상철이었고 유상철을 향한 마음으로 가득했다.

관중 4008명에 선수단 포함 관계자까지 고양종합동장의 사람들은 모두가 유상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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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자축구대표팀은 9일 오후 8시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 5차전 스리랑카와의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김신욱이 전반 15분과 43분 골을 넣고 이동경이 전반 22분, 황희찬이 후반 7분, 정상빈이 후반 32분 득점하며 투크르메니스탄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5-0 승리를 거뒀다. 주장 김신욱이 2골, 이동경이 1골 1도움, 황희찬과 정상빈이 1골, 송민규와 남태희가 1도움씩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양종합운동장 수용 인원의 10%인 4000여명만 수용 가능했다. 관계자 제외 4008장의 티켓이 판매됐고 티켓 오픈 20분만에 매진된 바 있다.

원래라면 국가대표 경기를 앞두고 분위기가 활발하고 들떠야했다. 하지만 고양종합운동장의 분위기는 매우 차분했다.

바로 이틀전인 7일 유상철 전 감독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 2002 한일월드컵 영웅이자 한국 역대 최고의 멀티플레이어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기에 축구팬들은 크게 슬퍼하고 있고 현재도 장례식이 진행 중이다.

팬들은 최대한 응원을 자제하며 슬픈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전 많은 팬들이 유상철 감독을 추모하는 모습을 보였고 유상철 감독의 국가대표 시절 유니폼을 입고 온 팬들도 있었다.

경기전에는 유상철 감독을 위한 묵념도 있었다. 대표팀 선수들과 관중들은 약 1분간의 추모를 통해 갑자기 떠난 유 감독을 애도했다. 관중들은 경기시작 후 6분간 응원을 자제하는 등 유상철 감독의 상징적인 번호였던 ‘6’을 통해 추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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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전반 15분 남태희의 도움을 받은 김신욱이 선제골을 넣었을 때 유상철 감독을 위한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골을 넣고 일단 개인적인 세리머니는 자제한 김신욱은 곧바로 벤치에서 축구대표팀 유니폼에 6번 유상철의 이름이 박힌 옷을 들고 유 감독을 추모했다. 대표팀 선수단 모두가 유상철 감독을 위한 세리머니를 준비했던 것.

대표팀 선수단, 그리고 4008명의 관중들 모두의 머릿 속은 온통 유상철 전 감독을 향한 마음이 가득했던 고양종합운동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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