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2승이 본전이었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약체로 평가되는 이라크와 레바논을 상대로 1승 1무에 그쳤다.

무난한 결과일 수 있지만 과정이 최악이었다. 한국의 대량 득점이 예상됐지만, 이는 크게 빗나갔다. 두 경기에서 단 1골만 터졌다. 간신히 1승을 땄단 소리며 무승부 경기에선 마무리 능력을 찾아볼 수 없었단 뜻이다.

홈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우려를 산 벤투호는 난이도가 높은 중동 원정을 앞두고 있다. 불안하게 2022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1,2차전을 마친 벤투호에 기대보다 걱정의 시선이 쏠린다.

  • ⓒ대한축구협회
▶ 결과 나쁘지 않지만…과정은 한숨만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7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 레바논과의 홈경기에서 권창훈의 결승골로 간신히 1-0 신승을 거뒀다.

앞서 2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이라크를 상대론 0-0 무승부에 그쳤다.

이란(26위), 아랍에미리트(UAE·68위), 이라크(70위), 시리아(80위), 레바논(98위)과 최종예선 A조에 속해 있는 한국은 2연전을 통해 승점 4점을 확보했다.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10경기가 치러지는 최종예선에서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은 조 1,2위에만 주어진다. 각 조 3위 팀끼리는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행 진출 여부가 가려진다. 한국이 승점을 많이 쌓아 2위 안에 들어 본선행 직행 티켓을 확보하는 것이 베스트다.

첫 두 경기에서 승점 4점을 가져온 것이 썩 나쁜 결과라곤 볼 수 없다. 하지만 과정을 들여다보면 한숨만 나온다.

한국은 이라크와 1차전 때 밀집 수비에 고전했다. 볼 점유율 약 70%를 차지했지만, 공을 빙빙 돌리는 시간이 많았고 날카로운 패스 축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래도 한 방이 터지면 괜찮다. 그러나 한국은 마무리 능력에서도 아쉬움을 보였다. 15개의 슈팅을 시도하고 그중 5개가 골문 근처로 갔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한국은 그대로 소득 없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홈 경기에서 공격을 퍼붓고도 전력이 한 단계 아래인 이라크를 상대로 승점 3점을 확보하지 못한 한국은 '판정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라크보다 피파랭킹이 낮은 레바논을 상대론 1골을 넣어 승리했다지만, 이 역시 썩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다.

최종예선 조편성이 끝나고 레바논은 3위권 안에 들기도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 팀을 상대로 조 1,2위권을 마크할 것이란 평가를 받았던 한국은 고작 한 골만 넣었다.

심지어 기회는 많았다. 후반 14분 권창훈의 골이 터진 후 레바논이 무승부라도 거두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오면서 자연스레 레바논 수비 뒤공간이 얇아졌다. 하지만 한국은 그 찬스를 활용하지 못했다.

오죽하면 파울루 벤투 감독조차 경기 후 “득점을 많이 못한 것은 아쉽다. 전반전에 조금 더 효율적으로 플레이했다면, 전반전에 승패를 가를 수 있었을 것이다”라며 “마무리와 공수 밸런스가 무너진 점이 아쉬웠다”고 말할 정도였다.

과정을 보면 어쩌면 1승 1무라는 결과가 한국에 과분한 것일 수 있다.

  • ⓒ대한축구협회
▶ 약했던 중동 원정에 더 거세질 '침대축구'…벤투호, 우려 따를 수밖에

2경기 1승 1무, 승점 4를 기록한 한국은 2연승을 달린 이란(승점 6)에 이어 2위다. 향후 일정을 고려하면 이 순위가 그대로 지켜질지 미지수다.

한국을 제외한 A조 팀은 모두 중동 국가들이다. 한국은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3번의 홈경기를 치르는 사이에 5번의 중동 원정에 나서야 한다.

다음 달 8일 서울에서 시리아와 3차전을 치른 뒤 벤투호는 이란 원정길에 오른다. 2012년 이후 3연패 중인 그 이란을 만난다. 어려운 상대임이 분명하다. 한국의 이란 원정 상대 전적은 2무5패다. 유독 약했다.

한국을 제외한 A조 팀은 모두 중동국가들이다. 한국은 다음 달부터 내년 3월까지 3번의 홈경기를 치르는 사이에 5번의 중동원정에 나서야 한다.

중동 원정 성적이 조 순위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홈에서마저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 벤투호가 원정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는 쉽사리 들지 않는다.

심지어 중동 현지에선 의도적인 시간 끌기를 위한 이른바 ‘침대 축구’가 더 극심할 것으로 보여 한국의 원정 일정은 힘겨울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 수원 레바논전에서 ‘침대 축구’를 당했다. 상대 골키퍼가 의도적으로 그라운드에 두 번이나 드러눕는가 하면 미드필드 선수 한 명도 들것에 실려 나갈 정도로 심각한 부상인 듯하더니 어느 정도 시간 끌기에 만족했는지 아무일 없었다는 듯 경기를 잘 소화했다.

레바논 골키퍼의 '침대 축구'가 가관이었다. 전반 초반 흐름이 한국에 쏠리자 마타르 골키퍼는 이동경의 슈팅을 막아낸 후 곧바로 그라운드 위로 쓰러졌다. 한국의 흐름을 끊기 위함이었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마타르 골키퍼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양팔을 벌리고 그라운드가 침대인 마냥 누운 뒤 왼손으로 오른쪽 어깨를 툭툭 치며 통증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시간을 지체한 뒤 또 아무일 없었다는 듯 벌떡 일어났다.

다행히 이날 권창훈의 발끝에서 골이 나오면서 레바논의 ‘침대 축구’는 쏙 들어갔다. 하지만 한국은 상대의 의도적인 시간 끌기를 당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홈경기에서도 이라크전에 이어 레바논전까지 ‘침대 축구’ 뒷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원정으로 경기장을 옮긴다면 이는 불 보듯 뻔하다.

홈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걱정만 한 가득 안긴 벤투호의 앞날에 벌써부터 우려가 따르는 게 현실이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21/09/12 07:30:16

오늘의 화제뉴스

테마 갤러리 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