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딱 한경기 남았다. 누구보다 뜨거웠던 류현진의 8월은 이제 31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원정경기를 끝으로 막이 내리게 된다.

류현진의 8월 평균자책점은 1.57. 이는 그동안 이달의 투수상을 받았던 선수들의 기록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과연 류현진이 개인 최초이자 1998년 7월 박찬호(당시 LA다저스)가 이달의 투수상을 받은 이후 무려 19년만에 한국 선수의 수상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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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31일 오전 10시 40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리는 2017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류현진은 8월 7일 뉴욕 메츠 원정 7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13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홈경기 5이닝 3실점, 20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원정 5이닝 무실점,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 원정 6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총 4경기 23이닝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57.

▶이달의 투수상, 어느 정도 잘해야하나

이달의 투수상은 4,5,6,7,8,9월 총 6번 각리그에서 해당월에 최고 활약을 보인 투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지난 4월에는 피츠버그의 이반 노바가 받았는데 당시 5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1.50에 22탈삼진을 기록했다. 5월에는 LA다저스의 알렉스 우드가 5경기 5승 평균자책점 1.27 41탈삼진의 엄청난 투구를 했다. 6월은 워싱턴 내셔널스의 맥스 셔저가 5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0.99에 무려 51탈삼진을 잡아냈다. 7월에는 류현진의 경쟁자인 리치 힐이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45를 기록하며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바 있다.

이정도라면 현재 4경기 23이닝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57 19탈삼진인 류현진이 애리조나전 호투를 펼친다면 못 노릴 산도 아니다. 만약 류현진이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다면 8월 평균자책점은 1.24로, 7이닝 무실점이라면 1.20까지 내려갈 수 있다.

▶만만치 않은 경쟁자 : 지오 곤잘레스, 제이크 아리에타

일단 류현진이 내셔널리그에서 얼마나 뛰어난지가 가장 중요하다. 평균자책점 1.57은 29일까지 8월동안 20이닝 이상을 던진 내셔널리그 투수 64명 중 4번째로 좋은 성적. 1할8푼1리의 피안타율도 1점대 평균자책점인 선수 중에 가장 좋다.

그러나 경쟁자 한 두명이 만만치 않다. 워싱턴의 좌완 지오 곤잘레스가 일단 앞서있다. 곤잘레스는 4경기에서 26.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03으로 엄청난 활약 중이다. 고작 5개의 볼넷만 내준 것도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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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제이크 아리에타 역시 무섭다. 2015 사이영상 수상자인 아리에타는 전반기만 해도 평균자책점 4.38로 부진했지만 후반기에 1.78로 반전에 성공했다. 8월에는 이미 5경기에 나와 31.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44로 훌륭하다.

두 선수 모두 한번의 등판이 더 남았기에 만약 이들이 잘 던진다면 류현진의 이달의 선수상 도전은 류현진이 호투해도 힘들다. 하지만 이들이 부진할 때 류현진이 활약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물론 류현진의 경우 4경기에서 고작 23이닝만 소화했다는 점에서 이닝 소화력에서 마이너스가 있다. 하지만 투수로서는 치명적이었던 어깨부상을 당했던 선수라는 점과 다저스의 무서운 상승세의 요인이라는 팀 가산점 등이 더해질 가능성도 있다.

▶19년만에 이달의 선수상 가능할까

메이저리그는 매달 이달의 선수상, 이달의 투수상, 이달의 신인상을 시상한다.

한국선수가 이 상을 받은 것은 1998년 7월 이달의 투수상을 받은 박찬호(당시 LA다저스)였다. 당시 박찬호는 6경기에서 4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1.05를 기록하는 엄청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당시가 스테로이드 시대였음을 감안하면 새삼 놀라운 성적이다.

이후 2003년 4월 최희섭이 '이달의 신인상'을 받았고 2008년 9월에는 추신수(당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한국인 타자 최초의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쥔 바 있다. 이후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2015년 7월 이달의 신인상을, 2015년 9월에는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쥔 바 있다. 추신수가 유일하게 2번의 이달의 선수상을 따낸 주인공이다.

만약 류현진이 이번에 이달의 투수상을 따낼 수 있게 된다면 1998년 7월 이후 무려 19년만이 된다. LA다저스 후배이자 박찬호 이후 가장 위협적인 한국 선발투수인 류현진의 이달의 투수상 도전은 31일 애리조나전 활약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998년 7월 이달의 투수상을 따낼 당시의 박찬호 모습. ⓒAFPBBNews = News1
-이재호의 스탯볼 :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을 분석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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