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net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누가 여자의 적은 여자라 했던가. 여자들의 뜨거운 경쟁과 우정에 대한민국이 열광하고 있다. 짙은 화장, 거침없는 독설, 당당한 애티튜드는 더 이상 ‘센 언니’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아니다. 어떤 외모든 자신의 일에 몰두하며 땀 흘리는 여자는 그 자체로 멋지고 힙한 언니가 됐다. 그런 여자들이 단체로 등장하는 프로그램이라니 사랑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연출 최정남, 이하 ‘스우파’)가 종영 이후에도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오디션 명가 Mnet의 참신한 기획과 ‘스우파’ 출연진들의 눈부신 기량, 훈훈한 연대가 조화롭게 맞물린 결과다. 무대 위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그럼에도 내내 강조한 건 ‘우리'였고 이들이 온몸으로 뿜어낸 에너지는 단절에 익숙해진 코로나 시국 속 큰 위로를 선사했다.

10월 26일 방송된 ‘스우파’ 마지막회는 평균 시청률 3.5%, 순간 최고 시청률 4.3%를 기록하며 케이블·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1539 타깃 시청률, 2049 남녀 시청률에서는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정상에 올랐다. (유료플랫폼, 수도권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화제성 역시 압도적이었다. ‘스우파’는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 Powered by RACOI) 종합 부문과 예능 부문 8주 연속 1위,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비드라마 TV화제성 9주 연속 1위를 나타냈다.(10월 27일 기준) Mnet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관련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10월 23일 기준 3억4천만 뷰를 넘어섰다.

이날 방송에서는 ‘퍼포먼스 음원 미션’, ‘컬러 오브 크루 미션’에 나선 크루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먼저 ‘퍼포먼스 음원 미션’에서는 선미, 사이먼 도미닉과 로꼬, CL, 청하가 지원군으로 나섰다. 라치카는 ‘배드 걸’(Bad Girl)로 당당한 매력을 발산했고 코카N버터는 ‘캐비어’(CAVIAR)로 화려한 무대를 꾸몄다. 홀리뱅은 ‘노 브레이크’(No Break)로 정통 힙합댄스를 선보였고 훅은 ‘투 영 투 다이’(Too Young To Die)로 위트 넘치는 무대를 완성했다.

각 크루의 색깔을 온전히 담은 ‘컬러 오브 크루 미션’도 볼거리가 넘쳤다. 라치카는 왁킹과 라틴으로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고, 코카N버터는 다이내믹한 안무로 이름값을 증명했다. 홀리뱅은 인간 내면의 다양한 감정을 고급스럽고 섹시한 무드로 풀어냈고, 훅은 양희은의 ‘엄마가 딸에게’를 선곡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글로벌 응원투표 30%, 생방송 문자 투표 70%가 반영되는 파이널 심사 결과 최종 우승의 영광은 홀리뱅에게 돌아갔다. 홀리뱅의 리더 허니제이는 “대한민국 댄서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가 돼 있었다. 여기 여덟 크루 말고도 정말 멋진 댄서들이 많다. 순수하게 춤을 사랑하는 댄서들이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벅찬 소감을 밝혔다.

‘스우파’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댄서들의 세계를 조명해 지난 8월 24일 첫 방송부터 흥행 조짐을 보였다. 이미 댄스신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하는 댄서들은 홀리뱅, 라치카, 훅, 원트, 웨이비, 프라우드먼, 코카N버터, YGX 등 크루로 뭉쳐 매회 완벽한 무대를 쏟아냈다. 솔직당당한 무대 매너는 물론이고 예술성과 상업성을 고루 갖춘 무대들이 좋은 평을 모았고 틱톡과 같은 각종 숏폼 플랫폼을 장악했다.

댄서들의 기량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매력도 돋보였다. 각 크루의 리더들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리더십의 진수를 보여줬다. 피 튀기는 경쟁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패배엔 깨끗하게 승복하고 경쟁 팀을 인정하는 스포츠맨십으로 더 큰 응원을 받았다. 마지막 생방송에서 최종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홀리뱅은 준우승을 차지한 훅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다시 한번 우승팀의 품격을 보여줬다.

그동안 ‘썸바디’, ‘댄싱9’, ‘힛 더 스테이지’ 등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로 ‘오디션 명가’로 자리매김한 Mnet의 내공도 빛났다는 평가다. 매회 크루들의 개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미션과 흥미진진한 구성으로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스우파’의 재미를 만들어냈고 늘 조연에 머물렀던 댄서들을 무대의 중심으로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Mnet의 새로운 대표 콘텐츠로 완벽하게 자리 잡은 것은 물론이고 댄서들에게 아이돌 못지않은 팬덤을 만들어주고 싶다던 제작진의 초기 의도도 제대로 성취한 모양새다.

‘스우파’는 막을 내렸지만 댄서들의 시대는 이제 막 열렸다. 마지막 방송에서 허니제이가 ‘잘 봐! 언니들은 이제 시작이다!’라는 쪽지로 엔딩 메시지를 전한 것처럼, ‘스우파’ 출연진들은 각종 방송, 광고 등 쏟아지는 러브콜 속에서 대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11월에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 온 더 스테이지’ 콘서트로 팬들과 만나고, 올 연말엔 스핀오프 콘텐츠인 ‘스트릿 걸스 파이터’로 함께 한다. Mnet이 새롭게 론칭하는 ‘스트릿 걸스 파이터’는 대한민국 최고의 여고생 크루를 선발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리정, 가비, 효진초이, 노제, 리헤이, 모니카, 허니제이, 아이키와 크루원들이 마스터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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