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초등학생도 하지 않을 실수였다. 백패스에 어이없게도 공을 뒤로 흘려버리면서 이날 경기 흐름을 결정짓고, 4강 전체를 결정짓는 실수를 한 바이에른 뮌헨의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는 단 한번의 실수로 뮌헨 탈락의 원흉으로 지목될 수밖에 없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2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3시 45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홈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두며 합계 4-3으로 승리해 3년 연속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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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3분만에 뮌헨의 조슈아 키미히가 문전에서 자신에게 흐른 공을 오른발로 차넣으며 뮌헨이 앞서갔다. 하지만 전반 11분 레알 마드리드의 벤제마가 왼쪽에서 올라온 마르셀루의 크로스에 헤딩골을 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1-1로 전반을 마친 후 후반시작 30초만에 뮌헨에서 미드필더 코렌틴 톨리소의 백패스때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가 공을 뒤로 흘리는 아마추어도 안할 실수를 저질렀고 그 기회를 벤제마가 놓치지 않으며 레알 마드리드는 역전했다. 후반 18분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동점골을 넣고 골세리머니는 하지 않았지만 더 이상 뮌헨이 득점하지 못하며 레알 마드리드가 결승에 안착했다. 전반전을 1-1로 마쳤을 때만해도 종합스코어는 2-3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뮌헨 입장에서는 해볼 만했다. 한골만 넣으면 연장전까지 갈 수 있었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울라이히가 저지른 실수로 인해 뮌헨의 희망은 산산조각 났다.

후반 시작 30초만에 톨리소가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골키퍼 울라이히를 향해 백패스했고 다소 공의 속도나 위치가 애매하면서 울라이히가 처리하기 힘들었던 것은 맞다. 마침 상대 공격수 벤제마도 따라붙었다. 그럼에도 울라이히가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공이었다. 하지만 울라이히는 이 백패스에 마치 손으로 잡으려는 듯 하체가 아닌 상체가 먼저 나갔고 뒤늦게 백패스를 잡으면 안된다는 기본적인 룰이 생각난 듯 하체를 내밀다 아예 공을 뒤로 빠뜨리고 말았다.

그야말로 초등학생도 하지 않을 실수였고 이날만큼은 크리스아누 호날두 부럽지 않았던 벤제마가 이 기회를 놓칠리 없었다. 이 실점으로 인핸 뮌헨은 남은 45분동안 이제 2골을 더넣어야만 하는 절대 열세에 놓이게 된다. 한골만 넣으면 연장전은 갈 수 있다는 계산이 2골을 넣어야한다는 중압감으로 바뀌었고 그 계기가 어이없는 실수로 촉발됐다는 점에서 뮌헨 선수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올시즌 고작 3경기만 뛴 후 왼발 골절로 인해 수술을 받은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를 대신해 뮌헨의 주전 골키퍼를 맡고 있는 울라이히는 2015시즌부터 뮌헨에서 뛰며 오랜기간 후보 골키퍼로 절치부심한 대가를 올 시즌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실수는 자연스럽게 노이어 골키퍼를 떠올리게 할 수밖에 없었고 울라이히는 명백한 바이에른 뮌헨의 챔피언스리그 4강 탈락의 직접적 원흉으로 지목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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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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