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믿었던 오승환마저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마무리 투수가 시즌아웃을 당했지만 보직은 그대로며 스스로 더 부진하다.

이미 김현수, 황재균 등의 국내 복귀설이 솔솔 불어오는 상황에서 오승환은 물론 아직 2년 계약이 남았지만 계약해지 가능성이 있는 박병호까지 지난해 8명까지도 동시에 뛰었던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숫자가 내년 확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AFPBBNews = News1
▶믿었던 오승환의 부진… ML 제안이 만족스러울까

지난 시즌 오승환은 12경기 연속 무실점 등을 포함해 패전처리에서 마무리 투수로 보직이 급상승했다. 한국 불펜 투수 역대 최고 fWAR(대체선수이상의 승수)였던 2002년 김병현의 2.5를 넘어 2.6을 기록한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올 시즌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불펜 투수로서 활약하고 있다. 28일(이하 한국시각) 경기에서는 단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강판됐다.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은 후 우타자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다음타자가 좌타자이자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좌타자에게 약한(피안타율 0.347 피장타율 0.636) 오승환을 그대로 교체했다.

불펜투수로서 평균자책점 3.83은 지극히 평범한 수준이며 fWAR도 0.4로 규정이닝 이상 나온 161명중 95위다. 오승환의 나이가 올해 만 35세임을 감안할 때 메이저리그에서 오승환의 노쇠화가 시작됐다고 여긴다면 과연 내년 시즌에도 오승환이 만족할 수준의 금액을 제시할지 의문이다.

국내에 온다면 4년 100억원가량은 보장되고, 일본을 가도 연봉 30억원 수준은 가능한 오승환의 위상을 볼 때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총액 60억원가량(500만달러)밖에 못 받았던 그가 또 경제적인 부분에 손해를 지면서 메이저리그에 있을지 알 수 없다.

ⓒAFPBBNews = News1
▶김현수·황재균, 내년 25인 로스터 보장도 힘들다

김현수와 황재균의 경우 냉정한 현실과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결코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현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아니었다면 과연 현재까지도 메이저리그에 뛸 수 있을지 의문인 성적이며(타율 0.221, 출루율 0.299 장타율 0.267 WAR -0.9) 황재균은 메이저리그에서 고작 18경기 뛰었고 타율은 1할5푼7리였다.

물론 9월 한달동안 극적인 반전을 보여준다면 입지에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만약 큰 반전이 없다면 올 시즌을 끝으로 두 선수 모두 FA시장에 나가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를 보장받는 메이저리그 계약을 받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당연히 연봉 역시 최대 200만달러를 넘긴 힘든 계약이 될 것이며 이는 곧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하게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을 위한 경쟁을 해야 함을 뜻한다.

내년이면 만 31세인 황재균, 만 30세인 김현수의 나이를 고려하면 국내 복귀시 최소 4년 100억원을 받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렇다면 과연 메이저리그 보장도 못 받는 적은 금액의 계약보다 국내에서 거액의 안정적인 계약 중 무엇을 택할지는 두 선수의 선택이다. 이미 메이저리그 경험을 해봤다는 ‘위안’까지 있다면 후자를 택할 가능성이 높은 현실이다.

▶계약기간 2년 남은 박병호, 니시오카·윤석민 사례 있다

박병호는 계약상 국내 복귀는 불가능하다. 2016시즌을 앞두고 미네소타 트윈스와 4년계약(1200만달러)을 맺었기 때문. 계약기간이 끝나는 2020년이 아니면 국내에 돌아올 일은 없다.

그럼에도 박병호의 국내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은 박병호처럼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복귀한 사례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2011시즌을 앞두고 미네소타는 포스팅 비용 500만 달러에 3년 900만 달러로 일본 유격수 니시오카 츠요시를 계약했다.

하지만 2년간 니시오카는 대실패했고 마이너리그에서도 부진(타율 0.258)했다. 결국 계약기간 1년을 남겼음에도 상호 계약해지를 했고 니시오카는 일본으로 돌아갔다.

팀은 다르지만 같은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윤석민 사례도 있다. 윤석민 역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년 575만달러 계약을 맺었지만 1년간 마이너리그에서도 실패(4승8패 평균자책점 5.74) 후 남은 2년 계약을 상호해지하고 국내로 돌아왔었다.

이미 니시오카와 윤석민의 사례가 있는 상황에서 박병호로서는 마이너리그에 이미 2년이나 있었고 더 있을 이유가 없다는 점, 국내로 돌아온다면 생활적인 안정과 경제적으로도 더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복귀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류현진, 추신수는 확실… 강정호 변수

류현진과 추신수의 경우 소속팀과 계약기간도 남았고 행여 FA라고 할지라도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능력과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로 복귀할 가능성은 아예 없다. 내년 시즌에도 류현진과 추신수를 볼 수 있는 것은 확정적이다.

문제는 강정호다. 미국 비자가 나오지 않고 있는 강정호는 일단 피츠버그 파이리츠 측에서 10월 도미니카 윈터리그 출전을 추진하고 있다.

도미니카 윈터리그를 뛴다고 해도 내년에 미국 취업비자가 나온다는 확신이 없다. 내년이면 계약 마지막해인 강정호 입장에서는 비자 발급 여부에 따라 메이저리그냐 아니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느냐의 갈림길에 있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왔다갔다 하고 있는 최지만의 경우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기에 2년 유예 규정으로 당장 국내복귀가 불가능하다.

결국 한때 8명까지도 됐던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내년이면 류현진과 추신수를 제외하곤 아예 전멸할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은 남은 한달여동안 반전을 일으켜 내년에도 메이저리그 잔류를 할 수 있을까. 큰 무대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을 보고 싶은 팬들의 바램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이재호의 스탯볼 :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을 분석한 칼럼입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