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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견의 여지는 있겠지만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에 첫 번째로 추신수의 이름이 언급되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선동렬, 박찬호, 류현진, 최동원, 이승엽 등 대단한 선수들이 많았지만 추신수는 세계 최고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2005년 데뷔 후 2020년까지 무려 16시즌이나 뛰었다는 것만으로 한국 야구 최고가 되기에 무리가 없다.

야구 선수의 능력과 가치를 드러내는 지표로 가장 유명한 WAR(대체선수 이상의 승수)에서 추신수가 기록한 fWAR 35.4는 박찬호가 17년간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한 20.8과 류현진이 7년간 기록한 16,9를 더해야 비슷할 정도로 압도적이라는 것만으로도 추신수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인지를 설명한다.

그런 추신수가 위대한 여정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온다.

  • ⓒAFPBBNews = News1
신세계그룹은 23일 추신수와 1년 27억원에 계약했음을 알렸다. 10억원은 사회에 환원했다. SK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 그룹은 해외파 드래프트 당시 추신수를 지명했기에 추신수가 돌아오는데는 문제가 없다.

추신수는 2014시즌을 앞두고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7년 1억3000만달러의 대형계약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잔류와 은퇴, 국내 복귀를 놓고 고민하다 재창단하는 신세계그룹의 ‘영입 1호 선수’로 국내무대에 처음으로 뛰게 됐다.

▶7년간 마이너리그 생활… 3할-20홈런-20도루 쾌거

2001년부터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뛴 추신수는 ‘눈물젖은 빵’을 먹으며 끝까지 버텨 한국 최고의 선수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그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박찬호나 김병현 등은 마이너리그에서 2년도 머물지 않았지만 추신수는 완전히 마이너리그를 졸업하기까지 무려 7년이나 걸렸다. 2005년부터 트리플A에서 뛰며 메이저리그에 호출되기도 했지만 당대 최고 타자였던 이치로 스즈키와 우익수 포지션으로 겹치며 사실상 기회를 잡지 못하며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2007시즌 중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트레이드 되면서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출전기회를 잡은 추신수는 2008년부터 전성기를 맞이한다.

2009년과 2010년에는 정규타석을 채우면서도 3할 타율-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는 ‘5툴 플레이어’로써 최전성기를 달렸다. 단순히 잘치고, 잘 달리는 것을 넘어 선구안까지 뛰어난 선수로 당시 비인기팀이자 포스트시즌과 거리가 멀었던 클리블랜드의 ‘숨은 보석’으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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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대박과 그 이후

FA를 1년 앞둔 2013시즌을 앞두고는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됐다. 당시 추신수와 트레이드 된 선수 중 2020시즌 사이영상을 받고 올시즌을 앞두고 LA다저스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트레버 바우어가 있었다.

추신수는 ‘타자 친화적인’ 신시내티 홈구장을 쓰며 조이 보토와 역대급 출루 듀오를 결성했다. 21홈런-20도루가 덤으로 보일 정도의 4할2푼3리의 출루율을 기록한 것. 당시 이 기록은 메이저리그 전체 4위이자 내셔널리그 2위의 출루율 기록이었다. 볼넷이 무려 112개로 메이저리그 2위였고 1위는 마이크 트라웃(135개)이었다.

FA직전 최고 활약을 펼친 추신수 곁에는 스캇 보라스가 있었다. 박찬호의 역사적인 5년 6500만달러 계약, 이후 류현진은 6년 3600만달러 등 한국 선수 대박 계약 옆에는 항상 보라스가 있었고 이번에는 정말 ‘초대박’을 친다.

당시 FA 라이벌로 평가받던 외야수 헌터 펜스가 5년 9000만달러 계약을 따냈는데 추신수는 무려 7년 1억3000만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은 것. 이 계약은 8년이 지난 현재도 역대 56번째로 큰 계약이었고 외야수로는 역대 24위로 높은 계약이며 당시에는 외야수 역대 6위의 계약일정도로 컸다.

하지만 텍사스와 계약 후 추신수의 하락은 시작됐다. 첫해 2할4푼2리의 타율에 그쳤고 그나마 두 번째 시즌은 22홈런에 출루율 3할7푼5리로 텍사스 7년간 커리어 하이인 fWAR 3.4를 기록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만 겪던 추신수는 2018시즌 전반기 3/4/5 슬래시 라인을 기록하며(타율 0.293 출루율 0.405, 장타율 0.506) 생애 첫 올스타에 뽑히는 기염을 토한다. 하마터면 추신수는 역대 1억달러 계약을 맺은 선수 중 거의 유일하게 올스타도 뽑히지 못한채 커리어를 마감할뻔했다.

30대후반에 접어든 추신수는 예전같은 모습은 보이진 못했지만 그래도 단축시즌이었던 2020시즌을 제외하곤 ‘노장치곤’ 쏠쏠한 활약을 해줬다. 물론 2000만달러나 받는 거액 연봉에 맞는 활약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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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ML에 남긴 족적

추신수가 2005년 메이저리그에 등장한 이래 2020년까지 쌓은 WAR은 무려 35.4다. 특히 2013년 기록한 6.4의 WAR은 2019시즌 사이영상 2위까지 받은 류현진도 도달하지 못했을 정도(WAR 4.8)로 압도적이다.

물론 박찬호는 IMF로 힘들었을 당시 국민적 영웅이었고 최초의 메이저리거였다는점, 아시아 최다승(124승)이라는 업적을 세웠다. 류현진은 아시아 선수 최고 순위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3위까지도 달성하며 현재진행 중인 역사다.

하지만 추신수는 ‘꾸준함’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20대시절의 전성기와 30대들어서도 여전한 기량에 FA계약 후 찾아온 하락세에도 어떻게 해서든 메이저리그에서 버텨냈다. 그렇게 쌓은 35.4의 WAR은 박찬호가 17년간 기록한 20.8과 류현진이 7시즌간 기록한 16.9의 WAR을 합쳐야 넘는 수준이 됐다.

추신수는 아시아 선수 최다 홈런(218홈런), 한국인 최고 WAR, 단일시즌 최고 WAR, 한국 스포츠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선수(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약 1억4752만달러, 한화 약 1640억원)라는 수많은 기록을 세우고 위대한 여정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온다.

한국 역사상 최고의 야구선수로 손꼽는 이들이 있지만 박찬호, 류현진을 제외하곤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면’이라는 가정으로만 남아있다. 하지만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버티고 한때 최고선수 수준까지 오르며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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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의 스탯볼 :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 그 너머를 분석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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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1/02/24 06:01:50   수정시간 : 2021/02/24 23: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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