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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철저히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는 역시 ‘피겨 여왕’ 김연아였다.

김연아는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그리스에서 출발한 올림픽 성화는 11월1일 한국 도착 후 101일 동안 전국 17개 시도, 7500명의 주자들과 2018km에 달하는 여정을 달려왔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대미를 장식할 개회식 최종 성화봉송 주자를 철저히 베일 속에 가려온 가운데 결국 김연아가 그 주인공으로 드러났다.

사실 예상된 부분이기도 하다. 남북 단일팀을 결성한 여자 아이스하키 팀 역시 유력한 후보 중 하나였지만 강원도청이 9일 오전까지 SNS를 통해 개회식 성화 점화자 예상 이벤트를 펼친 결과 김연아는 전체의 90% 이상에게 마지막 성화 점화자로 예측됐다.

김연아는 지난 2009년 3월 ISU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 고지를 돌파했으며,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서는 무려 228.56점을 기록해 한국 사상 첫 피겨 금메달리스트로 등록됐다. 소치 올림픽에서는 석연찮은 판정으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지만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3위 내에 입상하는 올포디움을 달성하는 등 피겨 역사를 새롭게 뒤바꿨다.

이미 김연아는 지난 2017년 11월 그리스에서 직접 성화를 가지고 온 인물이기도 하다. 반면 올림픽 홍보대사인 김연아가 한국에서는 지금껏 성화봉송에 참가하지 않은 것도 일종의 복선과도 같았다. 외신조차도 ‘김연아가 마지막 주자가 아니라면 그것이 놀라운 일’이라고 언급할 만큼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김연아의 성화 점화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나 다름없었다.

당초 경기장 안으로 성화를 들고 들어온 이는 쇼트트랙의 영웅 전이경이었다. 그러나 전이경이 최종 주자는 아니었다. 전이경으로부터 골프 여제 박인비가 성화를 이어받았고, 이는 안정환을 거쳐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선봉장이자 1996년생 동갑내기 박종아와 정수현에게 이어졌다.

박종아, 정수현이 남과 북의 함께 올라가는 계단을 통해 성화대 앞까지 힘차게 뛰어간 순간 마침내 피겨 여왕이 어둠 속에서 귀환을 알렸다. 성화대 앞에 등장한 김연아는 우아한 몸짓으로 피겨 스케이팅 연기를 펼친 뒤 성화를 이어받았고, 얼음 모형에 점화를 한 순간 링이 솟아올라 달항아리에 성화가 마침내 밝게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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