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5월 5일 어린이날. 슈퍼매치 빅뱅이 열린다. 과연 이번 슈퍼매치는 재밌을까. 얼마나 많은 관심 속에 얼마나 많은 관중들이 몰려들까.

이번 슈퍼매치야말로 K리그가 건재한 것인가 혹은 쇠락하고 있는데 확인사살을 하는 것인가를 가늠할 중요한 일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가 5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K리그1 12라운드 경기로 서울은 황선홍 감독의 자진 사퇴 후 이을용 감독 대행의 첫 홈경기를, 리그 2위의 수원은 11라운드만에 1위 전북 현대와 승점 9점차로 벌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해서든 승점차로 좁혀야하는 경기다.

흥행요소도 충분하다. 서울은 조영욱, 수원은 전세진이라는 1999년생의 만 19세 라이벌이 새롭게 대두되며 누구의 영건이 더 뛰어난지 직접 비교할 수 있는 경기다.

여기에 말 많은 박주영의 활약 여부, 과연 현역시절 카리스마 넘치던 ‘을용타’ 이을용 감독대행이 슈퍼매치라는 큰 경기에서 어떤 지도력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이런 좋은 흥행요소를 갖추고 있음에도 이번 슈퍼매치가 두려운 것은 왜일까. 역시 지난 슈퍼매치와 K리그의 쇠락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지난달 8일 열린 올 시즌 첫 슈퍼매치는 1만3122명밖에 입장하지 않았는데 이는 역대 슈퍼매치 최저 관중수였다. 이전 최저관중수는 2004년 기록한 1만4823명이었다. 서울이 2004년 자리 잡은 이후 15년간 지속된 슈퍼매치 중 역대 최저 관중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물론 올해의 관중수는 K리그가 미취학 아동, 공짜표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티켓을 구매한 사람만 집계했다는 점에서 예전의 관중 집계와 현재의 관중 집계 방식이 다르다는 변명의 여지는 있었다.

하지만 경기내용은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경기에 들어가니 이기는 것보다 지지 않는 것만 생각한듯 수비라인을 한껏 내리고 수비숫자만 늘렸다. 다가가야 하는데 서로 멀리서 멀뚱멀뚱 지켜봤다. 자연스레 최악의 ‘노잼’ 경기가 나왔고 0-0 득점없이 경기는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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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숫자는 이전까지 해왔던 경기들에 대한 결과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앞으로 끌어올 관중수에 대한 엿보기와 같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4월의 슈퍼매치는 과거의 일로 답이 내려진 관중숫자와 앞으로를 엿보게 하는 경기 내용 모두 최악이었다.

물론 슈퍼매치에서 최저 관중이 들어왔다는 것만으로 K리그의 몰락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하지만 2016시즌 K리그1은 179만명의 관중이 들었지만 2017시즌에는 148만명으로 무려 30만명이 줄었다.

‘공짜표를 없애고 유료 관중만 집계했기에 그렇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지만 그래도 기존의 20%에 가까운 30만명이나 준 것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숫자가 많다. 한 구단 관계자는 “K리그에 몸담은지 10년이 넘었지만 최근만큼 K리그가 위기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씁쓸해했다.

이번 어린이날을 위해 축구뿐만 아니라 야구, 문화계 등은 수많은 행사로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 홍보 전략을 꾸려왔다. 과연 이런 분위기 속에 축구, 그것도 슈퍼매치는 버틸 수 있을까.

일단 어린이날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들어선 관중숫자는 4월 슈퍼매치 이후 수원과 서울이 해온 경기력에 대한 결과로서 드러날 것이다. 이미 과거에 해왔던 것이기에 관중숫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는 더 이상 없다.

반면 이날 어떤 경기력을 펼치느냐는 향후 슈퍼매치와 K리그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국 관건은 재미다. 어느 정도의 관중 숫자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을지 알 수 없지만 일단 어린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K리그는 재밌다’, ‘역시 슈퍼매치’라는 인상을 주고 재관람을 하고 싶은 욕구를 채워줘야 한다.

K리그 흥행은 분명 쇠락하고 있다. 경기가 재미없고 수비적이니 관중들은 찾지 않고 관중들이 찾지 않으니 모기업 혹은 시,도에서 예산을 많이 주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좋은 선수들은 유럽, 일본, 중국으로 돈과 꿈을 찾아 떠난다. 스타가 없으니 팬들은 더 경기장에 오지 않으려 한다. 악순화의 고리를 끊는 것은 당장의 관중숫자만이 아닌 관심 높은 경기에서의 재미있는 경기력이 최우선이다.

행여 어린이날 슈퍼매치가 K리그 쇠락의 확인사살이 될까 걱정하는 마음이 기우이며, K리그 반등의 시발점임이 증명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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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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