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물이나 음료수를 마시다가 이가 시린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 해봤을 것이다. 우리의 치아 바깥쪽은 단단한 조직인 법랑질로 이뤄져 있고, 내부는 상아질과 신경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법랑질이 손상되면 상아질이 외부로 노출되는데, 상아질은 법랑질에 비해 비교적 약한 내부 조직이기 때문에 마모가 더 빠르다. 그때 가장 안쪽 신경에 외부 자극이 전달되면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충치나 균열, 치아 마모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충치가 없는데도 이가 시리다면 ‘치경부 마모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경계에 ‘V자’ 형태의 홈이 생기는 증상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하다가 상아질이 외부로 노출되면 냉온 자극에 민감해진다.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발전하게 되면 경중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경부 마모증이 생기는 원인 중 하나는 양치질이다. 구강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하루 3번, 열심히 양치질을 하더라도 치아가 민감해질 수 있다. 수평 방향으로만 과도한 힘을 줘 칫솔질을 하게 되면 치아가 마모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가 시린 등의 초기 증상이 있다면 부드러운 칫솔을 선택하고 손목을 아래에서 위로 돌리며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잠잘 때 이를 갈거나 평소에 꽉 무는 습관도 치아에 과도한 힘을 가하는 행위기 때문에 치아가 마모될 수 있다. 또한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자주 씹거나 산성을 띠는 음료를 즐기는 경우에도 단단한 조직이 닳게 돼 치경부 마모증이 생기기 쉽다.

치료 방법은 노출된 상아질의 입구를 막고 치수로 과도한 자극이 전달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하지만 한번 마모된 부위는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고 단순히 약을 먹거나 치약을 바꾸는 것으로 시린이를 치료할 수 없다. 따라서 마모 원인과 정도에 따라 적절한 진단으로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방치하게 되면 마모된 부위에 충치가 생길 확률도 높아지고 계속 진행되면 치아가 부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파인 부분을 간단히 레진으로 수복하는 정도로 증상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치수 신경이 손상 되었거나 치아 전체에 금이 간 경우에는 신경 치료를 선행한 후 전체를 보호하는 보철 치료가 진행된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영구치 관리의 중요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임플란트, 틀니 등의 치료법도 발전했으며 대중화 되었으나 자연치아만큼 역할을 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관리가 필수적이다. 마모가 심각해 치수 조직이 노출되는 등 손상이 심한 경우 신경치료나 보철치료가 진행될 수도 있다.

정지훈 신림역 포근한치과 대표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을 파악해 다시 마모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라며 “정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해 검진을 받고 스케일링 등으로 평소에 관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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