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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정말 운명의 장난과도 같았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입장에서는 최대 위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입장에서는 반드시 타점을 내줘야하는 상황. 누구도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 다리에서의 혈투는 결국 김하성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끝났고 이 승부에서 패한 김광현은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김광현은 17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8시 8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등판해 3.1이닝동안 71구를 던져 4실점 3피안타 3볼넷 3탈삼진의 부진한 투구를 했다.

샌디에이고 7번 유격수로 나온 김하성은 5회초까지 1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한 상황이다.

두 선수는 이날 두 번의 맞대결을 펼쳤다. 3회말 김하성이 선두타자로 나오며 첫 맞대결을 펼쳤고 이때는 무려 8구 승부까지 했다. 파울만 무려 4번을 만들며 김광현의 공을 커트해냈다. 하지만 8구째 공을 김광현이 바깥쪽 높은 곳에 던졌고 김하성은 이 공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두 번째 맞대결이 진짜였다. 김광현은 김하성을 만나기 직전 수비실책-병살타 무산 이후 볼넷-안타-밀어내기 볼넷으로 정말 힘겨운 4회를 보내고 있었다. 1실점 한 상황이며 그래도 2-1로 앞선 상황에서 1사 만루에서 김하성을 만나 어떻게든 동점을 내주지 말아야했다.

반면 김하성 입장에서는 팀의 절호의 동점 기회를 어떻게든 점수로 연결해야했다. 이 기회를 놓치면 가뜩이나 2할도 되지 않는 타율을 치고 있는 자신에겐 매우 좋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둘다 물러설 수 없었다.

이 승부는 결국 또 다시 풀카운트까지 갔고 결국 6구가 김하성의 몸쪽 깊숙한 곳으로 가 볼이 되며 김하성의 밀어내기 볼넷 승리로 끝났다. 샌디에이고는 동점에 성공했고 세인트루이스는 흔들리는 김광현을 더 마운드에 둘 수 없었다.

결국 김하성이 김광현을 마운드에서 내리게 됐다. 정말 운명의 장난 같았던 한국인 투타 맞대결이었고 이날 경기 초반의 명장면이었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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