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이치 심포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등
▶ 세계적 악단 다수 지휘
▶ 올해 ‘클래식 레볼루션’은 피아졸라와 브람스
▶ “브람스 교향곡은 원숙미의 상징”
▶ “피아졸라, 우울하지만 엔터테인적 요소 강해”
▶ 13~22일까지 롯데콘서트홀
▶ 내년 ‘클래식 레볼루션’은 멘델스존·코른골트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롯데문화재단은 지난해 여름 음악 축제 ‘클래식 레볼루션 2020 베토벤’에 이어, 2021년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작곡가 피아졸라와 생전 수많은 명곡을 남긴 독일의 명 작곡가 브람스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 ‘브람스&피아졸라’를 선보인다.

오는 13일(금)부터 22일(일)까지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클래식 레볼루션은 10일 동안 리사이틀에서부터 실내악, 협주곡, 교향곡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이 음악감독으로 활약한다.

지난 2020년부터 ‘클래식 레볼루션’을 지휘하고 있는 예술감독 크리스토프 포펜(65)은, 전체적으로 균형감과 짜임새있는 프로그래밍을 주도하고 해외에서 활약하는 국내 연주자들의 협연무대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올해에도 크리스토프 포펜은 17일(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과 함께 브람스 교향곡 4번과 바이올린협주곡을 연주하며 지휘자로 무대에 선다. 동시에 페스티벌 기간내내 한국에 체류하면서 단원 및 협연자들과의 긴밀한 교류를 통해 클래식 레볼루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인다.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은,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밤베르크 교향악단,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디트로이트 심포니, 인디애나폴리스 심포니, 빈 교향악단, 뉴 재팬 필하모닉, 싱가포르 심포니 등의 객원 지휘자를 역임했고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선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의 객원 지휘를 맡았다.

포펜은 예술감독으로서 포르투갈의 마르바오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클라라 주미 강, 요르그 비드만, 아우구스틴 아델리크, 하비에르 페리아네스와 같은 솔리스트들의 무대도 일궈냈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뮌헨 국립음대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9년엔 포르투갈 마르바오 국제 음악 아카데미를 설립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크리스토프 포펜이 지난 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클래식 레볼루션 2021’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 때 포펜이 밝힌 내용을 정리해 본다.

“올해 페스티벌은 두 명의 다른 작곡가를 주제로 선정했다.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아르헨티나 작곡가인 3월 11일 생의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작품을 비롯해 페스티벌의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 피아졸라에게 영감을 준 다른 작곡가들의 프로그램들을 포함했다. 모차르트는 물론 이번 공연 프로그램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피아졸라에게 영향을 끼친 바흐와 피아졸라와 동시대를 살았던 작곡가인 히나스테라, 올해 120세가 된 로드리고, 그의 파리 시절에 영향을 준 빼놓을 수 없는 여성 작곡가인 나디아 불랑제에 영향 받았으며, 당대 많은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준 서거 100주년을 맞이한 카미유 생상스의 작품 등이 있다.”

피아졸라와 브람스의 매력 속으로
“피아졸라의 음악은 전반적으로 어둡고 우울(멜랑콜리)하지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악으로 엔터테인적 요소가 강하다. 그와 견줄 수 있는 작곡가로 모두가 인정하는 위대한 낭만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브람스를 선정했다. 브람스는 현재 코로나를 겪고 있는 우리 시대와 잘 결부돼 있는 작곡가다. 교향곡은 조크가 아니라고 브람스가 말했던 것처럼 그는 매우 진지한 사람으로 교향곡 또한 매우 심각하고 심오하다. 매우 어두운 패시지로 심오한 각각의 다른 층들이 내재되어 있음과 동시에 그의 음악은 언제나 희망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것은 늘 정신적으로 영적인 희망과 연결된다. 그의 음악에 깊이 공존하는 이러한 다양한 층위들을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어둡고 힘든 현재의 상황 속에서도 자리하고 있는 희망이 있기에 브람스가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클래식 레볼루션 2021’ 공연의 전반부는 브람스 작품으로, 중후반부는 피아졸라로 구성했다. 페스티벌을 진행할 수 있게 함께 뜻을 모아준 많은 연주자들에게 감사한다.”

“원래 16일(월) 부산시향이 브람스 더블 콘체르토와 교향곡 제2번을 연주할 예정이었지만 아쉽게도 공연을 앞둔지 얼마 안된 마지막 시점에 취소됐다.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할 수 없어 교향곡 제2번을 선보일 수 없게 되었지만, 이 또한 코로나 상황에서의 안타까운 상황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다른 3개의 교향곡과 협주곡들을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 브람스는 실내악 작품을 많이 남겼고 이번 공연에서 체임버 작품들도 또한 선보이는데, 3개의 바이올린 소타나를 토요일에 리사이틀로 그리고 일요일에 3회에 걸쳐 체임버 뮤직 콘서트는 노부스 콰르텟이 3개의 현악4중주를 다 연주하고, 초기 현악6중주, 클라리넷5중주, 피아노 트리오를 연주한다. 초기 브람스와 후기 브람스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을 통해 그가 점차 변화되어 가고 음악적으로 어떻게 연결되며 발전해 나가는지에 대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젊은시절의 브람스가 음악적으로 부드럽고 밝은 측면을 보였다면 후기로 갈수록 진지하지만, 여전히 희망을 바라보고 있는 과정을 담아내고자 했다. 특히 말년의 클라리넷 5중주를 통해 이러한 과정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많은 기대가 된다.”

