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14일(이하 한국시각) 경기에서 무려 일주일만에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4타수 무안타. 2할9리의 타율로 이제 2할 타율을 지키는 것조차 버거워 보인다.

김현수(29·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14일 현재 fWAR(대체선수이상의 승수)에서 마이너스 0.7을 기록한 김현수는 160타석 이상 들어선 메이저리그 전체 334명의 선수 중 뒤에서 14등인 321위의 WAR을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활약이 나쁜 선수라고 봐도 무방한 김현수에게 한 달 반 남은 시즌동안 반전은 가능할까.

ⓒAFPBBNews = News1
이제 메이저리그 시즌도 한 달 반 밖에 남지 않았다. 김현수의 소속팀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115경기를 마쳐 남은 경기는 고작 47게임 뿐이다. 어쩌면 이 47경기는 김현수에게 있어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2016시즌 앞두고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 700만달러 계약을 맺은 김현수는 올시즌이면 계약이 만료된다. 현재의 모습으로 메이저리그 FA시장에서 원하는 계약을 받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당장 1년 350만달러 이상의 계약을 받아내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며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를 보장해줄 팀은 전무하다. 기록이 말해준다.

14일까지 김현수는 fWAR에서 -0.7을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160타석이상 들어선 334명 중 321위일 정도로 좋지 못하다.

김현수보다 WAR이 떨어지는 13명의 선수 면면을 보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카를로스 곤잘레스(98경기 타율 0.232 출루율 0.298)와 지명타자로 108경기에서 출루율이 2할7푼6리에 그치고 있는 알버트 푸홀스(WAR -1.4), 39세 시즌인 빅터 마르티네즈(98경기 타율 0.253), 부상과 부진에 빠져있는 LA다저스 1루수 아드리안 곤잘레스(출루율 0.304) 등 먹튀선수들이 많다.

이렇게만 보면 김현수의 -0.7 WAR은 그리 나쁘지 않지만 이들은 거의 노장이라는 점에서 선수로서 한창 전성기 나이인 29세 시즌인 김현수와는 다르다.

김현수는 조정득점생산률(wRC+)에서 조차 100이 평균인데 51이다. 이는 334명의 선수 중 뒤에서 12번째인 323위. 김현수의 문제는 주루나 수비에서 큰 도움이 안 되는 상황에서 오로지 타격으로만 보여줘야 하는 선수가 타격 조차 되지 않으면서 일어나고 있다.

시즌 중 마이너리그에서 차라리 타격감을 찾고 복귀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타격감이 무너져있고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었다면 마이너리그에서 뛰었어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필라델피아 이적은 김현수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김현수는 도리어 필라델피아에서 더 부진하다(볼티모어 타율 0.232, 필라델피아 0.087). 환경 변화도 김현수에게 반전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AFPBBNews = News1
필라델피아는 리빌딩 중인 팀으로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는 팀이다. 이 덕분에 고작 23세의 좌익수 닉 윌리엄스가 재능을 뽐내고 있고(36경기 타율 0.293 장타율 0.511), 우익수의 애런 알테어도 역시 26세의 나이에 드디어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고 있다(87경기 타율 0.285 장타율 0.536).

김현수가 좌익수에 많이 봐줘도 우익수밖에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필라델피아가 잘하는 유망주를 제외하고 올 시즌이면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김현수를 선발로 내세울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볼티모어 시절에는 지명타자로나마 기회가 있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대타나 주전 휴식이 아닌 이상 출전 기회가 없는 김현수가 남은 한 달반 47경기에서 반전을 꾀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행여 김현수가 갑자기 타격감이 올라와도 잘하는 유망주의 출전기회를 줄여 김현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상상하기 힘들다.

필라델피아는 아무리 잘해도 지구 꼴찌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현재 지구 꼴찌, 4위와 9경기차). 차라리 꼴찌를 해서 상위 드래프트픽을 받는 것이 필라델피아가 진짜 바라는 속내일지도 모른다.

지역매체 스포츠토크필리를 운영하고 있는 프랭크 클로제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필라델피아 로스터에서 왜 김현수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를 데리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혹평한 것은 냉정하지만 현실이다. 올시즌 보여준 김현수의 모습을 보면 차라리 남은 기간동안 방출 당하지 않을지 고민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만약 더 이상의 반전 없이 끝낼 경우 기회가 꽤 주어졌음에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활약도가 낮은 타자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김현수다. 분명 김현수는 이런 실력의 선수가 아니다.

하지만 마음의 문제와 함께 ‘마이너리그 거부권의 역설’로 인한 경기감각 부족 등의 문제가 겹치며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채 메이저리그 생활이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이재호의 스탯볼 :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을 분석한 칼럼입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