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원 ⓒKOVO
[스포츠한국 장충=노진주 기자] 우리카드에 셧아웃 패배를 당한 손해보험의 이상렬 감독은 “상대가 너무 잘하더라”라며 혀를 내둘렀다.

적장도 인정한 우리카드의 경기력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19세 리베로 장지원이 있었다.

우리카드는 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손해보험과의 2020-2021 도드람 V리그 3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25-21, 25-20, 25-19)으로 승리,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경기를 술술 잘 풀어간 우리카드였다. 공격 주포 나경복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알렉스가 공격 성공률 62.8%, 28득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배구에선 공격만큼 수비도 중요하다. 이날 리베로로 선발 출격한 2001년생 장지원이 큰 실수 한 번 하지 않고 상대 공격을 잘 받아냈다. 리시브 효율 69.23%, 디그 10개를 성공했다.

특히 3세트에 나온 디그는 환상적이었다. 장지원은 코트 모서리 밖으로 빠르게 떨어지는 공을 몸을 날려 살려냈다. 다시 떠오른 공을 류윤식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최근 장지원이 자주 선발로 코트를 밟은 이유를 찾아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의 유니폼을 입은 장지원은 최근 주전 리베로로 도약했다. 아직 10대인 장지원이지만, 전혀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날 상대팀에는 올 시즌 최고 ‘폭격기’ 케이타가 공격의 중심에 자리했지만, 그도 장지원에겐 적수가 되지 못했다.

ⓒKOVO
비결은 무엇일까. 장지원은 경기 후 “경기 전,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편하게 임하자는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부담을 주는 주문보다는 마음을 비우는 쪽을 택한다는 것이다.

장지원은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니 다리가 더 빨리 움직이는 것 같다. 몸도 그렇다. 더 잘 움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카드의 신영철 감독도 흡족해했다. 그는 장지원을 두고 “볼을 찾아가는 눈이 좋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같은 팀 대선배인 하현용도 “장지원은 어리기에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라면서 “제가 지원이 나이대라면 지원이처럼 대담하게 못했을 것 같다. 크게 될 선수다. 한국을 대표하는 리베로가 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리시브, 수비 다 잘하는 만능인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장지원은 이제 프로 2년차다. 하현용의 말처럼 앞으로가 무궁무진한 선수다. 일단 최근 주전 리베로로 도약했다. 이제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복 없는 플레이를 해야한다. 이날과 같은 패기 있는 경기력이라면 장지원에게 이는 쉬운 과제일 수 있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