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그야말로 브라이언 오르테가가 원했던 모든 것이 이뤄졌다. 처음부터 ‘일반인’인 박재범의 뺨을 때린 것도, 그렇게 성사된 경기에서 놀라울정도로 차갑게 전략적으로 승리한 것도, 이를 통해 다시 타이틀전을 얻어낸 것도 모두 오르테가의 계획대로 됐다.

정찬성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UFC 파이트 아일랜드에서 열린 UFC 파이트나이트 180 페더급 브라이언 오르테가와 메인이벤트 경기에서 5라운드 5분, 총 25분 경기 종료 후 만장일치 판정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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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라운드, 정찬성이 안으로 들어가 원하는 경기를 했다. 하지만 오르테가는 처음엔 조금 당황하다가 방어를 잘하고 태클까지 시도하며 자신이 원하는 흐름으로 가져왔다. 결국 2라운드 50여초를 남기고 정찬성이 안으로 파고들 때 오르테가는 카운터 백스핀 엘보를 시도했고 팔꿈치와 팔뚝에 정찬성의 머리가 맞아 큰 타격을 입었다. 오르테가는 이 틈을 이용해 정찬성을 몰아쳤고 정찬성은 겨우 회복해 KO만은 막아냈다. 하지만 데미지가 큰 상황에서 3라운드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27-30으로 3라운드까지 정찬성의 패배가 유력한 상황에서 4라운드에 들어갔다. 하지만 서로 타격 중 오르테가의 머리 버팅으로 인해 정찬성의 왼쪽 눈 위가 부딪쳐 출혈이 심했다. 이후 출혈은 멈췄지만 5라운드에는 오르테가는 라이트로 정찬성의 다친 눈 분위를 집요하게 공격하며 시간을 벌었다. 정찬성은 이대로 KO를 못시키면 패배가 유력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서든 승부를 끝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오르테가가 도망치기에 성공하며 끝내 판정패했다.

결국 이 승리로 오르테가는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의 타이틀전을 보장받게 됐다. 이 경기의 승자가 타이틀전을 치르기로 했고 오르테가는 2018년 12월 맥스 할로웨이와의 페더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패한 이후 곧바로 타이틀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원하던 바를 이룬 오르테가는 사실 정찬성과의 경기도 자신의 계획대로 만들어낸 선수다. 원래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맞붙기로 했지만 자신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러자 지난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정찬성의 소속사 사장인 가수 박재범의 뺨을 때리며 논란을 만든 것과 동시에 정찬성의 분노를 끌어냈다. 정찬성 스스로도 “인생에서 그렇게 화나는적은 처음”이었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결국 딱히 오르테가와 맞붙어야할 이유가 없어보였던 정찬성은 오르테가와의 승부를 펼치게 됐고 UFC도 더 큰 동기부여를 위해 승자에게 타이틀전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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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도 오르테가는 철저하게 준비해온대로 최대한 아웃복싱과 레그킥으로 정찬성을 밖에서 데미지만 주며 카운터 위주의 경기를 했다. 2라운드 막판 카운터 백스핀 엘보가 제대로 들어가자 이후에는 자신의 유리함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더욱 밖으로만 도는 경기를 하며 무리하게 KO욕심을 내지 않았다. 결국 판정승을 따내며 오르테가는 큰 타격도 없이 승리로 장식했다. 그리고 타이틀전까지 따냈다.

결국 오르테가는 박재범을 도발해서 일을 크게 만들어 정찬성을 끌어들이고 UFC로부터 타이틀전까지 보장받은 후 경기에서는 누구보다 침착하고 냉정하게 오직 승리만을 위한 경기로 풀어 승리했다. 그리고 원했던 두 번째 타이틀전을 따냈다.

모든게 오르테가의 계획대로였고 정찬성 역시 이를 역이용하면 원하던 타이틀전으로 갈 수 있었지만 결과는 오르테가에게 이용당한 것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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