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 일본이 16강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항해에 나선다.

일본은 19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H조 1차전 콜롬비아와 맞대결을 벌인다. 일본은 콜롬비아뿐 아니라 세네갈과 폴란드 등 자신들보다 한 수 위 전력을 갖춘 이들과 한 조에 속한 만큼, 첫 경기에 사활을 걸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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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4년 전에도 콜롬비아와 맞붙은 경험이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만난 두 팀의 맞대결은 콜롬비아의 4-1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일본은 이 경기 전까지 1무 1패를 기록하며 16강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었지만, 콜롬비아와 큰 실력 차를 느끼며 고개를 숙였다.

복수전이다. 일본이 ‘난적’ 콜롬비아를 제압하면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팀 분위기가 걱정이다. 일본은 월드컵을 코앞에 둔 시점에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을 경질하는 강수를 뒀다. 할리호지치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지만, 선수단 장악에 실패해 문제가 많았다는 평가였다.

어수선하다. 일본은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다섯 차례 평가전에서 1승 1무 3패로 부진했다. 최종 평가전이었던 파라과이전에서 4-2 대승을 거뒀지만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다. 파라과이전 이전까지 4경기 2골에 그친 공격력이 가장 큰 문제다. 특유의 패싱력은 여전하지만, 날카로움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결정력 있는 골게터가 보이지 않는다.

일본 축구의 상징 혼다 게이스케와 카가와 신지가 이전만 못 한 것이 가장 아쉽다.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도전에 나서는 혼다는 안정적인 볼 키핑 능력과 탁월한 결정력을 갖췄지만, 볼을 오래 끌고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 2014년 1월 CSKA 모스크바를 떠난 이후 족적을 남기지 못한 것도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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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가와도 다르지 않다. 박지성(은퇴)의 뒤를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떠오르는 듯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맨유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친정팀 도르트문트로 돌아왔지만, 이전과 같은 수준급 활약은 없었다. 2015~201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9경기(선발 26) 9골 7도움을 올리며 반짝했지만,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존재감이 줄었다. 올 시즌에는 리그 19경기(선발 17) 5골 1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이들이 대표팀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일 리 없었다. 실제로 할리호지치 전 감독이 혼다와 카가와를 핵심 전력으로 보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는 평가도 상당했다. 아시아 예선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본선을 대비한 평가전에서 핵심 전력에 대한 아쉬움이 커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주사위는 던져졌다. 혼다와 카가와는 일본 대표팀과 함께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한 도전에 나선다. 이들은 4년 전 콜롬비아와 맞대결에서 뼈아픈 패배를 기억한다. 과연 일본 축구의 두 상징은 기적 같은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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