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보스니아전에 이어 볼리비아전 이후 또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름은 ‘손흥민’이다. 잘해서 혹은 스타라서가 아니다. 진위 여부를 떠나 동료와의 마찰, 동료를 활용하지 못하는 플레이에 대한 질책이다.

손흥민이 한국 대표팀 내 최고 선수임은 모두가 안다. 기량도 월등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처럼 동료와의 문제로 인해 입방아에 계속해서 오른다는 것은 본인에 대한 통제, 진정한 팀플레이에 대한 이해도 부족, 에이스로서 자신이 해내야만 한다는 부담감의 잘못된 발현일 수밖에 없다.

차기 주장감 0순위인 손흥민이지만 리더는 단순히 실력만으로 떠받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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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컵대표팀은 7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9시 10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의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졸전 끝에 0-0 무승부에 그쳤다.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낙제점이었던 이날 경기에서 경기 후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중계화면에 잠깐 잡힌 정우영과 손흥민간의 이야기 모습이었다. 정우영이 손흥민을 향해 무엇이라고 말하고 손흥민 역시 대답하는 식의 말이 나왔고 이 말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선수들의 표정이 짜증스럽고 화가 나보였기에 경기 후 손흥민 정우영 불화설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퍼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사실무근임을 밝혔고 두 선수는 이런 영상이 퍼지는 것에 대해 웃음으로 넘겼다고 한다. 그러나 손흥민이 다시금 대표팀 경기 후 입방아에 올랐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손흥민은 지난 1일 보스니아와의 국내 마지막 평가전 이후에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반전 완벽한 문전 앞 기회에서 슈팅 타이밍을 잃은 상황에서 옆에 노마크였던 황희찬에게 패스하지 않고 무리한 드리블 후 슈팅을 했고 골키퍼에게 막혔다. 경기 초반 승기를 잡을 수 있던 기회를 놓치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 장면 이후 손흥민이 동료를 믿지 않고 패스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비판이 지속됐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동료와의 불화설까지 생기면서 대표팀 에이스가 연속해서 구설수에 오르는 좋지 않은 상황이 됐다.

손흥민은 모두가 인정하는 에이스다. 해외에서는 한국을 손흥민 원맨팀으로 볼 정도다. 손흥민과 나머지 선수간의 기량 차는 상당히 크다. 그렇기에 손흥민은 고작 만 26세의 나이에도 대표팀 내에서 독보적 입지를 가지고 있고 국민들도 이를 인정하고 사랑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연속해서 동료를 활용하지 않아서, 그리고 동료와의 진짜든 가짜든 불화설까지 퍼지는 것은 손흥민 스스로 곱씹어볼 문제다. 주눅 들어서는 곤란하나 문제가 있다면 고쳐야 월드컵에서 제대로 된 활약이 가능하다. 보스니아-볼리비아전에서 손흥민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짜증내는 모습 뿐인 인상이다.

월드컵 첫 경기인 스웨덴전이 열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가 주눅들 수도 있는 언급을 하는 것은 분명 부담스럽다. 하지만 만화 ‘슬램덩크’에서도 안 감독님이 서태웅이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동료를 활용하고 동료와 함께하는 플레이를 깨달아야함을 전파하고 서태웅이 이를 깨달았을 때 주는 감동은 상당했다.

손흥민은 온두라스전에서 보여줬듯 차기 주장 0순위다. 기성용이 무릎 문제로 인해 언제까지 대표팀 주장을 맡기 힘든 상황에서 향후 최소 5년은 대표팀 주장직을 맡아줘야할 손흥민이 곱씹어봐야할 것은 주장이라는 권위는 단순히 실력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누구보다 동료를 위하고 동료와 함께할 줄 알고 구설수에 오르지 않는 행실부터가 리더가 될 수 있는 기본 자질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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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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