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축구계에 우스갯소리, 하지만 그럴싸한 얘기가 있다. 바로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산다는 ‘신계’와 그 밑에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가 있어도 인간계에서만 머문다는 것.

직관적 혹은 주관적으로 ‘잘한다’는 느낌만이 아니다. 기록과 수상 실적도 신계와 인간계의 뚜렷한 차이를 보여준다(향후 기록은 클럽팀 공식 경기 모든 득점-위키피디아 자료).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올해의 선수 1,2위 명단

2008년 1위 호날두, 2위 메시
2009년 1위 메시, 2위 호날두
2010년 1위 메시, 2위 이니에스타
2011년 1위 메시, 2위 호날두
2012년 1위 메시, 2위 호날두
2013년 1위 호날두, 2위 메시
2014년 1위 호날두, 2위 메시
2015년 1위 메시, 2위 호날두
2016년 1위 호날두, 2위 메시
2017년 1위 호날두, 2위 메시

지난 10년간 호날두는 총 5번의 올해의 선수상 1위, 4번의 2위를 했고 메시는 5번의 올해의 선수상 1위, 2위 역시 5번을 했다. 2010년 이니에스타가 1번 2위를 한 것을 제외하고 호날두, 메시는 1,2위마저 양분했었다.

ⓒAFPBBNews = News1
이렇게 올해의 선수상을 양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압도적 득점 기록도 한몫하다. 호날두는 스페인 라리가 이적 후 2009년부터 2018년 3월 22일까지 모든 대회에서 429경기 433골을 넣었고 경기당 1.009득점을 했다. 메시도 같은 기간 465경기에서 462골로 경기당 0.993골을 넣었다. 축구 역사상 이런 선수는 통산 707경기 653골의 게르트 뮐러나 656경기 643골의 펠레 정도를 빼곤 없었다. 이러니 ‘신계’라 부르는게 무리가 아니다.

즉 ‘신계’에 오르는 기준이라 함은 경기당 1골에 가까운 득점력, 올해의 선수상 투표에 최상위권을 기록하는데 단기간에 그치는 것이 아닌 꾸준히, 부상없이 상당시간 기록해야한다. 그것도 최상위리그인 유럽 5대리그(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안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야한다.

메시 : 2009년 8월~2018년 3월 10년 465경기 462골 경기당 0.993골
호날두 : 2009년 8월~2018년 3월 10년 429경기 433골 경기당 1.009골

▶‘신계’에 도전했던 선수들 : 팔카오, 즐라탄

제우스에 도전했던 프로메테우스, 포세이돈에 도전했던 두 아들 오토스와 에피알테스처럼 메시-호날두가 지배한 신계 10년간 도전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신계에 도전한 선수는 라다멜 팔카오였다. 2010~2011시즌 포르투갈 리그에서 42경기 38골로 예열을 한 팔카오는 2시즌간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50경기 36골, 41경기 34골로 경기당 0.77골로 신계에 도전하나 했다. 하지만 2013~2014시즌 AS모나코 이적 후 2년간 22경기(13골) 출전에 그치며 부상에 신음하며 신계에 오르지 못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역시 신계에 도전했다. 2011~2012시즌 AC밀란에서 44경기 35골로 처음으로 신계에 근접하더니 파리 생제르망에서 뛴 4시즌간 180경기 156골로 5시즌간 도합 224경기 191골 경기당 0.851골을 기록했었다. 기록만 보면 신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유럽 5대리그라고 해도 5위인 프랑스리그에서 기록한 성적이기에 다소 평가절하 되기도 했다. 이후 즐라탄은 잉글랜드 이적과 부상, 그리고 올해로 37세인 나이로 인해 신계에 완전히 오르진 못했다.

팔카오 : AT마드리드 2년 91경기 70골 경기당 0.77골
즐라탄 : AC밀란+파리 생제르망 2011년 8월~2016년 6월 5시즌 224경기 191골 경기당 0.851골

수아레즈(왼쪽)와 네이마르. ⓒAFPBBNews = News1
▶신계에 도전 중인 선수들 : 수아레즈, 네이마르, 케인, 살라

그렇다면 현재 신계에 도전하고 있는 선수는 누가 있을까. 지속적으로 도전 중인 선수는 역시 루이스 수아레즈와 네이마르다. 메시와 팀동료인 수아레즈는 리버풀에서 뛰던 2012~2013시즌부터 현재까지 268경기 206골 경기당 0.768골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바르셀로나에서 2015~2016시즌 53경기 59골로 완전히 신계에 오르나 했지만 이후 이 임팩트를 이어가지 못했다.

세계 이적료 1위이자 연봉 1위인 네이마르는 2014~2015시즌부터 3시즌간 바르셀로나에서 145경기 90골, 올시즌 프랑스 파리 생제르망에서 30경기 28골을 기록 중이다. 도합 175경기 118골, 경기당 0.674골. 그 역시 신계에 오를 선수 후보임이 분명하지만 프랑스 리그 이적으로 인해 다소 가치가 퇴색된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호날두, 메시가 없는 EPL에 존재한다. 토트넘의 해리 케인은 지난 시즌 38경기 35골을 넣더니 올 시즌 역시 39경기 35골로 변함없는 득점포를 기록 중이다. 경기당 0.909골. 일단 2시즌째 경기당 한골에 근접한 활약을 하고 있기에 조금만 더 꾸준하다면 신계에 도전할 1순위로 여겨진다.

그리고 올시즌 완벽하게 전환기를 맞이해 아프리카 최고의 선수로 군림 중인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를 빼놓을 수 없다. 올시즌 40경기 36골로 몰아치고 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활약이다. AS로마에서 지난 2시즌간 83경기 34골로 ‘뛰어난 활약’은 했었던 살라가 급작스럽게 신계까지 오를 것이라곤 살라 본인도 생각못했을 터. 경기당 0.9골을 기록 중인 살라는 올 시즌 유럽 최고의 발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케인과 살라. ⓒAFPBBNews = News1
수아레즈 : 리버풀+바르셀로나 2012년 7월~2018년 현재 268경기 206골 경기당 0.768골
네이마르 : 바르셀로나+PSG 2014년 7월~2018년 현재 175경기 118골 경기당 0.674골
해리케인 : 2016년 7월~2018년 현재 74경기 70골 경기당 0.909골
살라 : 2017~2018시즌 현재 40경기 36골 경기당 0.9골

결국 수아레즈는 평균 0.77골에 달하는 득점력에도 최소 경기당 0.1골 이상은 더 추가할 수 있는 더 폭발적인 득점력, 네이마르는 프랑스 리그에 있다는 단점을 최소화할 더 압도적인 득점력, 케인과 살라는 현재의 활약을 더 이어갈 수 있는 지속성이 뒷받침 될 때 메시-호날두가 10년간 지배 중인 신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물론 수상 경력도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결국 서서히 나이 먹어가는 메시와 호날두를 넘어야만 수상 경력을 쌓을 수 있다.

즉 살라나 케인이 보이고 있는 최근의 활약을 10년간 지속했기에 감히 ‘신계’라는 말이 메시나 호날두에게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이다. 새삼 메시와 호날두의 위엄을 느낄 수밖에 없다.

ⓒAFPBBNews = News1
-이재호의 스탯볼 :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을 분석한 칼럼입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