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한국 남궁휘 기자] “독일을 예시로 배워야 한다.”

영국 정론지 가디언은 20일(한국시간) ‘슈퍼리그 계획에 대한 가디언의 견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유러피언 슈퍼리그(ESL)에 비판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매체는 ESL에 대해 “금박을 입힌 귀족(거대 구단) 이외의 구단과 팬에게 자국 대회나 리그의 세기를 걸쳐 이어온 전통이 평가 절하 될 것이다”며 평가했다.

이어 “비열하고 이기적인 ESL계획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1992년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가 결성되고서 자유방임적 소유권 규칙(구단을 자유롭게 소유할 수 있게 한 것)과 고액의 선수 급여, 급증하는 중계권료는 경쟁을 왜곡하고 축구의 가치를 손상 시켰다. 최고의 클럽은 탐욕스럽고 수익을 창출하는 기관이 됐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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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은 ESL의 창설을 기업화 된 거대 구단의 돈을 쫓는 이기주의적인 행태로 보며 “영국 정부는 자국 리그의 팀이 ESL에 참가하지 못하게 입법 시도와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특히 매체는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 장관에게 “앞으로 나아갈 길을 독일의 예시에서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ESL에 참가하는 독일 팀은 없다. 구단이 팬에 의해 통제되므로 착취적인 구단주로부터 보호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독일 분데스리가에 있는 독특한 정책인 ‘50+1’ 규정을 영국에서도 참고해야 한다는 의미다. 독일 제2 텔레비전 ZDF도 19일(현지시간)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ESL 창설에 반대한 이유가 '50+1' 규정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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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50+1 규정은 구단과 팬이 구단 지분의 절반 이상인 51%를 보유해 외국 자본이나 기업 등이 구단주가 돼 팀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다. 즉, 팬이나 구단의 동의가 없으면 누구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분데스리가의 ‘50+1’ 규정 때문에 리그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고도로 상업화 된 현대축구에서 분데스리가는 '50+1' 규정 때문에 해외 자본의 유입에 걸림돌이 있다. 그래서 자본이 유입된 해외 구단과 선수 영입에 있어 금전적으로 밀리고, 리그 내 우수한 자원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분데스리가의 수준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이었다.

유럽 현지에서는 ESL 창설에 대해 거대 자본의 이기적인 행태이고 축구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비판하는 주장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에 영국에서는 독일의 ‘50+1’ 규정을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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