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포스터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글로벌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들의 콘텐츠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 '지옥'(감독 연상호)의 연타석 흥행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은 가운데, 디즈니플러스(디즈니+), 애플TV플러스(애플TV+) 등이 본격적으로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고 티빙, 웨이브와 같은 국내 토종 OTT 플랫폼들까지 가세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제 넷플릭스 외에도 새로운 선택지는 많아졌고 콘텐츠 주도권은 창작자에서 소비자로 넘어간 지 오래다. 콘텐츠 홍수 속 각 OTT들은 양질의 오리지널 작품들을 속속 선보이며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디즈니·마블팬의 천국…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주목 받았던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심슨 가족 시리즈 등 다양한 영화와 TV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덤을 자랑하는 디즈니 작품들부터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의 신작들까지 폭넓은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강점이다. 배우 톰 히들스턴 주연의 ‘로키’(감독 케이트 헤론)를 비롯해 ‘호크아이’(감독 리스 토마스, 버트&버티), ‘팔콘과 윈터 솔져’(감독 카리 스코글랜드), ‘완다비전’(감독 맷 샤크먼) 등이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지난 11월 12일 출시 이후 많은 이용자들이 자막 오번역, 고객 센터의 미숙한 한국어 대응 등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여기에 마블팬이 아닌 신규 시청자들을 유입할 만한 새로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지만 무려 1만6000회차 이상의 방대한 콘텐츠는 디즈니플러스만의 경쟁력으로 꼽히고 있다.

◆ ‘Dr. 브레인’으로 본격 시동…애플TV플러스

지난 11월 4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TV플러스에서는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로 ‘Dr. 브레인’(감독 김지운)을 선보였다. ‘Dr. 브레인’은 타인의 뇌에 접속해 기억을 읽는 뇌동기화 기술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천재 뇌과학자의 이야기다. 김지운 감독의 세련된 미장센과 완성도 높은 전개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Dr. 브레인’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든 코미디 시리즈인 제이슨 서디키스 주연·총괄 제작의 ‘테드 래소’, 최근 시즌 2를 선보인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총괄 제작을 맡은 ‘더 모닝 쇼’, 총괄 프로듀서 M. 나이트 샤말란의 ‘서번트’ 등이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 ‘여고추리반’, ‘술꾼도시여자들’, ‘해피 뉴 이어’…티빙

티빙은 올해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 1월 정종연 PD의 ‘여고추리반’을 시작으로 나영석 PD의 ‘신서유기 스페셜-스프링 캠프’ 등 예능 프로그램이 높은 화제성을 보였고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크리에이터 송재정, 극본 김윤주 김경란, 연출 이상엽)과 ‘해피니스’(극본 한상운, 연출 안길호) 등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특히 미깡 작가의 다음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원작으로한 ‘술꾼도시여자들’(극본 위소영, 연출 김정식) 역시 술 한 잔으로 고단한 현실에 맞서는 오늘날 30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내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실제 지난 11월 2일 티빙에 따르면 ‘술꾼도시여자들’ 공개 이후 티빙 네이버 검색량은 약 6배 증가했고 티빙 유료 가입자 기여 수치는 무려 4배 뛰었다.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트렌디한 감각, 완성도 높은 콘텐츠 자체의 힘이 제대로 통했다는 평이다. 올 연말에는 극장과 동시 공개를 앞둔 영화 ‘해피 뉴 이어’(감독 곽재용)와 ‘여고추리반 시즌2’(연출 정종연, 임수정) 등이 티빙의 상승세를 이어간다.

◆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트레이서’…웨이브

웨이브의 성장도 눈여겨볼만하다. 지난 2019년 SK텔레콤, KBS, MBC, SBS가 함께 설립한 웨이브는 지상파 방송, 종편, 케이블 등 120여개 실시간 채널들과 해외 드라마, 애니메이션, 1만5000편 가량의 영화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독특한 개성을 내세운 오리지널 콘텐츠로 시청층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첫 오리지널 드라마인 ‘유 레이즈 미 업’(극본 모지혜, 연출 김장한, You Raise Me Up)을 선보였다. 또 지난 11월 12일 공개된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극본 크리에이터 송편, 김홍기, 최성진, 박누리 등, 연출 윤성호) 역시 김성령, 배해선, 백현진, 이학주 등 배우들의 열연과 촘촘한 정치 풍자로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 이에 공개 첫날 신규 시청자 유입, 시청 시간 1위를 차지했고 공개 첫 주 대비 시청 시간 2배 증가 등 유의미한 기록을 세우면서 웨이브의 대표 콘텐츠로 도약했다. 올 겨울에는 오리지널 드라마 ‘트레이서’(극본 김현정, 연출 이승영)도 출격한다. 국세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통쾌한 추적 활극으로 배우 임시완, 고아성, 손현주, 박용우가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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