“17일(화)에 지휘자로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연주가 예정돼 있다. 코리안심포니와는 첫 연주로, 바이올린협주곡과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브람스의 교향곡을 다 지휘해 봤지만 개인적으로 4번은 매우 좋아하는 곡이다. 바이올린협주곡은 매우 중요한 협주곡으로, 나 또한 바이올리니스트로 종종 연주하곤 했는데, 이번에 무대 위에서 지휘자로 선보이게 돼 기쁘고 특히 재능 있고 어린 김동현 바이올리니스트와 연주하게 돼 매우 특별하다. 아마 많은 분들이 많은 수상경력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겠지만 매우 어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로, 미래가 무척 기대되는 촉망 받는 연주자다. 김동현은 현재 뮌헨 음대 제자로 수학 중이다.”

브람스 교향곡은 원숙미의 상징
“브람스의 4개 교향곡은 모두 대작이지만, 특히 마지막 작품 4번은 더욱 원숙하며 완벽한 균형과 상징을 지니고 있다. 작품 안에 내재된 힘이 잘 전달되는 작품이다. 후기의 브람스 작품은 멜랑콜리한 요소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에너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1악장은 e단조, 2악장은 e장조로, 그 안에서 감미롭고 매우 밝은 요소들이 보여지고 3악장은 매우 행복한 음악이 마치 댄스같으면서도 동시에 멜랑콜리함도 보여주는 등 다양한 층위들이 담겨있다. 4악장은 전체 악장을 아우르는 악장으로 샤콘느 영향을 받았고, 베이스에서 보여지는 8음의 파사칼리아의 변형이 나타난다. 이는 중세 시대 혹은 마치 코랄과 같은 르네상스 음악 같기도 한데, 짧은 시간에 다양한 요소들을 보여준다. 느린 부분의 플루트 솔로 연주는 마치 철학자가 지구 위를 벗어나 지구 위를 배회하며 사색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며, 이후 돌아와서 현 파트를 중심으로 강렬하게 에너지를 전달하며 마무리하는 느낌이 든다.”

‘위대한 작곡가들과의 대화’ 필독 추천
“‘위대한 작곡가들과의 대화(Talk with Great Composers’란 책을 소개하고 싶다. 저자는 아벨(Abell)이라는 저널리스트로, 19세기에 유럽을 여행하며 당대의 다양한 위대한 작곡가들을 인터뷰한 책이다. 훔퍼딩크 등 브람스와의 대화도 수록돼 있다. 저자는 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은 무엇인가?”라는 공통 질문을 던졌고, 대부분 작곡가들이 “영적인 매개로 음악의 영감을 받는다”고 답했다. 막스 브루흐는 살면서 딱 한번 영감을 받아 그때 바이올린협주곡을 썼다고 말했다. 브람스는 개인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고, 너무나도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아벨에게 자신의 사후 50년 이후에 출판해달라고 요청해 1947년에 되어서야 책이 출판되었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유럽은 문화적 자산 풍부, 정치인들의 몰이해가 문제
“지금까지 유럽은 하나로 인지해 왔지만 코로나를 지내며 각 나라의 전략들은 무척 달랐다. 독일 정부에 대해선 개인적으론 문화적으로 너무 많은 제한을 뒀기 때문에 불만인 부분도 있다. 스페인만 보더라도 콘서트홀을 닫은 적이 없었고, 포르투갈에서의 페스티벌도 어려움은 있었지만 계속 공연을 이어갈 수 있었다. 반면 독일에선 많은 제약을 걸었다. 각 정부 부처에서 내린 결정들이 잘못되지 않았나 싶다. 프리랜서 연주자들은 생계를 위해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독일은 문화적인 자산이 풍부한데, 정치가들은 문화에 대한 이해와 가치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음악이 가지고 있는 힘은 무척 크며, 음악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다. 독일의 결정권자들이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그에 반해 한국은 훨씬 현명히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 독일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건 지역이나 학교교육 정책마다 달랐다. 내가 뮌헨에서 가르칠 땐 작년 봄에 6주만 의무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 됐고, 그 외엔 1년 내내 개인 레슨을 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연습에만 매진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2022 클래식 레볼루션’에선 멘델스존과 코른골트 선봬
“음악가로서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집에 돌아갈 때 더 행복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충만한 상태가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페스티벌의 경우엔 관객들의 입장에서 스스로 선택하거나 조합할 수 없는 것을 프로그래밍해서 제공하고자 했다. 브람스와 피아졸라의 서클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음악적인 대조, 상승 등을 경험할 수 있게 하고자 한다. 만약 페스티벌 전체를 경험했다면 음악의 전반적인 경험을 통한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고, 일부만 경험하더라도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내년엔 멘델스존과 코른골트를 선택했다. 두 작곡가도 매우 다르면서도 공통점이 많은 음악가다. 2022년도 많은 기대를 해주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