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빈. ⓒ스포츠코리아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코치와 동료를 향한 욕설 및 비하 행위로 국가대표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여자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25·서울시청)가 끝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이유빈(21·연세대)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개인전에 출전하게 되며 기대감을 키운다.

심석희는 18일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임태혁 수석부장판사)의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 처분이 되며 결국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심석희는 지난해 한 매체를 통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국가대표팀 A코치와 부적절한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해당 메시지에는 코치와 동료를 향한 욕설 및 비하 행위가 섞여 있었다.

빙상연맹은 심석희를 대표팀에서 분리한 뒤 조사를 진행했고, 빙상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21일 심석희에게 국가대표 자격정지 2개월 징계를 내렸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은 2월 4일에 개막할 예정이라 올림픽 출전 자격까지 박탈한 것이다.

그러자 심석희 측은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하지만 가처분 신청이 기각 처분되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심석희는 그동안 최민정과 함께 여자 쇼트트랙 간판스타로 활약했다. 첫 등장부터 강렬했다. 만 17세였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금,은,동을 싹쓸이하며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어 안방에서 펼쳐졌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을 획득하며 명성을 높였다. 이후 지난해 5월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림픽 경험이 풍부한 '선발전 1위' 심석희의 이탈이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전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다른 '에이스' 최민정이 존재하지만, 무게감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쇼트트랙 대표팀은 심석희의 이탈로, 물 오른 '라이징 스타' 이유빈 카드를 얻게 됐다. 이유빈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를 기록해 당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단체전에만 출전할 예정이었다. 개인전 출전은 1위부터 3위를 마크한 심석희, 최민정, 김지유의 몫이었다. 그러나 심석희가 대표팀을 이탈하면서 4위였던 이유빈에게까지 개인전 출전 티켓이 돌아갔다.

이유빈. ⓒ스포츠코리아
이유빈은 지난 2017년 만 16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3000m 계주에 출전했다. 당시 준결승전에서 미끄러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선수이기도 하다.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엔 고질적인 발목 인대 통증으로 제대로 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유빈은 최근 달라진 기량을 뽐냈다. 2021~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대회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1500m 종목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후 3차대회 1500m에서도 은메달을 따내 1차대회에서의 활약이 우연히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이유빈의 활약은 계속됐다. 지난 11월 28일 열린 월드컵 4차대회에서도 1500m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결승 레이스 중반부터 3위를 유지하며 기회를 엿본 이유빈은 마지막 바퀴에서 절묘한 인코스 파고들기로 결승선을 1위로 통과했다.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자랑하는 수잔 슈팅(네덜란드), 코드니 리 사로(캐나다)를 따돌린 명장면이었다. 결국 이유빈은 1500m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오르며 이 종목 최강자로 떠올랐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심석희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그러나 1500m 세계랭킹 1위이자, 최근 경기력이 가장 좋은 이유빈이 개인전에 합류하게 됐다. 심석희의 이탈은 쇼트트랙 대표팀에게 위기가 아닌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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