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무려 60억달러, 한화 약 6조 7000억원이 투자될 가칭 ‘슈퍼리그’가 창설될 움직임이 구체화 되고 있다. 유럽 빅클럽들이 참가하려는 이 슈퍼리그에 대해 유럽축구연맹(UEFA)과 각 리그들은 강력한 규탄 메시지를 냈고 전세계 언론들이 들썩이고 있다.

19일(이하 한국시간) 세계 축구계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된다. 무려 6조원이 투자될 슈퍼리그가 창설될 예정이라는 것. 미국 자본을 중심으로 NBA 등 미국식 운영을 따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2023~2024시즌부터 시작할 슈퍼리그에는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날, 토트넘 훗스퍼,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스페인에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탈리아에는 인터 밀란과 AC밀란, 유벤투스까지 기본적으로 12개 클럽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파리 생제르맹과 바이에른 뮌헨 등은 UEFA와의 의리를 지킬 가능성이 남아있다.

아예 기존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등을 거부하고 빅클럽끼리 맞붙는 슈퍼리그가 창설된다면 세계 축구는 완전히 다른 판도를 맞게 된다. 단순히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아예 리그제로 유럽 빅클럽끼리 맞붙는다는 발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 무려 6조원에 달하는 투자까지 될 것이기에 클럽들이 참가할 동기도 충분하다.

대신 슈퍼리그 참가를 위해서는 기존 자국 리그와 UEFA 대회 참가를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정 충돌은 물론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움직임이 감지되자 FIFA와 UEFA, 그리고 각리그는 이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FIFA는 이미 지난 1월 “슈퍼리그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FIFA 주관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고 했다. 즉 월드컵에 나올 수 없다는 것.

UEFA는 19일 EPL과 라리가, 세리에A 등과의 공동성명에서 “슈퍼리그가 정말 창설된다면 UEFA와 각국리그는 모든 노력을 다해 이를 무산시킬 것”이라며 “참가를 거절한 프랑스 리그1와 독일 분데스리가에 감사한다”고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 외신에 따르면 정말 슈퍼리그 참가를 결정한다면 당장 다음시즌부터 슈퍼리그 참가팀에 대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박탈할 가능성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UEFA와 각 리그가 이토록 반발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슈퍼리그가 창설되면 자신들의 존재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UEFA하면 챔피언스리그, EPL과 라리가, 세리에A는 리그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큰 존재이유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는 클럽들이 빠져버린다면 자연스레 인기하락과 주목도가 떨어져 슈퍼리그에 밀릴 수밖에 없다.

슈퍼리그 창설 움직임에 성명을 발표한 UEFA.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의견은 둘로 갈린다. 분명 슈퍼리그가 창설돼 운영된다면 유럽 최고 빅클럽들이 리그제로 맞붙기에 그 재미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기존에 빅클럽들이 자국리그와 UEFA에 가지고 있는 불만을 슈퍼리그라는 다른 무대에서 해소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반면 그동안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자국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의 존재가치가 퇴색하게 돼 축구 역사가 뿌리채 흔들릴 수도 있다. 슈퍼리그가 창설되면 자국리그가 2부리그화 돼 자국 축구에 소홀해질 수도 있다.

아직 넘어야할 산은 많다. 정말 창설되는지, 창설된다면 리그 탈퇴와 UEFA와의 문제에서 법적다툼을 어떻게 할지 등 많은 문제가 남아있다. 하지만 게임이나 상상 속에서만 생각하던 슈퍼리그가 정말 창설돼 세계 축구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꾸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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