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드디어 '거포' 박병호(29·넥센)의 포스팅 승자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미네소타 트윈스가 바로 그 주인공. 하지만 다소 의외다. 주전 1루수가 있는 상황에서 포지션이 겹치는 박병호를 영입했기 때문. 이 때문에 미국 현지에서도 박병호를 영입한 미네소타의 의중에 대해 많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인 CBS스포츠의 맷 스나이더 기자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박병호의 미네소타 행과 동시에 그의 영입이 미네소타에 가져올 영향에 대해 상세히 전했다.  

스나이더 기자는 "박병호 포스팅의 승자가 미네소타가 됐다"며 "이는 좋은 영입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미네소타는 지명타자 자리를 포함해 내야진의 포화상태에 직면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두 시즌 5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던 29세인 박병호는 전성기의 한 가운데에 있다"며 "물론 메이저리그 수준이 KBO리그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올시즌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에 올랐던 강정호보다 더 좋은 힘을 보여줬다. 순수한 힘에 있어서는 의문부호가 전혀 없다"라고 박병호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스나이더 기자는 미네소타가 박병호의 영입을 통해, 내야진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박병호의 영입과 동시에 가장 주목되는 선수인 조 마우어의 존재 때문이다.

포수 출신이던 마우어는 무릎 부상을 막고 타격 능력의 극대화를 위해 지난 2시즌 동안 1루수로 출전했다. 게다가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년간 1억8,400만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선수라 팀을 떠날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다. 박병호의 경쟁자라고 볼 수 있다.

스나이더 기자 역시 마우어의 입지에 주목했다. 그는 "1루수로 전환했던 마우어는 3년 동안 2,300만 달러를 수령하게 된다. 이적은 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사실상 주전급 1루수를 2명이나 보유하게 되는 셈을 강조한 것.

이어 그는 주로 3루수로 출전했던 트레퍼 플루프와 지명타자로 나섰던 미겔 사노가 박병호 영입에 따라 입지 변화가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특히 '유망주'인 미겔 사노의 포지션 변화를 주목했다. 그는 "사노는 비시즌 기간 동안 좌익수 훈련을 받을 것이다. 다만 그가 (좌익수로서) 풀타임 리거가 될 지는 미지수다"라고 전했다.

스나이더 기자는 미네소타가 박병호의 영입으로 인해 내야의 '교통정리'가 불가피해졌다고 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박병호의 영입을 좋은 영입으로 평가했다. 그는 "현재 미네소타에 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말하거나, 박병호와 계약하는 것이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박병호의 영입은) 전력을 보강하고 내야진에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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