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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서귀포=이재호 기자] 아버지는 99골까지 넣은 후 ‘필드골로 100골을 채우겠다’고 공략을 걸었다. 그래서 이후 팀에서 페널티킥이 나도 차지 않았다. 하지만 그땐 몰랐다. 그때 차지 못한 페널티킥으로 끝내 필드골을 넣지 못한채 99골로 선수생활을 마감할줄.

그렇게 ‘100골’을 넣지 못한 미완성의 상태로 17년이 흐른 2021년. 아들이 프로 데뷔골을 넣었다. 그것도 아버지는 거절했던 페널티킥을 차넣어 넣은 득점.

참 절묘하고 재밌는 사연으로 점철된 신태용-신재원 부자는 우여곡절 끝에 17년의 세월을 건너 부자 100골을 완성시켰다.

  • 스포츠코리아 제공 ⓒ프로축구연맹
FC서울은 21일 오후 7시 30분 제주도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1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서울은 전반 1분만에 오른쪽에서 낮은 크로스를 뒤에서 달려오던 스무살의 권성윤이 달려와 슈팅을 하려했다. 이때 제주 수비수 김오규가 걷어내기 위해 공을 찬 것이 권성윤을 차고 말았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일어난 충돌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신재원이 키커로 나섰고 신재원은 오른쪽 구석으로 강하게 차넣었고 제주 골키퍼 오승훈은 방향은 읽었지만 막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서울은 제주의 김봉수와 권한진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1-2로 역전패했다.

패배 속에서도 스토리는 탄생했다. 페널티킥으로 득점을 성공시킨 신재원이 프로 데뷔골을 넣었다는 것과 그가 바로 신태용 전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대표팀 감독이자 현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감독의 아들이라는 점.

올해로 만 23세인 신재원은 고려대를 거쳐 2019시즌 FC서울에서 프로 데뷔했다. 첫해는 서울에서 보낸 후 지난해 안산 그리너스로 임대생활을 하고 왔다. 아버지는 미드필더였지만 신재원은 프로에 와서 윙백으로 포지션을 바꿨고 프로 데뷔 18경기만에 페널티킥을 통해 첫 골을 신고했다.

  • 신재원의 데뷔골을 축하해주는 서울 동료들. ⓒ프로축구연맹
신태용 감독은 K리그에서 1992년 데뷔해 2004년까지 오직 일화(현 성남FC)에서만 뛰며 K리그 401경기 99골 68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 37년 역사에서 신인왕-MVP-득점왕을 모두 달성한 선수는 신태용과 이동국, 정조국밖에 없을 정도다.

그의 골기록이 99골에서 멈춘데에는 사연이 있다. 은퇴시즌이 된 2004년 신태용은 6월에 통산 99골까지 넣은 후 팬들에게 공약을 한다. ‘필드골로 100번째 골을 채우겠다’고 한 것. 즉 페널티킥으로 100번째 골은 넣지 않겠다고 한 것.

신 감독은 훗날 “쇼맨십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팀에 페널티킥이 나도 동료에게 양보할 때 속이 타들어갔다고. 아직 시즌이 4개월이나 남은 상황에서 내건 공약이었기에 1골은 넣을거라 봤지만 끝내 필드골 하나를 넣지 못했다. 끝내 99골로 은퇴하고 만 것.

항상 축구역사에서 아쉽게 아홉수에 걸린 선수를 뽑을 때 언급되는 신태용은 17년이 지난 2021년 간접적으로나마 100골의 한을 푼다. 바로 자신의 아들 신재원이 K리그 데뷔골을 넣으며 아버지가 99골, 아들이 1골로 부자 100골을 완성한 것이다.

재밌게도 아버지는 찰 수 있었음에도 거절해 끝내 100골을 채우지 못한 애증의 ‘페널티킥’으로 아들은 프로 데뷔골의 한을 품과 동시에 부자 100골을 완성했다.

  • 고려대시절 신재원(왼쪽)과 격려차 방문한 신태용 감독.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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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1/04/22 05:30:20   수정시간 : 2021/04/22 09: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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