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0 K리그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공식 개막전을 통해 문을 열었다. 예정보다 두달 가량 늦게 개막했지만 전세계에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개막하는 첫 축구리그라는 점에서 세계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020 K리그 팀들을 지도하는 감독들은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정말 대단한 선수시절을 보낸 감독부터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았던 과거까지 총 망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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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말이 필요없다… 전설의 2002 멤버들

FC서울의 최용수, 성남FC의 김남일, 경남FC의 설기현, 대전 하나시티즌의 황선홍 감독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전설의 2002 한일월드컵 멤버들이다.

최용수 감독은 잠시 중국을 다녀온 것을 제외해도 무려 7년을 빅클럽인 서울을 지휘하고 있을 정도로 가장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황선홍 감독은 대단했던 포항 스틸러스에서의 성공 이후 서울에서 처절한 실패를 맛봤지만 재창단한 대전에서 실패 후 도약을 다시 노린다.

김남일과 설기현은 초보 감독으로 화려했던 선수생활을 마치고 K리그 감독으로 인생 제2막을 연다. 두 선수 모두 해외 무대는 물론 월드컵에서 뚜렷한 활약으로 전국민적 인지도가 있지만 감독능력과 인지도는 별개다. 과연 두 스타감독이 감독으로 어떤 발걸음을 내딛을지 지켜보는 눈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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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팀 레전드가 감독으로

부산 아이파크를 K리그2에서 승격시킨 조덕제 감독은 전신인 대우 로얄즈에서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해 끝낸 구단 레전드였다. 1988년 입단 후 1995년 은퇴까지 대우 로얄즈 유니폼만 입었고 1989년에는 K리그 베스트 미드필더로 선정될 정도로 뛰어났다.

포항 스틸러스의 김기동은 팬들이 절대적 지지를 받는 감독 1위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도 그럴 것이 1991년 포항에서 선수 데뷔를 했고 부천 SK(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뛰기도 했지만 2003년부터 은퇴한 2011년까지 포항에서만 총 12시즌을 뛰었다.

무려 501경기의 K리그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고 이는 이동국이 2018년 기록을 깨기 전까지 K리그 필드플레이어 역대 최다출전이었다.

제주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은 남기일 감독 역시 전신인 부천 SK에서 프로에 데뷔했던 팀 레전드 출신이다.

1997년 프로 데뷔를 부천에서 했었고 2001년에는 9골이나 넣으며 K리그 베스트 미드필더에 선정됐을 정도. 2003년까지 7년간 부천에서 뛰며 한국축구에 큰 족적을 남긴 니폼니시 감독의 지도 스타일을 이어받아 K리그 최초의 승격 2회 감독(광주FC, 성남FC)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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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감독들

전북 현대의 호세 모라이스 감독은 그 대단했던 호세 무리뉴 감독의 수석코치 출신으로 유명하다. 선수로는 유명하진 못했지만 FC 포르투, 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 첼시 등에서 무리뉴 감독 바로 밑의 수석코치로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수많은 업적을 함께 일궈냈다.

무리뉴 감독이 가장 신뢰했던 코치였기에 모라이스의 한국행은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고 모라이스는 첫해 K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올해의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서울 이랜드의 정정용 감독 역시 해외 무대에서 큰 성과를 통해 K리그 감독직에 도전한다. 정 감독은 지난해 가장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겼던 2019 FIFA U-20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맡아 이강인 등과 함께 준우승이라는 빛나는 업적을 안겼다.

이에 2019 한국 축구 올해의 지도자상을 받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감독상까지 받았다. 2019 아시아 최고의 지도자가 지난 2년간 K리그2에서 연속 꼴찌를 차지한 서울 이랜드에서 K리그 감독을 시작하게 된 셈이다.

안산 그리너스의 김길식 감독 역시 해외에서 인정받았었다. K리그 전남, 제주, 대전 등에서 뛰었지만 그가 가장 이름을 알린 것은 루마니아였다. 루마니아 오첼룰 갈라치에서 뛰며 3경기 연속골을 넣는 등 맹활약해 루마니아 축구에 한국 축구를 알린 장본인. 팀의 유럽대항전 진출을 도울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했었다. 선수 은퇴 후 한국 U-15 대표팀 감독을 하던 김길식 감독은 프로 감독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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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한 장면’으로 기억되는 감독들

선수시절 남긴 강렬한 한 장면으로 기억되는 감독들도 있다.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은 K리그의 레전드로 부연설명이 필요없지만 특히 1999년 브라질과의 A매치 결승골 한방의 엄청난 명장면을 남겼다.

당시 발롱도르 등을 받은 히바우두가 내한한 브라질을 상대로 한국은 0-0으로 버티다 종료직전 김도훈의 슈팅 한방으로 승리했다. 아시아팀이 브라질을 꺾은 최초의 경기였다.

또한 수원 삼성의 이임생 감독은 1998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전 붕대 투혼으로 국민들에게 큰 감독을 남겼었다. 직전 경기인 네덜란드전 0-5 참패로 차범근 감독이 경질되는 등 최악의 분위기 속에 벨기에와 맞붙은 한국 대표팀은 실력은 부족해도 ‘투혼’으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 경기에서 이임생은 상대와의 경합 중 이마부근이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지만 붕대를 머리에 두른 후 더 열심히 공격을 막고 헤딩을 하는 등 세계가 놀라워하는 투혼을 보여 전국민적 스타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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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의 김병수 감독은 1990년대 한국 축구 최고의 재능으로 불렸던 선수였다. 오죽하면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총감독을 맡았던 데트마어 크라머 한국감독이 김병수를 보고 ‘축구인생 50년만에 만난 천재다. 독일로 데려가고 싶다’고 했을 정도.

하지만 김 감독은 어린시절부터 발목 부상이 너무 심했고 혹사 등으로 인해 프로 커리어를 길게 잇지 못했다. 그러나 감독으로 영남대 등에서 인정받은 후 ‘병수볼’로 대표되는 자신만의 축구색깔을 완성해 능력있는 지도자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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