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성남=이재호 기자] 결정적인 헤딩 기회가 3차례나 있었다. 하지만 세 번 모두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K리그 역대 최장신 기록인 203cm의 키를 가진 세르비아 출신의 공격수 뮬리치(성남FC)는 압도적인 피지컬과 이를 활용한 경기력으로 존재감을 내비친 K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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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는 1일 오후 4시 30분 경기도 성남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1 K리그1 1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가장 기대를 받은 것은 벤치에서 시작한 뮬리치였다. 뮬리치는 203cm의 키로 K리그 역사상 가장 키가 큰 선수였다. 성남FC 김남일 감독은 경기전 인터뷰에서 “뮬리치는 신장이 큰 것에 비해 민첩하고 빠르다”면서 “슈팅 능력도 있다. 사실 지난시즌 공격력이 부족했는데 그 부분을 채워줄 선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벤치에서 시작했지만 경기장에 설 기회는 금방 찾아왔따. 전반 31분만에 22세 쿼터로 뛴 홍시후가 빠지고 뮬리치가 투입된 것. 뮬리치는 전반전 15분 가량만 뛰고도 기대감을 남겼다. 매우 큰 키를 가졌다보니 경기장이든 TV든 눈에 확 들어왔고 큰 피지컬을 가지고 의외로 나쁘지 않은 속도를 가졌다. 헤딩을 따내주는 모습도 긍정적이었다.

키 큰 선수라고 무조건 헤딩만 기대하게 하는 경기력도 아니었다. 수비를 등지고 공을 소유할 줄 알았고 발 재간도 있었다. 또한 프리킥 기회에서는 키커로 나서 직접 슈팅을 때릴 정도였다. 김 감독 말대로 킥 능력도 있었다.

후반 27분 제주의 진성욱이 교체투입 9분만에 마상훈과 헤딩경합 중 팔꿈치로 머리를 가격해 다이렉트 퇴장을 받으며 경기는 확 기울었다. 이때 뮬리치의 역할이 중요했다.

뮬리치는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자신을 겨냥한 크로스에 헤딩을 했다. 그대로 슈팅을 때려도 됐지만 앞에 있는 선수에게 떨구려고 헤딩을 했는데 이 헤딩은 빗맞으며 타이밍에 맞지 않는 포물선을 그리고 말았다. 이후 헤딩슛으로 이어갔지만 차라리 뮬리치가 헤딩슈팅을 곧바로 하는게 더 위협적이었다.

이후에도 뮬리치의 키를 이용한 크로스가 계속 투입됐다. 하지만 2번의 문전에서 헤딩기회에서 모두 머리에는 맞췄지만 골대 옆으로 빗나가고 말았다. 상당히 결정적일 수 있는 좋은 기회에서 키를 이용해 머리에는 맞췄지만 골대를 빗나가며 기회가 날아간 것.

키는 큰데 헤딩력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물론 이후 뮬리치는 키를 이용해 포스트 플레이를 해주고 공을 지켜주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이며 활약만큼은 만족할 수 있는 K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전반 30분경 들어와 60분가량을 뛰고 슈팅 5개에 유효슈팅 2개를 기록하며 양 팀 통틀어 최다 슈팅-최다 유효슛을 했을 정도로 존재감이 돋보였다.

경기 후 성남 김남일 감독은 뮬리치에 대해서 "사실 홍시후가 동계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를 못해 걱정했는데 이날도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그래서 초반 공격작업에 어려움을 겪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이르게 뮬리치를 투입했다"며 "뮬리치가 들어가고 흐름이 저희쪽으로 왔다. 사실 뮬리치를 30분정도만 쓰려고 했는데 무리가 있었다. 데뷔전을 임팩트있게 해줬다. 하지만 해결해줬더라면 팀이 더 탄력을 받았을 것이다. 앞으로 경기에서 기대가 된다. 득점에서 해결만 해주면 K리그에서 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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