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전창진 감독(왼쪽)과 KGC 김승기 감독. ⓒKBL
[스포츠한국 안양=이재호 기자] 안양 KGC 김승기 감독도, 전주 KCC 전창진 감독도 모두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승장과 패장이 하는 말의 의미는 완전히 다른 “할 말이 없다”였다.

안양 KGC는 7일 오후 7시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3차전 전주 KCC와의 홈경기에서 109-94로 승리했다.

1,2차전 원정에서 이미 모두 승리했던 KGC는 3차전마저 승리하며 이제 우승에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홈팀 KGC는 전반에만 55-45로 앞섰고 전반 내내 단 한번도 리드를 허용한 적 없을 정도로 우위에 선 경기를 보였다.

3쿼터 들어서도 KGC가 때린 3점슛 7개중 5개가 들어가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전반전 종료 당시 10점차였던 점수를 오히려 18점차까지 벌리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했다.

4쿼터들어 따라붙기 힘들어지자 오히려 KCC가 따라잡기 버거워하며 포기하는 모습이 보였고 KGC선수들이 더욱 신나 점수차를 벌렸다. KGC는 경기시간 40분동안 단 1초도 리드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경기내용으로 압승했다.

이날 '역대급 외국인 선수' KGC의 설린저는 25득점 15리바운드 7어시스트의 트리플 더블급 활약을 했고 전성현이 28득점(3점슛 6개)으로 이날 경기 최다득점 선수가 됐다. 오세근도 24득점 8리바운드로 활약했다. KCC는 송교창이 19득점, 라건아가 21득점 13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15점차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전창진 감독은 짧지만 강렬한 말을 남겼다. “한팀에게 연달아 3번지다니 감독이 부족한 것 같다. 해법을 못찾는 것 같다. 전체적인 것에서 밀렸다”며 “4차전에 최선을 다하겠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말을 했다. 이 말을 끝으로 스스로 기자회견장을 나갔다. 굉장히 자존심이 상하고 분함이 절로 느껴지는 기자회견이었다.

KGC 김승기 감독도 “할 말이 없다”는 말을 했지만 그 이유는 크게 달랐다. 김 감독은 “시작부터 끝까지 노력한 실력을 다 보여줬다. 할 말이 없다. 너무 잘해줘서 자기도 모르게 탑클래스 선수가 된 과정이라 본다. 선수들이 너무너무 예쁘고 고맙다”고 했다.

확연히 다른 ‘할 말이 없다’의 의미였다. 전창진 감독은 자존심이 상하고 열받은 ‘할 말이 없다’였지만 김승기 감독은 ‘너무 잘해서’ 할 말이 없다는 것.

“제가 봐도 만들어보고 싶은 팀이 됐다. 감독이 타임만 제 때 불러주고 칭찬해주고 하는 팀이 됐다”며 웃을 정도로 김 감독은 만족해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