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고작 19세인데 9시 뉴스 ‘스포츠 하이라이트’의 단골 주인공이 됐다. 압도적인 피지컬을 바탕으로 괴물같은 점프력과 엄청난 파워. 여기에 19세다운 엉뚱한 매력의 세리머니까지 등장 한달만에 놀라운 인기를 끌고 있는 노우무리 케이타(세네갈·의정부 KB손해보험 스타즈) 이야기다.

그리고 여자부에서는 ‘역시나’하는 기대감을 전혀 저버리지 않고 있는 김연경(32·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은 가는곳마다 ‘10분만에 매진’을 시키고 있다.

19세의 재기발랄한 케이타와 '넘버1' 김연경으로 인해 배구코트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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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걸리고 최초의 10대 외인 의구심… 시몬이 떠오르는 케이타

아프리카 말리 출신인 케이타는 세르비아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고 곧바로 한국행을 택했다. 비대면 외국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히며 큰 기대를 받았지만 입국하자마자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아 2주가량의 치료를 받고 완치됐다.

코로나19가 워낙 후유증이 다양하기에 시즌 초반부터 몸관리가 잘 될지, 그리고 2001년생으로 만 19세라는 어린 나이로 자기 관리는 물론 경험면에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역대 최초의 2000년 이후 출생 외국인 선수는 데뷔전부터 이 모든 의구심을 날린다. 소속팀 이상열 KB 손보 감독은 “19살인 케이타가 19% 확률로 잘 할텐데, 그게 걸리면 이긴다”라고 했던 19%의 확률이 터진 것이다.

206cm의 큰 키에 흑인 특유의 탄력 넘치는 점프를 더해 데뷔전이었던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공격성공률 53.85%로 40득점을 홀로 쓸어담았다.

단순히 ‘실력’만 좋은 게 아니라 데뷔전에서 보여준 득점 성공 후 세리머니는 모두의 이목을 끌었다. 춤과 특이한 동작으로 시선을 한눈에 뺏었고 이어진 경기에서도 32득점을 폭발시켰다.

3번째 경기에서는 37득점을 하더니 지난 3일 삼상화재전에서는 팀이 첫 두세트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리자 정말 ‘슈퍼맨’처럼 각성해 무려 54득점을 올리며 3-2 역전승을 안겼다.

케이타의 활약에 5연승을 내달리던 KB손보는 지난시즌까지 2년 연속 7개팀 중 6위에 그쳤던 약팀. 하지만 케이타 하나로 팀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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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안산 안산 OK저축은행을 단숨에 우승에 시켰던 시몬이 떠오른다.

쿠바 출신의 로베르틀란디 시몬 아티스는 이미 세계 배구계 현존 최고 센터로 유명했던 선수였다. 그런 시몬은 이탈리아 팀의 경영난으로 인해 이적할 수밖에 없었고 안산 OK저축은행(현 안산 OK금융그룹 읏맨)이 약 300만유로(약 40억원)의 거액에 시몬을 영입한다.

시몬은 한국무대를 밟자마자 직전 시즌 7개팀 중 6위였던 OK저축은행을 2014~2015시즌 곧바로 우승시키며 창단 2년만에 우승컵을 안기며 시즌 MVP를 받더니 2015~2016시즌에는 무릎수술을 받았음에도 또 다시 우승을 시키는 것은 물론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올랐다. 단 2년만 뛴 선수에게 구단은 영구결번을 줬을 정도로 압도적 활약이었다.

시몬이 떠나자마자 OK저축은행이 우승팀에서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것만으로 시몬 한명이 얼마나 팀을 바꿔놨는지 알 수 있다. 마치 이런 시몬처럼 케이타도 계속해서 하위권이던 팀을 혼자의 힘으로 우승권에 올려놓고 있기에 ‘레전드’ 시몬처럼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가는 곳마다 매진… 김연경 효과는 ‘찐이야~’

올시즌을 시작하기 전 가장 큰 관심과 논란을 빚었던 것은 역시 김연경이었다. 이름 그 자체로 배구를 대표하는 인물이 된 김연경이 국내 복귀를 선택하며 ‘페이컷 논란’ 등으로 시끄러웠다.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등의 신조어까지 만들어냈고 실제로 흥국생명은 1라운드까지 전경기 승리를 해냈다. 김연경에 이재영-이다영 자매라는 ‘어벤저스’ 라인업을 갖추다보니 당연한 결과.

김연경 역시 1라운드 종료 후 국내 선수 득점 1위이자 공격 성공률 47.37%로 전체 1위에 오르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서브 에이스도 세트당 0.65개(총 13개)로 압도적 1위에 올라있다. 공격 대부분 부문에서 기록 1위에 올라있는 것.

압도적인 실력은 물론 인기 역시 대단하다. 김연경이 속한 흥국생명의 경기는 지난달 24일 V리그 티켓 예매가 시작된 이후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전 경기 매진을 기록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전체 좌석을 받지 못하고 30~50% 수준만 받고 있지만 김연경 경기는 10분만에 매진이 될 정도다. 현장에서도 흥국생명 유니폼 판매의 10장 8~9장은 김연경 마킹이 박힌채 팔린다고.

심지어 티켓을 구하기 힘들어지자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흥국생명 경기가 2배에서 최대 10배까지 재판매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지난시즌 여자배구 평균시청률이 역대 최초로 1%를 넘은 것에 이어 시즌전 열린 컵대회 결승전은 지상파를 통해 생중계됐는데 시청률이 3%에 달했다. 프로야구 개막전 평균 시청률이 1.75%였던 점을 감안하면 인기를 새삼 알 수 있다.

마침 같은 겨울 스포츠인 농구가 ‘허재 아들’ 허훈을 제외하곤 흥행 요소가 없는 상황에서 허훈마저 부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구는 남자부에서는 케이타, 여자부에서는 김연경이 쌍끌이를 하고 있다. 날은 더 추워지고 있지만 배구만큼은 따뜻한 봄날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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