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완전히 달라졌다. 서정원-이임생 감독을 거치며 색깔 없고 비효율적인 수원 삼성의 모습만 보다 박건하 감독 부임 후 2020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은 천지개벽할 정도의 변화였다.

그렇게 ‘리얼 블루’를 외치던 수원은 멤버구성은 그렇지 못하더라도 팀스프릿만큼은 ‘진짜 수원’으로 돌아왔고 지난시즌은 강등후보까지 예측될 정도로 얕보였지만 올시즌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가능 순위’까지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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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2021 겨울이적시장 주요 IN&OUT

IN : 제리치(경남), 유주안(임대복귀/수원FC)
OUT : 타가트(세레소 오사카), 김종우(광주), 임상협(포항), 한의권, 이종성(임대/성남FC), 명준재, 박상혁(이상 군복무/김천)

타가트가 나갔다는 사실만으로 타격은 크다. 하지만 타가트는 어차피 떠날 선수였고 수원이 더 붙잡기 힘든 선수였다. 타가트를 대신해 박스 안에서만 움직이는 제리치가 들어왔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기에 박건하 감독이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이다.

제리치를 제외하곤 사실상 영입이 없고 반면 김종우, 임상협, 한의권, 이종성, 명준재 등 주전급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 박건하 감독 입장에서는 나간 선수는 많은데 들어온 선수는 없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결국 박건하 감독의 개인기에 기댈 수밖에 없다. 박 감독은 지난해 시즌 중반 부임 이후 수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서울 이랜드에서 그리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진 않았기에 큰 기대를 가지지 않았지만 박 감독 부임 이후 선수들은 한발이라도 더 뛰려고 하고 공을 향한 투지를 보여줬다. 예전의 수원과는 정말 달랐다.

그 정점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였다. 수원이 조별리그를 통과할거라고조차 생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광저우 헝다(중국), 빗셀 고베(일본)라는 강팀과 상대해 16강에 오르는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빗셀 고베전에서 무조건 2골 이상을 넣으며 승리해야했는데 정말 2골을 넣으며 16강을 통과한 것은 기적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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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에서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꺾고 8강에서 다시 빗셀 고베를 만나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한 것은 수원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 수 있는 경기들이었다. 외국인 선수도 없고, 팀의 정신적 지주인 염기훈까지 없는 상황에서도 수원은 끝까지 뛰고 부딪치며 끈적거리는 축구를 했다. 수원이 근래 이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언제였는지 세어도 잘 기억나지 않을 만큼 대회내내 경기력은 엄청났다.

다 쓰러져가고 투지없어보였던 수원이 박건하 감독이 부임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바뀌었으니 2021시즌은 박건하 감독의 개인기에 의존한다고 해도 전혀 과장되지 않는다. 그만큼 박건하 감독 부임 전후로 수원은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시즌을 앞두고 많은 전문가들은 의외의 강등후보로 수원을 손꼽았었다. 실제로 수원은 강등권에 가까운 순위권까지 갔지만 박건하 감독 부임 후 8위로 마치며 강등과 멀어졌었다. 올시즌을 앞두고는 전문가들은 수원이 다시 상위스플릿에 복귀하는 것은 물론 여차하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능한 3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고 예견하고 있다. 그만큼 박건하 감독이 팀을 완전히 바꿔놨기에 가능한 1년만의 예측변화다.

물론 이 모든 예상은 박건하 감독의 축구가 2020시즌 막판 보여준 그대로, 혹은 더 나아진다는 가정하에 가능하다. 만약 그때의 모습이 잠시의 ‘반짝’이었다면 수원의 유례없는 암흑기(최근 3년간 평균 7.3등)는 다시 연장될 수밖에 없다.

결국 2021시즌은 박건하라는 이름 하나만 믿고 갈 수밖에 없는 수원 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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