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에도 수면 양말을 벗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손발이 유독 차가운 수족냉증 때문이다. 손 발이 늘 차갑고 여름에도 발이 시려운 증상을 호소할 정도다 보니 사계절 늘 추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겪는 이러한 냉증은 심한 경우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나타나기도 한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체온이 낮아지면서 냉증이 발생한다.

특히 출산이나 유산 등으로 인해 체력이 떨어지거나 갱년기 호르몬 변화를 겪는 경우, 냉방장치에 오래 노출되는 경우 등에 쉽게 이러한 냉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차갑지만 땀이 나거나 얼굴, 가슴 등 다른 부위에는 열이 오르기도 한다. 어깨 결림이나 두통, 만성 피로, 불면, 월경불순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냉증이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한방에서는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이를 제 때 풀지 못해 찾아오는 자율신경실조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나타나는 자율신경실조증은 이러한 수족냉증 외에도 만성피로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심한 경우 호흡곤란, 스트레스성 탈모,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의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자율신경계는 여러 신체기관과 조직을 조절하는 말초신경다발이며,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조화와 균형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호흡, 소화, 체온조절, 분비, 생식기관 등 신체의 기능을 조절해서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 자율신경계의 역할이다. 따라서 자율신경실조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들은 이러한 자율신경과 관계가 깊은 심장의 기능을 정상화함으로써 개선이 가능하다.

지나친 스트레스와 불안은 심장에 열을 몰리게 한다. 치료를 통해 이러한 열을 식혀주면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찾는 데 도움을 주어 서서히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이 때 과연 심장에 열이 어느 정도인지, 순환이 약해 기운이 울체되어 있는지 등의 여부를 세심하게 검진해 이에 맞는 처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하연한의원 김가나 원장은 “수족냉증이나 만성피로 등의 원인을 찾지 못해 치료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심장을 통해 자율신경의 불균형을 다스려 균형을 회복하게 도와주는 치료를 할 경우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가 상당하다”며 “이유를 알 수 없는 냉증이나 피로감이 있다면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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