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손흥민을 써야할까 말아야할까. 중국전을 앞둔 파울루 벤투호의 가장 큰 고민이다.

하지만 이 고민에 앞서 근본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전을 손흥민이 있어야만 이길 수 있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한국은 59년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외칠 자격부터 다시 고민해봐야한다.

23명의 스쿼드 중 한명이 없다고 중국전을 이기지 못한다면 아시안컵 우승은 꿈도 꾸지 말아야할 한국이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0시 30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알나얀 경기장에서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C조 3차전 중국과의 경기를 가진다.

양팀 다 2승을 거뒀지만 중국이 골득실에서 +4(득점5, 실점1)로 한국의 +2(득점2, 실점0)보다 앞서기에 만약 무승부를 거둘 경우 중국이 조 1위, 한국이 조 2위가 된다.

조 1위가 되면 22일 A/B/F조 3위와 경기를 하지만 조 2위가 되면 20일 A조 2위 태국과 경기를 하게 된다. 이틀 더 휴식을 취하고 태국이 1승1무1패로 꽤 까다로울 수 있는 상대라는 점에서 조 1위를 위해서라도 승리가 필요하다.

손흥민을 정말로 중국전에 기용할 것인가를 놓고 설왕설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마치고 곧바로 아랍에미리트로 넘어온 손흥민은 이틀도 채 쉬지 못한 상황. 최근 8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하며 체력적으로 지친 상황에서 장거리 비행까지 했는데 이틀도 못쉬고 경기를 나와야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있다.

하지만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전에서 1-0으로 이겼지만 졸전에 그쳤다. 중국전을 잡고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대목이다. 중국전을 이기지 못하면 16강에서 태국, 8강에서 이란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손흥민을 써서라도 중국전 승리를 외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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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경기 전날까지 “손흥민 기용은 당일날 결정할 것”이라며 답변을 유보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정말 중국전을 손흥민 없이 이길 수 없는 것일까. 중국이 그토록 강한가?

물론 한국이 손흥민이 있다면 훨씬 더 좋은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늘 손흥민이 있을 순 없고 손흥민 없는 상황에서도 축구대표팀은 대표팀으로써 역할을 다해야한다. 한명에 좌지우지될 정도의 전력의 팀이면 안된다.

중국은 물론 최근 슈퍼리그의 수준이 높아지고, 좋은 외국인 선수들이 많아지고 대표팀에도 마르첼로 리피, 거스 히딩크 감독 등 명장들이 지휘하며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중국이다. 4.5장이 주어지는 월드컵 진출 티켓도 자력으로 확보하지 못해 피파에서 대놓고 48개국으로 늘려 아시아에 출전 티켓을 늘리려는 까닭은 14억 중국 인구를 잡기 위해서다.

냉정하게 중국이 4강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전문가는 없다. 중국 스스로도 4강이 목표라도 냉정하게 8강만 가도 성공이라고 생각할 팀이다. 실제로 중국은 잘해야 8강권 정도로 평가받는 팀이다.

반면 한국은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고 실제로 우승에 가장 가까운 전력의 팀으로 평가받는다. 이란의 독주체재를 견제할 나라로 한국, 일본, 호주 등이 언급된다. 그래도 한국은 중국과 급이 다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한국은 ‘손흥민이 포함된’ 한국이다. 그렇다고 최소 4강권 전력의 팀이 손흥민 하나 없다고 8강권 팀도 못이겨서는 곤란하다. 대회 중 손흥민이 이탈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그때 곧바로 대회를 포기할 것도 아니다.

여러 상황에 대비해야하고 손흥민이 있으면 좋지만 이번처럼 부상 위험이나 피로도를 감안해서 쓰기 힘든 상황이면 손흥민 없이도 중국정도는 이겨주는 것이 국민들의 바람이자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써 기본이다.

현대 축구는 한명의 선수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예전처럼 디에고 마라도나 홀로 월드컵 우승을 시키던 시절은 갔다. 손흥민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이 최고의 선수인 것은 맞지만 손흥민 없다고 축구대표팀이 중국도 못이기는 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 그렇다면 이미 한국은 59년만에 우승을 노린다고 외칠 기본 자격조차 없는 팀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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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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