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은 울화병의 줄임말로, 억울한 감정과 과도한 스트레스를 제때 발산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참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겨지는 우리나라에서 주로 나타나기 때문에 실제 미국 정신의학편람에는 ‘한국인의 병’으로 기록돼 있다. 주로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듯하며 뛰쳐나가고 싶고 뜨거운 뭉치가 뱃속에서 치밀어 올라오는 증상을 보이며, 불안과 절망, 우울, 분노가 함께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화병의 원인은 무엇일까? 주로 배우자, 시댁과의 갈등 등 관계적인 원인이나 과도한 업무, 학업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참기 때문에 발생한다. 풀지 못한 억울한 감정과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고 쌓아 두면 이것이 몸안에서 열의 성질로 변화되어 심장이 과열되게 된다. 이로 인해 정서적으로 신경이 예민하여 사소한 일에도 짜증과 화가 나며 감정이 격해지는 증상과 더불어 신체적으로는 온몸의 열이 올라와 상열감을 느끼고 심지어는 혀통증까지 경험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을 보이더라도 대부분 일시적인 증상으로 넘기거나 자신이 나약한 탓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중장년층의 경우 갱년기 탓으로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화병이 지속되어 만성적인 분노로 번져 혈압이 오르면 고혈압, 중풍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우울증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받아야 한다.

화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화병의 근본적인 원인인 심장을 다스려야 한다. 모든 장기에 에너지를 전달하고 자율신경을 조율하는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 화병을 비롯한 정신적, 신체적인 증상을 두루 유발한다. 혀통증이나 상열감은 물론이고 가슴답답함, 불면증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화병의 증상을 빠르게 해소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과열된 심장을 안정시키고 회복시켜 오장육부의 균형을 찾아주는 통합적인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마치 열을 받은 엔진에 냉각수를 보충하여 열을 완화시키는 것처럼 과열된 심장을 다스리면 자율신경계 균형이 회복돼 원활한 감정 조율이 가능해지게 된다. 이후에는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짐과 동시에 우리 몸의 순환 상태를 바르게 되돌려 건강한 몸과 마음을 되찾을 수 있게 된다.

임형택 자하연한의원 원장은 “직장, 가정, 학교 등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적절히 해소되지 못하고 마음에 쌓이면 울화가 된다”며 ”화병은 개인의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증상이 아니다. 화병 증상 발생 시, 참지 말고 전문가와 함께 적극 대처하도록 하고 화가 나는 상황에서는 참지 말고 대화를 해보고 리프레시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