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왼쪽)과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한국배구연맹(KOVO)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올스타 휴식기를 거친 V-리그가 다시 출발한다.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은 28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21일 IBK기업은행이 세트스코어 3-0으로 KGC인삼공사를 꺾은 4라운드 마지막 대결을 끝으로 V-리그 여자부는 올스타브레이크에 들어갔다. 꿀맛 같은 휴식시간을 가진 V-리그는 이날 현대건설과 흥국생명 경기를 시작으로 5라운드 출발을 알린다.

4라운드까지 24경기를 치러 단 한 번밖에 지지 않은 현대건설(23승 1패)이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힘을 과시하며 선두를 질주 중이다. 승점 68점으로 2위 한국도로공사(54점)와의 승점 차이는 14점에 달한다.

현대건설에게 이번 시즌은 이제 단순히 우승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게 됐다. 파괴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시즌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됐다.

현대건설 선수단. ⓒ한국배구연맹(KOVO)
개막과 동시에 12연승을 달리며 구단 최다연승 기록과 V-리그 남여 통틀어 개막 후 최다연승 기록을 새로 쓴 현대건설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13연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한국도로공사에게 한 경기를 내주며 기록 행진이 멈춘 바 있다.

잠시 제동이 걸린 현대건설은 다시 연승을 차곡차곡 쌓았고, 현재 11연승을 기록 중이다. 흥국생명을 꺾는다면 다시 12연승까지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다. 이번에는 이 상승세를 더욱 유지해 리그 최다 연승 기록인 14연승(2009~2010시즌 GS칼텍스)을 뚫겠다는 각오다.

그 선봉장은 바로 팀의 주포를 담당하고 있는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다. 올 시즌 최고의 외인으로 평가받는 야스민은 지난 4라운드 활약이 더욱 매서웠다. 4라운드 득점은 151점으로 개인 라운드별 득점 중 가장 높았다.

그 안에는 서브에이스 13개와 블로킹 17개가 포함돼있다. 리그 전체 1위에 빛나는 야스민의 서브(세트당 0.541개)는 여전히 강력함을 유지하는 가운데, 블로킹이 눈에 띄게 늘었다. 3라운드 5개에 불과했던 블로킹이 순식간에 3배 가까이 늘어, 지난 라운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블로킹을 걷어냈다. 이는 현대건설의 든든한 센터라인 양효진(15개), 이다현(16개)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흥국생명 선수단. ⓒ한국배구연맹(KOVO)
반면 흥국생명은 현재 8승 16패 승점 25점으로 5위에 랭크돼있다. 4위 KGC 인삼공사(승점 37점)가 주전 세터 염혜선 이탈 이후 주춤하면서 양 팀 간극이 시즌 초반에 비하면 많이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흥국생명의 봄배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이번 시즌 페퍼저축은행의 합류로 여자부에도 3·4위간 준플레이오프가 신설됐지만, 이는 3위와 4위의 승점이 3점차 이내일 때만 적용된다. 설령 인삼공사를 제쳐도 3위 GS칼텍스(승점 46점)에도 바짝 붙어야 봄배구가 가능한 것이다.

거기다가 최근 흥국생명은 3연패에 빠져있는 상황이고, 현대건설과의 지난 4번의 맞대결마저도 모두 고개를 숙인 아픈 기억이 있다. 풀세트 접전조차 한 번도 만들지 못해 현대건설에 이번 시즌 승점 단 1점도 얻지 못했다.

특히 지난 4라운드 마지막 경기도 현대건설전이었다. 당시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과 정윤주가 각각 16점, 10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캣벨, 이주아, 김다솔이 블로킹을 각 3개씩 기록하며 팀 블로킹 12개로 현대건설(8개)에 오히려 앞서는 등 긍정적인 요소는 분명 있었다.

하지만 매번 발목을 잡는 리시브가 이 경기에서도 말썽이었다. 이날 흥국생명이 기록한 리시브 효율은 5.88%에 불과했고, 이를 함께 증명하듯 현대건설의 서브득점은 15점에 달했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팀 리시브 효율 23.64%로 7팀 중 가장 낮다. 살아나고 있는 공격이 더욱 힘을 받기 위해선 리시브 단속에 심혈을 기울여야만 한다.

흥국생명은 앞서 언급했듯 올 시즌 높은 순위로 오를 가능성이 높지 않다. 외부적인 요인들로 힘들게 시즌을 시작한 만큼 팀의 미래가 될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쌓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경기력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경기 내용이 나와야 쌓이는 시간에도 의미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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