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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회 2실점을 제외하곤 정말 완벽했다. 2회를 제외하고 1,3,4,5,6회까지 5이닝동안 고작 1피안타만 허용했을 뿐.

하지만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7회 시작과 동시에 연속안타를 맞는다. 그러나 이미 80구가까이 된 상황에서도 류현진은 끝내 무사 1,2루의 7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낸다.

류현진이 왜 ‘에이스 오브 에이스’인지 명확히 알 수 있던 7회였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경기에서 7이닝동안 90구를 던져 2실점 7피안타(1피홈런) 무볼넷 7탈삼진 투구를 했다. 토론토는 1-2로 패해 류현진은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2회가 참 아쉬웠다. 1회를 세타자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날 경기 컨디션이 매우 좋음을 내보였기에 더욱 아쉬웠던 것. 흥분했는지 류현진은 2회 선두타자 닉 소락에게 포수는 몸쪽으로 붙어앉았지만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로 홈런을 줬고 이후 급격히 흔들리며 추가실점까지 했다.

그러나 그 2회를 제외하고 6회까지 1,3,4,5,6회 총 5이닝동안 고작 1안타만 허용했을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투구수관리도 잘돼 7회는 물론 8회까지도 던져볼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7회 대위기를 맞는다. 7회 시작과 동시에 연속안타를 허용한 것. 단숨에 무사 1,2루 위기가 됐고 가뜩이나 1점도 내지 못하고 있는 토론토 타선에 추가 실점이 나올 경우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스코어가 될 것처럼 보였다.

무사 1,2루에서 레오디 타바레스와의 승부에서 초구를 기습번트를 댔을때도 가슴이 철렁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1루수인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곧바로 3루로 던졌지만 원심이 세이프가 나오며 비디오 체크에 들어갔다. 만약 이대로 원심이 유지되면 무사 만루라는 최악의 위기에 몰릴 수 있었다. 그나마 비디오 판독을 통해 아웃이 나오며 2회 실점 당시 결정적 실수를 했던 게레로 주니어의 수비가 상쇄됐다.

1사 1,2루 상황에서 류현진은 이날 자신을 상대로 2타수 2안타를 쳤던 찰리 컬버슨을 상대로 6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다. 이날 가장 류현진의 공을 잘 공략하던 컬버슨이었기에 매우 힘든 승부였지만 류현진은 결정적 승부에서는 1사 1,2루에서 가장 필요한 삼진을 만든다.

결국 마지막 타자가 된 이시아 카이너-파레파와의 승부는 3루 땅볼로 만들며 끝내 무사 1,2루 위기에서 실점하지 않은 류현진은 7회에만 18구를 던지며 이날 경기 한이닝 최다투구를 했다.

7회까지 온 상황이면 선발투수가 한계상황에 도달한 것은 자명하다. 이럴 때 아웃카운트 하나 못잡고 시작과 동시에 연속 안타를 맞으면 웬만한 투수들이면 무너질법도 하다. 류현진도 그랬다. 그랬기에 타바레스가 초구부터 기습번트를 대 류현진을 완전히 무너뜨리려 하기도 했다.

다행히 게레로 주니어의 빠른 판단 덕에 비디오 판독으로 3루 포스아웃을 잡아내며 아웃카운트 하나를 번 류현진은 이날 경기 가장 결정적인 승부라 할 수 있는 2안타를 때린 컬버슨과의 상대에서 삼진을 잡아내며 9부능선을 넘었다. 이미 3번이나 상대해 안타하나 1루도 못밟게한 카이너-파레파는 류현진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웬만한 투수들이면 무너질법도 한 7회 시작과 동시에 연속안타. 여기에 이후 타자가 이날 자신을 상대로 가장 완벽하게 공략하던 상대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가장 필요한 삼진을 잡아냈고 끝내 무실점으로 막았다.

가뜩이나 토론토 타선은 류현진이 마지막으로 던진 7회말까지 단 1점의 득점지원도 못해주던 상황이다보니 류현진의 부담감이 더 커졌던 상황임에도 정말 에이스답게 버티고 버텨줬다.

웬만한 투수, 아니 ‘에이스’라고 분류되는 선수들마저도 버티기 힘든 7회의 상황에서 끝내 무실점으로 버텨낸 류현진의 모습은 왜 그가 2시즌 연속 사이영상 포디움(2019년 2위, 2020년 3위)에 들었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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