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무3패로 결국 원정 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럼에도 최종전에서 ‘라이벌’ 이란의 도움 덕에 원정 무승의 기록에도 월드컵 직행 티켓을 따냈다.

가장 최약체인 아시아에서, 원정 경기 승리도 못하고 이란의 도움 덕에 월드컵 진출을 ‘당한’ 한국축구의 현실은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기쁨만 누리기엔 안타깝고 부끄럽다.

신태용호는 6일 0시(이하 한국시각) 우즈벡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0차전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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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같은 시각 열린 이란과 시라의 경기에서 이란이 2-2 무승부를 거두며 한국은 승점 15점으로 조 2위를 유지하며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의 대업을 이뤄냈다.

그러나 이 월드컵 직행은 부끄러움이 많이 남는 결과다. 한국은 시리아와 우즈벡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둔 것을 제외하곤 원정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시리아는 진짜 홈경기가 아닌 국가 사정으로 제 3국에서 경기를 했음을 감안하면 더 부끄러운 결과다.

결국 한국은 아시아 최종예선 10경기 중 원정 경기 5경기에서 2무 3패 무승임에도 월드컵에 진출하게 됐다.

월드컵 진출은 최종전 이란의 도움이 컸다. 져도 그만이었던 이란이 굳이 홈에서 시리아에게 2-2 무승부를 거둬주면서 한국은 무승부에도 2위, 져도 3위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란이 행여 전반 13분 선제 실점을 한 후 승리 의지를 잃었다면 한국은 반드시 승리해야했고 무승부의 경우 3위로 10월 플레이오프 걱정을 해야할 수도 있었다. 그토록 싫어하던 이란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월드컵 진출을 ‘한’것이 아니라 ‘당한’것이 아니냐는 한탄 섞인 말을 한다. 그런 말을 들어도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한국은 원정 무승이라는 부끄러운 성적으로 월드컵을 나갔다.

월드컵은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한다는 32개국이 모여 펼치는 경기다. 러시아에서 열리기에 당연히 원정 경기다. 물론 러시아를 제외한 다른 팀들도 원정경기지만 월드컵 대륙별 예선에서 가장 최약체로 손꼽히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원정 경기에서 이기지 못한 팀이 과연 모든 경기가 원정인 월드컵 본선에서 호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확률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분명 한국의 9회연속 월드컵 진출은 역사이며 축하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 있는 원정 무승과 B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A조에서도 상대의 도움 덕에 월드컵에 진출한 것은 분명 반성이 필요한 한국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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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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