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오승환과 강정호,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두 선수가 한국 무대를 노크한다. 삼성의 ‘끝판왕’이었던 오승환은 오는 9일 약 7년 만에 KBO리그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고, ‘넥센’ 시절 히어로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강정호도 귀국해 2주 자가격리 기간을 마치고 KBO 복귀 논의를 거친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모두 KBO리그에서의 활약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까지 이어가 KBO리그의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동시에 어두운 공통점도 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팬들에게 크나큰 실망을 안겼다는 것.

삼성 왕조를 이끌었던 오승환과 넥센 전성기를 이끌었던 강정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돌부처' 오승환, 해외 원정 도박으로 72경기 출전 정지…9일 키움전서 복귀 시동

2005년부터 2013년까지 9시즌 동안 삼성에서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면서 ‘삼성 왕조’를 이끌었던 오승환은 2014년 일본 무대(한신)를 거쳐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약 세 시즌 반을 미국 메이저리그(세인트루이스-토론토-콜로라도)를 누비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해외에서 활약하던 2015년 겨울, 오승환은 해외 원정 도박 파문을 일으키며 물의를 빚었다. 오승환은 그해 11월 말, 마카오의 카지노 정킷방(현지 카지노에 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룸)에서 4000만 원대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검찰로부터 700만원의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에 KBO는 2016년 1월 오승환에게 품위손상을 이유로 시즌 50%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풀시즌 144경기 중, 소속팀이 그 절반인 72경기를 소화할 때까지 오승환은 1군은 물론 2군 경기에도 나서지 못하게 된 것. 당시 오승환은 일본에서 뛰고 있었지만, 향후 한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었기에 이 같은 징계가 내려졌다.

오승환은 이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승승장구했다. 세 시즌 반 동안 232경기에 나와 16승 13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돌직구’가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통했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그러나 미국 생활 막판 오른 팔꿈치의 뼛조각 영향을 받아 제대로 공을 던질 수 없었고, 결국 2019년 7월 콜로라도 로키스로부터 방출됐다.

오승환은 KBO리그 문을 두드렸다. 목적지는 역시 친정팀 삼성이었다. 오승환과 삼성은 빠르게 움직였고, 그해 8월 6일 계약을 완료하면서 KBO리그 복귀를 확정지었다.

동시에 오승환의 징계 경기 수도 차감되기 시작했다. 당시 삼성의 시즌 잔여 경기는 42경기로, 오승환은 2019시즌 징계 42경기를 소화하고 2020시즌 나머지 30경기를 치르는 방향으로 복귀를 준비했다.

오승환은 남은 기간 동안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회복과 재활에 돌입했다. 콜로라도 루키스 방출 전부터 예정돼 있던 수술이다.

하지만 ‘꼼수’ 논란도 함께 일었다. 수술대에 오르면 어차피 경기에 나올 수 없는데, 징계 기간을 수술 및 회복 기간으로 채우면서 체감상의 징계 기간을 축소하는 꼼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여러 논란이 일었지만 오승환의 복귀 시계는 차근차근 돌아갔다. 벌써 남은 징계는 두 경기 뿐(6일 기준). 오승환은 이미 2일부터 1군과 동행하며 1군 일정에 적응하고 있고, 징계가 모두 끝나는 오는 9일에는 1군 등록과 함께 마무리 등판도 앞두고 있다.

오승환, 강정호 각각 해외원정도박과 음주운전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킹캉' 강정호, 음주운전 삼진아웃…귀국 후 사과 예정, 팬들은 '글쎄?'

2006년부터 2014년까지 9시즌 동안 히어로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강정호는 2015년과 2016년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에서 229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3리(739타수 202안타) 36홈런 120타점으로 맹활약,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해 성공을 거둔 타자의 모범사례로 남았다.

하지만 강정호는 2016년 12월 음주운전 사고를 내면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혈중알코올농도 0.084%의 만취 상태로 운전자를 바꾸려는 시도까지 했고, 조사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 음주운전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큰 문제를 일으켰다. 강정호는 음주운전 삼진아웃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스스로 자초한 일에 강정호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미국 취업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소속팀 피츠버그로 돌아가지 못한 강정호는 2017년 가을 실전 감각을 되찾기 위해 도미니카로 떠났지만 처참한 성적으로 고개를 숙였고, 2018년 피츠버그에 복귀했지만 이전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하면서 결국 2019시즌 후 방출됐다.

새로운 팀을 물색하던 강정호는 결국 KBO 복귀 문을 두드렸다. 지난달 중순 KBO에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해 복귀 의향을 드러냈고, 이에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1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 제재를 부과했다. 2018년 강화된 음주운전 규정이 있었지만, 강정호의 음주운전은 모두 이전에 이뤄진 일이라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

강정호라는 ‘폭탄’은 이제 키움으로 돌아갔다. KBO는 강정호와의 법적 공방을 피하고 규정대로 처리하면서 일단락했지만, 강정호를 품을지 내칠지 결정해야 하는 키움은 사회적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음주운전 세 번,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 그리고 두 번의 은폐까지. 다른 음주운전 선수들과는 질이 다른 범죄를 저질렀기에 키움이 그를 품기에는 팬들의 시선과 스폰서의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

강정호는 5일 귀국해 2주 자가격리를 마친 후 사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강정호가 한국 무대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두 선수의 한국 복귀 시나리오의 엔딩은 어떻게 될까. 한국 복귀가 확정된 오승환은 돌아온 KBO리그에서 선수 경력의 해피엔딩을 찍을 수 있을까. 또 복귀가 여의치 않아 보이는 강정호의 엔딩은 어떻게 될까. 격동의 6월, 두 선수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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