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서귀포=이재호 기자] 필드플레이어 평균 21.9세의 라인업을 적어낸 FC서울이 제주도 원정에서 역전패를 했다. 안양 LG시절이던 1997~1998시즌 7연패 이후 23년만에 가장 긴 6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FC서울은 21일 오후 7시 30분 제주도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1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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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를 앞두고 발표된 라인업에 모두가 놀랐다. FC서울은 선발라인업 뿐만 아니라 교체명단까지 대부분을 무명-어린선수들로 채웠다. FA컵도, ACL 먼나라 원정도 아니고 정규리그 경기에서 이런 선택에 상대팀 제주 남기일 감독조차 “짐작은 했는데 이정도일줄 몰랐다. 놀랐다”고 할 정도였다.

골키퍼 양한빈, 수비수 김원균, 황현수, 윤종규 정도는 주전급이지만 수비수 이한범을 포함해 미드필더-공격 선수는 모두 생소한 이름들이다. 차오연, 백상훈, 권성윤, 강상희, 신재원, 홍준호가 선발이었다. 후보명단에도 유상훈 골키퍼를 빼곤 조석영, 이태석, 김진성, 이인규, 정한민, 강성진으로 22세 이하 선수가 벤치 7명중 5명이나 된다.

이날 서울의 선발라인업 평균나이는 23.6세였고 후보명단까지 합치며 22.8세까지 내려간다. 골키퍼를 뺀 명단에 든 필드플레이어들의 평균나이는 21.9세일 정도로 서울은 매우 어린 선수들로 제주전에 나섰다. 오스마르, 팔로세비치, 나상호 등 주전급 선수들은 휴식을 이유로 아예 제주로 데려오지도 않았다.

경기전 박진섭 감독은 "팀으로서나 개인 욕심은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선수들이 계속 경기를 치러와서 상태,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 부상으로 이어질수도 있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결정을 했다"며 이런 라인업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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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라인업에도 서울은 경기시작하자마자 기회를 잡는다. 전반 1분만에 오른쪽에서 낮은 크로스를 뒤에서 달려오던 스무살의 권성윤이 달려와 슈팅을 하려했다. 이때 제주 수비수 김오규가 걷어내기 위해 공을 찬 것이 권성윤을 차고 말았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일어난 충돌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신재원이 키커로 나섰고 오른쪽 구석으로 강하게 차넣었고 제주 골키퍼 오승훈은 방향은 읽었지만 막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 아들' 신재원의 프로 데뷔골. 올해로 만 23세인 신재원은 고려대를 거쳐 2019시즌 FC서울에서 프로 데뷔했다. 지난해 안산 그리너스로 임대생활을 하고 온 윙백 신재원은 K리그 18경기만에 페널티킥을 통해 데뷔골을 신고했다.

서울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18분 제주의 왼쪽 크로스를 주민규가 가슴트래핑을 한 이후 옆에 있던 이규혁에게 내줬고 이규혁은 다시 뒤에 있던 김봉수에게 패스한다. 김봉수는 그대로 오른발 슈팅을 때려 서울 골문을 갈랐다. 22세 이하 선수인 이규혁과 김봉수가 합작해낸 동점골.

서울이 2군급 라인업을 들고 나왔는데 전반전을 1-1로 마치자 제주 남기일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류승우와 김영욱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이미 전반 28분 22세이하 선수인 이규혁을 빼고 공격수 진성욱까지 넣은 상황이라 벤치 공격자원 대부분이 들어간 것.

제주의 공격 일변도 전략은 결국 성과가 났다. 후반 18분 오른쪽에서 김영욱의 코너킥을 정운이 헤딩했고 뒤로 흐른 것을 수비수 권한진이 날아올라 헤딩골로 연결한 것. 2-1 제주가 홈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서울도 반격을 시도했지만 득점 기회가 나오지 않았다. 서울은 후반 27분까지 5명의 교체카드를 후반에 모두 바꾸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객관적 열세를 뒤집지 못하며 역전패했다.

FC서울은 3월 21일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에서 2-1 승리를 할 때까지는 좋았다. 이후 A매치 휴식기를 거쳐 4월 3일 강원FC전 0-1 패배를 시작으로 FA컵 서울 이랜드전 포함 이날 경기까지 무려 6연패를 당했다. 안양 LG시절이던 1997~1998시즌 7연패 이후 5연패를 당한적은 있었어도 6연패까지 당한적은 없었다. 23년만에 6연패. 굴욕의 역사가 쓰인 것.

이미 감독이 수없이 바뀌었던 지난시즌 5연패를 당했던 서울은 이젠 6연패까지 당하며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긴 최다연패 기록을 새로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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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는 25일 수원FC 원정경기에서도 행여 패하게 되면 구단 역사상 최다연패인 7연패와 동률을 이루게 되는 서울이다.

반면 제주는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내달리며 승점 18점으로 단숨에 3위까지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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