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승우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한국축구의 발전, 성공을 위해서라도 이승우같은 인재는 꽃을 피워야한다. 그렇기에 이제 막 20세를 지나고 있는 어린 재능의 성공을 많은 이들이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승우의 미래는 불투명하며 자의든 타의든 목표했던 스무살의 모습과는 분명 동떨어져있다. 이것이 과연 이승우의 만의 잘못일까. 물론 그럴지도 모른다. 이승우가 조금 더 노력했다면 자신이 그린 스무살과 일치하는 현재를 가졌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결과에 단 하나의 원인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승우가 20세가 되기 전까지 미성년자였기에 그의 미래를 결정내려주는 사람들은 다른 어른들이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 어른들은 한번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약 3년간의 출전정지 기간(2013~2015년) 때 바르셀로나 잔류를 택한 것. 이로 인해 이승우는 성인이 되기 직전 가장 중요한 시기에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또한 기량 향상에 실패하며 2017년 7월 현재, 스페인 2부리그 소속인 바르셀로나 B(2군)에서도 뛰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그리고 지금 이승우는 또 다른 선택을 앞두고 있고 좋게 보면 승부수, 나쁘게 보면 불성실한 카드를 던졌다. 바로 바르셀로나 B의 소집 요구에 불응하고 훈련 불참한 것. 바르셀로나 측에 출전시간과 재계약을 요구하는 움직임이자 여차하면 뛸 수 있는 다른 팀으로 옮기겠다는 항의의 표시다.

과연 이 선택은 옳은 선택일까. 훈련불참이라는 극단적 강수를 던진 이승우는 이번만큼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내리는 사람들의 선택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을까.

지난 6월말 스페인으로 출국한 이승우는 현재 스페인에 머물고 있지만 바르셀로나 B의 훈련에는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내년 6월 계약만료를 앞두고 출전기회 보장과 더 나은 조건의 재계약을 하거나 이적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

바르셀로나B가 2부리그로 승격하면서 EU국적이 아닌 선수는 2명 밖에 보유하지 못한다. 브라질 출신의 윙어 비치뉴와 수비수 마를론이 이 2명의 쿼터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기에 이승우로서는 뛰기 위해서는 이적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래대로라면 이승우가 두 명밖에 없다 할지라도 외국인 선수 쿼터에 못 들어갈 정도는 아니다. 한때 바르셀로나 유스 최고의 유망주에 외신 선정 세계 10대 유망주 등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인정받았기 때문. 바르셀로나 내부에서도 이승우를 최고로 인정했었다.

하지만 2013년 2월 FIFA는 바르셀로나가 ‘18세 미만의 선수에 대한 해외이적 금지’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해당 선수에 대해 18세 전까지 경기 출전을 막았다. 이로 인해 무려 3년의 시간을 이승우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채 훈련만 해왔고 기량 향상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승우가 아무리 바르셀로나 소속이더라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의미가 없으니 한국으로 돌아오거나 다른 곳에서 뛰는 곳이 낫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승우 측은 잔류 결정을 내렸다.

스포츠한국 DB
이 선택은 독이었다. 3년간 경기에 나오지 못한 이승우는 징계 해제 이후에도 바르셀로나의 유소년팀인 후베닐A에서도 확고한 주전을 못 꿰찰 정도로 성장이 더뎠다.

스페인 2부리그의 바르셀로나 B팀에서 이승우를 외국인 쿼터에 넣는데 확신하지 못할 정도로 이승우는 성장에 실패한 것이다. 같은 나이대에 박지성이 A매치만 10경기 이상을 뛰고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누적 10골을 넣고 이동국은 이미 월드컵까지 나갔던 시기에 말이다.

이승우를 옹호하는 측마저 ‘3년의 공백이 없었다면 현재 더 나은 실력이었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역으로 생각하면 3년의 공백이 그만큼 치명적이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승우 축구 인생에 중요한 갈림길이었던 2013년 2월 잔류 결정은 잘못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성인 축구 선수로 거듭나려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선택이 필요하다. 이승우가 일차적으로 내린 선택은 훈련 불참으로 바르셀로나 측에 항의하는 것이다.

과연 이 선택이 옳을까. 한 유명 선수는 "선수생활을 하다보니 선수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위에서 조언해주고 선택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누구냐도 중요하더라"라고 했다.

이미 이승우 주위에는 잘못된 선택을 유도하는 이들이 많다. 단적으로 이승우가 최근 SNS를 통해 특정 언론사의 기사를 대놓고 비난한 일이 있었다.

물론 그 기사가 옳든 틀리든 개인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론사와 등을 질 정도로 강한 어조로 비난하는 것은 주위에서 조절해 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일은 벌어졌고 수습하기에는 늦었었다.

또한 이승우 측은 ‘현재 유럽 유수 클럽의 제의를 받고 있다’고 홍보 중이지만 많은 팀의 제의가 들어오는 것보다 한 가지 제의라도 1군 출전시간을 확실하게 보장하고 선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승우는 정말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다. 이제 성인 축구로 나아가야할 수밖에 없는 시기며 좋은 클럽을 선택해 자신의 성장을 도와주면서도 실전 경기에 투입돼 실력 향상을 도모해야한다.

이럴 때 선택을 잘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따라 향후 이승우의 축구인생이 걸려있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