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슈어저.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디펜딩 챔피언’ LA 다저스의 지난 승리에 가려져 있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다저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5로 패배했다.

다저스는 9회말 에디 로사리오에게 통한의 끝내기 안타를 허용했다. 두 경기 연속 충격적인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0승 2패 열세에 몰린 다저스다.

다저스의 이날 패배가 특히 아프게 다가온 이유는 명실상부 ‘에이스’ 맥스 슈어저(37)를 내세웠음에도 승리를 수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슈어저는 이날 4.1이닝 2실점 4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을 기록했다. 3회까지 큰 위기 없이 마운드를 지켰지만, 4회 작 피더슨에게 허용한 비거리 454피트(약 138m) 대형 홈런 하나가 아프게 다가왔다. 아쉬움이 남는 실점이지만 평상시의 슈어저 컨디션이라면 문제없이 투구를 지속할 수 있는 상황임은 분명해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5회말, 선두타자 댄스비 스완슨에게 안타를 내주고 투수 타석에 대타로 등장한 올란도 아르시아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직후 슈어저는 마운드를 내려왔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왔고 슈어저도 별다른 말 없이 순순히 공을 알렉스 베시아에게 넘겼다. 이날 슈어저의 투구수는 79개였다.

경기 후 슈어저가 이르게 경기를 마친 이유가 공개됐다. 슈어저는 미국 현지 매체 다저블루와의 인터뷰에서 “내 팔은 죽어있었다(‘My arm was dead’)”라고 말하며 “여전히 피로가 쌓여있음을 워밍업 단계에서 알아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은 슈어저의 포스트시즌 4번째 등판이었다. 지난 7일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10일 정도의 기간에 총 296개의 공을 던졌다.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디비전시리즈 최종전에선 첫 세이브까지 기록할 정도로 투혼을 발휘했던 슈어저다. 상위 시리즈 진출을 위해 내밀었던 승부수의 어쩔 수 없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

이어 슈어저는 “위험한 신호를 나타내는 부상 같은 것은 아니다. 단순히 지쳐있는 것”이라며 부상 가능성은 배제시켰다. "95~100개의 투구수는 불가능했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것이)그보다 더욱 이른 시점일 것을 알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왼쪽)과 슈어저. ⓒAFPBBNews = News1
로버츠 감독 또한 “4회 이후 슈어저가 (피로를) 느끼기 시작했다”라며 “그가 내게 공을 건낼 때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았다’라고 말했다. 그것이 우리가 선수에게 바라는 것”이라며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최선을 다한 슈어저를 치켜세웠다.

내리 2경기를 내주며 월드시리즈 2연속 우승이라는 목표가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 다저스다. 시리즈를 장기전으로 이끌어가 역전을 노리기 위해선 ‘에이스’의 무게감이 필수적이다. 앞으로 슈어저의 컨디션 회복이 다저스 반격의 중요한 열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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