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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전세계 야구인들의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국내에서 ‘대투수’로 불린 양현종은 34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모든 걸 내려놓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감동적인 모습을 주고 있다.

미국 고등학교 야구선수는 약 46만명. 그중 0.5%만 메이저리거가 된다. 단순히 미국을 넘어 중남미, 동아시아까지 포함하면 0.5%의 퍼센티지는 더 낮아진다.

메이저리그에 뛰는 것만으로 꿈을 이뤘고 운동선수 중 ‘괴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속에서도 압도적으로 잘하는 선수들은 대체 어느 정도일까.

  • 제이콥 디그롬(왼쪽)과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 = News1
▶선발 투수인데 속구 평균 구속 99마일… 디그롬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지난 3년간 사이영상 두 번(2018년, 2019년), 사이영상 3위 1번(2020년)으로 명실상부 현존 최고 투수다. 디그롬이 대단한 이유는 수없이 말할 수 있지만 간단히 말해 공이 엄청 빠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100타석 이상 상대한 투수(일반적으로 선발투수)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 1위가 바로 디그롬이다. 무려 98.9마일(약 159km). 불펜 투수도 아닌 선발 투수인데 평균구속이 99마일.

단 한 번만 99마일을 던져도 놀라운데 평균적으로 99마일을 던진다는 것은 타자에게 큰 난관이 될 수밖에 없다. 올시즌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93.6마일인데 5.3마일이나 더 빠르다.

게다가 2018년부터 올해까지 팬그래프의 구종가치에 따르면 디그룸은 패스트볼 4위, 슬라이더 3위, 커브 7위, 체인지업 3위라는 메이저리그 최상위권 구종을 4개나 가지고 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만 2위며 나머지는 상위권이 아닌데도 뛰어난 선수인 점을 감안하면 디그롬의 4개 구종이 모두 뛰어나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알 수 있다.

디그롬이 진짜 괴물인 건 이런 무지막지한 패스트볼과 뛰어난 구종들을 가졌음에도 지난 3년간 11승이 한 시즌 최다승이라는 점이다. 사상 최초의 ‘선발투수 10승 사이영상’ 수상자가 되기도 했다.

올 시즌도 선발투수로 6경기 40이닝 평균자책점 0.68이라는 압도적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3승 2패. 자책점이 3점인데 타자로 나와 올린 타점이 2개다. ‘불운’이라는 말은 디그롬의 대명사가 됐을 정도며 팬들은 농담으로 "디그롬이 가장 잘한 건 아직까지 메츠 타자들을 죽이지 않은 것"이라는 말을 할 정도다.

  • 바우어에 홈런을 치고 눈 가리는 세리머니를 하는 타티스 주니어. ⓒAFPBBNews = News1
▶눈 감고 던지고, 그걸 저격하고… 바우어와 타티스Jr

지난 3월 스프링캠프 도중 역사상 최고 연봉 기록을 세운(4000만달러, 약 451억원) 트레버 바우어(LA 다저스)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을 삼진 시킨 영상은 현지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다.

바로 바우어는 한쪽 눈을 감고 던져 김하성을 삼진으로 잡았기 때문. 바우어는 삼진 후 자신의 한쪽 눈을 가리키며 눈을 감고 던졌음을 강조했고 이는 김하성의 동료이자 팀의 핵심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잊지 않고 있었다.

지난 4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정규리그 경기 중 타티스는 바우어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낸다. 그리고 베이스를 돌며 한쪽 눈을 가리는 세리머니를 한다. 김하성이 당했던 것을 되갚아준 것이다.

기분 나쁠 법도 하지만 바우어는 "나도 삼진을 잡고 세리머니를 했으니 상대도 세리머니를 할 수 있다"며 쿨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바우어는 다음날 SNS를 통해 홈런을 치기 전 타티스가 포수 미트를 슬쩍 본 것에 대해 “뭘 던질지 알고 싶으면 다음엔 아빠에게 물어봐”라고 조롱했다. 타티스의 아버지는 박찬호에게 만루홈런을 때려낸 타티스 시니어.

이에 타티스는 자신의 SNS에 “이봐 진정해”라며 아빠가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에 아이 얼굴에 바우어를 합성한 사진을 올렸다.

눈을 감고 던져 삼진을 잡고, 그걸 또 응수해내고, SNS를 통해 도발을 이어가는 모습은 괴물들만이 가지는 여유이자 괴짜같음이기에 더욱 흥미롭다.

▶미국은 지금 오타니 열풍… 홈런1위, ERA 2.37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의 투수 겸 타자인 오타니 쇼헤이. 미국은 지금 오타니 열풍이다. 오타니가 선발투수로 나서는 날에는 오타니 쇼헤이의 ‘쇼’를 따 ‘쇼타임(Sho-Time)’으로 부르며 모든 경기 중 최대관심사가 된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오타니는 20일(한국시간)까지 14개의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홈런 단독 선두다. 장타율이 무려 6할2푼7리. 역전 결승홈런 등 중요 상황에서도 활약하는 것은 물론 선발투수로는 5경기 30.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37의 엄청난 활약 중이다.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무려 96.6마일. 100마일의 공을 뿌리기도 한다.

  • ⓒAFPBBNews = News1
메이저리그 진출 초기에는 투수 등판 전날과 다음날은 타자로 뛰지 않는 배려도 받았지만 지금은 그냥 전날과 다음날 피로도와 상관없이 늘 2번타자다. 시즌 첫 등판 때는 4.2이닝 1자책 투구와 함께 타자로는 홈런을, 세 번째 등판 때는 선발투수로 나와 5이닝을 막고 안타는 2루타 포함 2안타까지. 지난 12일에는 투수겸 지명타자로 나왔다가 투수 교체 때는 우익수 수비까지 했다.

투수로 100마일을 뿌리며 엄청난데 타자로도 홈런 1위. 만화에서나 있을법한 일을 메이저리그에서 해내고 있다. 오타니가 무슨 기록을 세울 때마다 항상 100년 전 베이브 루스가 소환된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전업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완벽하게 해낸 선수가 둘 뿐이기 때문이다.

다시, 미국 고등학교 야구선수는 약 46만명. 그중 0.5퍼센트만 메이저리거가 된다. 단순히 미국을 넘어 중남미, 동아시아까지 전세계 야구인들의 꿈을 무대다. 그곳에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아보는 것조차도 기적적인데 그곳에서 타자와 투수를 모두 성공적으로 해내는 오타니의 재능은 대체 어느 정도일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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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1/05/22 06: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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