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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나오는 경기마다 마치 강의를 하듯 압도적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설교수’ 제러드 설린저(29·안양 KGC).

플레이오프마저 ‘설린저 시리즈’로 만들 정도로 너무나도 대단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설린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의 명강의는 아이러니하게도 ‘최소 득점’을 기록한 3쿼터였다.

  • ⓒKBL
안양 KGC는 26일 오후 7시 경기도 안양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86-80으로 승리하며 챔피언 결정전에 선착했다.

안양 KGC는 5전 3선승제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kt에 3전 전승, 4강 플레이오프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도 3전 전승을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서 압도적인 모습으로 챔피언 결정전으로 향하게 됐다.

이날 역시 설린저의 날이었다. 설린저는 42득점 15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완벽한 활약으로 KGC의 승리를 이끌었다.

2012 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21순위로 보스턴 셀틱스에 지명된 설린저는 NBA에서 총 5시즌 동안 269경기에 출전, 평균 10.8득점 7.5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했던 선수. 이후 중국리그에도 있었지만 1992년생으로 만 서른도 안된 그가 한국에 온다는 것만으로 놀라웠다. 3월 크리스 맥컬러 대체선수로 영입됐을 때 2020년 아예 공식경기를 뛰지 못했다는 점이 약점으로 손꼽혔지만 클래스는 어디가지 않고 한국에 온 직후부터 KBL을 폭격 중이다.

이날 역시 설린저는 늘 뛰어났다. 1,2,3,4쿼터 모두 명강의였지만 그중에서도 굳이 꼽자면 감동을 자아내는 강의는 단연 3쿼터였다.

기록적으로는 3쿼터가 가장 부진할 수 있다. 실제로 설린저는 1쿼터 13득점 5리바운드, 2쿼터 11득점 6리바운드, 3쿼터에는 7득점 1바운드, 4쿼터는 9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3쿼터가 명강의였던 이유는 3쿼터 순간순간 가장 필요했던 플레이를 해줬기 때문이다. 일단 3쿼터 2분 29초경 오세근과 완벽한 콤비플레이로 해낸 어시스트, 그리고 1분뒤에 또 다시 오세근과 완벽한 호흡으로 설린저의 어시스트-오세근의 득점을 만들어낸 것은 단순히 설린저가 득점이나 리바운드에만 재능이 있는 선수가 아닌 동료를 살릴 수 있는 완벽한 선수임을 증명해냈다.

또 다른 명장면은 3쿼터 4분 46초를 남긴 상황이었다. 올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상을 받은 숀 롱을 앞에 두고 설린저는 슈팅 페이크로 롱의 반칙을 얻어내며 자유투를 만든다. 이미 3반칙이었던 롱은 반칙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었지만 설린저의 센스 있는 페이크에 당해 몸이 밀리며 어쩔 수 없이 반칙을 범하고 말았다.

이 반칙으로 롱은 4반칙 파울 트러블에 빠지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유재한 현대모비스 감독은 롱을 뺄 수 밖에 없었다.

이 대목이 중요했던 것은 이 당시 현대모비스가 무섭게 KGC를 맹추격하며 득점차를 좁히고 있던 시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내 최고선수인 롱이 파울 트러블로 인해 빠지게 되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는다. 만약 롱까지 빠지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추격을 감행했다면 정말 3쿼터에 역전을 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현대모비스의 기세가 좋았지만 롱이 빠지며 김이 샜고 결국 이때 따라잡지 못한 것이 경기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 ⓒKBL
마지막으로 3쿼터 명강의 순간은 3쿼터 전체 마지막 득점이었다. 전반전을 51-41 10득점이나 앞서며 끝낸 KGC는 하지만 모비스의 3쿼터 강한 수비와 폭풍같은 공격에 61-57까지 따라잡힌 상황을 맞는다. 3쿼터 종료도 고작 40초정도 남긴 상황. 이때 설린저는 유유히 혼자 날아올라 정확한 3점슛을 꽂아 넣는다. 결국 이 득점이 3쿼터 마지막 득점이었고 KGC는 64-57로 앞서며 3쿼터를 마쳤다.

61-57로 3쿼터를 마치는 것과 64-57로 마치는 것은 천지차이다. 흐름도 따라잡히고 있는 상황에서 4점차로 마치느냐 7점차로 마치느냐는 마지막 10분을 남기고 매우 중요했지만 설린저는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는 3쿼터 마지막 득점을 3점으로 마무리한다. 실제로 KGC가 결국 이 차이를 지켜 6점차로 승리했다는 점에서 3쿼터 마지막 득점의 중요성이 새삼 드러난다.

분명 3쿼터는 설린저가 기록적으로 가장 부족했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읽는 플레이, 상대 핵심선수를 뺄 수밖에 없게 만드는 활약, 그리고 추격의지를 끊는 결정적 득점까지 기록이 아닌 ‘농구’ 그자체로 가장 뛰어난 명강의를 펼친 3쿼터의 설린저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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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1/04/26 20:44:01   수정시간 : 2021/04/26 20: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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