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4이닝도 채 막지 못했다.

너무 심하게 흔들렸고 끝내 선발투수로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한채 내려가고 만 트레버 바우어(25·클리블랜드 인디언스)였다. 클리블랜드가 당시 팀의 핵심선수였던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를 트레이드하면서 받아온 유망주였던 바우어는 결국 기대를 모았던 월드시리즈 2차전을 부진은 물론 상대에게 조롱을 당하며 마치고 말았다.

클리블랜드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시카고 컵스와의 2차전 홈경기에서 1-5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클리블랜드는 1차전 6-0으로 이긴 기분좋은 승리 기운을 이어가지 못한채 1승1패로 오는 29일부터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리는 원정 3연전에 임하게 됐다.

트레버 바우어. ⓒAFPBBNews = News1
이날 경기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선발 바우어가 4이닝도 막지 못하고 내려가고 만 것이다. 바우어는 이날 1회부터 단 두 개의 안타에 실점을 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더니 3회초에는 2사를 잡고도 볼넷-안타-적시타로 또 다시 추가실점을 하고 말았다.

결국 4회 선두타자 볼넷 이후 병살타로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음에도 9번타자 에디슨 러셀에게 안타를 맞은 후 결국 잭 맥칼리스터에게 마운드를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3.2이닝 2실점 6피안타 2볼넷의 부진한 투구.

바우어가 5이닝은커녕 4이닝도 막지 못하고 내려가자 클리블랜드는 불펜 소모가 심할 수밖에 없었고(6명 투입) 결국 이후 불펜투수들도 줄줄이 점수를 내주며 1-5로 패했다.

바우어는 클리블랜드가 2012시즌 종료 후 팀의 핵심선수였던 추신수를 트레이드하며 얻어온 메인 카드였다. 2011년 드래프트 1라운드 3픽이라는 순위를 보면 알 수 있듯 엄청난 유망주였지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훈련법(롱토스 훈련) 등에 이견 차이를 보였고 결국 애리조나-신시내티 레즈-클리블랜드가 낀 일명 ‘추신수 3각 트레이드’에서 애리조나 측의 핵심선수로 클리블랜드로 넘어가게 됐다.

▶2012년 12월 추신수 3각 트레이드

신시내티 GET : 추신수(OF), 도널드(IF), 350만달러
OUT : 디디 그레고리우스(SS), 드루 스텁스(CF)
클리블랜드 GET : 바우어(SP), 스텁스, 맷 앨버스(RP), 브라이언 쇼(RP)
OUT : 추신수, 도널드, 라스 앤더슨(1B), 토니 십(RP), 350만달러
애리조나 GET : 그레고리우스, 앤더슨, 십
애리조나 OUT : 바우어, 쇼, 앨버스

2012년 클리블랜드 시절의 추신수. ⓒAFPBBNews = News1
당시 이 트레이드의 핵심은 전성기를 구가하던 추신수였고 최고의 유망주 바우어가 그 트레이드에 꼈다는 점, 그리고 지금은 ‘흑인 지터’로 불리고 있는 그레고리우스 등 쟁쟁한 선수들이 많이 껴 주목받았다.

클리블랜드는 트레이드 직후부터 꾸준히 바우어를 육성하며 기회를 줬다. 결국 지난해 11승을 시작으로 올해 12승으로 선발 로테이션의 한축을 담당할 정도로 성장했다. 물론 1라운드 3픽이라는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지만 여전히 25세밖에 되지 않은 어린 나이기에 미래가 기대된다.

하지만 바우어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클리블랜드의 말썽꾸러기가 됐다. 중요했던 지난 18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드론을 고치며 놀다 오른 새끼손가락을 베이는 어이없는 부상을 당한 것. 결국 중요한 3차전에서 1이닝도 채우지 못한 0.2이닝만 던지고 강판됐고 자기 관리 실패로 비난을 받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직접 SNS를 통해 컵스 팬이 자신에게 드론을 보내며 조롱한 사실이 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컵스 팬들은 이미 황당 부상을 당한 바우어를 조롱했고 바우어는 이러한 시선을 날려버릴 투구를 해야 했지만 도리어 4이닝도 막지 못하는 부진을 보이고 말았다.

SNS를 통해 컵스 팬이 자신에게 드론을 보낸사실을 밝힌 바우어. 바우어 트위터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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