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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역사적인 날이었다. 개인 한 시즌 최다골, 차범근의 '리그' 최다득점 기록과 35년만에 동률, 그리고 EPL 단독 득점 3위로 치고 올라간건 물론, 리그 3경기 연속골까지.

대단했고 역사적인 날을 보냈음에도 손흥민(29·토트넘 훗스퍼)은 웃을 수 없었다.

토트넘 훗스퍼는 8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8시 30분 영국 웨스트요크셔주 리즈의 엘런드 로드에서 열린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리즈 유나이티드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의 득점에도 1-3으로 패하고 말았다.

전반 13분만에 왼쪽에서 크로스 이후 토트넘 수비수 세르히오 레길론의 발에맞고 자책골이 될뻔한 것을 위고 요리스 골키퍼가 막았지만 맞고 나온 공을 리즈의 스튜어트 댈러스가 밀어넣으며 토트넘은 0-1로 끌려갔다.

전반 25분 중앙에서 델리 알리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손흥민은 공간을 파고들어 골키퍼 일대일 기회를 잡았고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전반 42분 또 다시 토트넘의 오른쪽이 무너졌고 리즈는 왼쪽에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려 리즈의 공격수 패트릭 뱀포드가 문전에서 가볍게 밀어넣어 1-2로 차이가 벌어진채 전반전을 마쳤다.

결국 토트넘은 후반전 맹공에도 더 이상 득점하지 못했고 오히려 후반 39분 리즈에게 역습을 얻어맞고 교체선수 로드리고 모레노에게 쐐기골을 허용하며 1-3으로 패했다.

손흥민은 이날 득점으로 개인 커리어 한시즌 최다골(22골) 신기록을 세웠고, 35년전 차범근이 기록한 한시즌 ‘리그’ 최다골 17골과도 동률을 이뤘다.

또한 17골로 EPL 득점 단독 3위로 치고 올라갔다. 기존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6골과 동률에서 단독 3위가 됐고 도움은 이미 4위였기에 EPL 득점 3위-도움 4위가 됐다. 또한 주제 무리뉴 경질 후 부임한 라이언 매이슨 감독대행 체재에서 리그 3경기 연속골에 전경기 골까지 기록 행진이었다.

손흥민이 기뻐할만한 일은 너무나도 많았다. 대단했고 한국 축구사로 봤을때도 한시즌 최다득점 신기록이 세워졌고(22골), 차범근의 35년 묵은 ‘리그 최다골’ 득점과 동률을 이뤘으니 역사적인 날이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웃을 수 없었다. 팀이 1-3으로 패했고 전술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모두 패하며 치고 올라가야할 때 주저앉아버렸기 때문.

이날 경기를 승리했다면 승점 59점이 되어 리그 5위였던 웨스트햄의 승점 58점을 끌어내리며 5위가 될 수 있었다. 5위만 되면 4위인 첼시를 더 따라잡을 수 있기에 최종 목표인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내는데 더 노력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서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멀어지는 것이 확연해졌다.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가 눈앞에 다가온다는 것은 분명 견디기 힘들 것이다. 2년전만 해도 챔피언스리그 결승무대에서 뛰던 손흥민이기에 조금만 참으면 다시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패배로 그 가능성이 멀어지다보니 그 어떤 기쁜 일에도 손흥민은 쉽사리 웃기 힘들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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