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드럼계가 인정한 베스트 드러머
▶ 온갖 난이도 높은 드럼 연주의 지존
▶ 펄, 롤랜드, 질지언 아티스트
▶ 포레스텔라, 동방신기 JYJ 등 다수 세션
▶ ‘질지언’ 초청 홍보영상 촬영…韓최초·亞세번째
▶ 오마 하킴, 스티브 갯, 데이브 디센소 영향
▶ 연내 ‘드럼 악보집’ 출간 예정
▶ 홍선미, 잔나비 윤결, 강전호 등 많은 제자 배출
▶ 현 서울신학대 실용음악과 전임교수
▶ “드럼이란 악기서 자유로워지는 방식에 집중”
▶ “자신에 맞는 지혜로운 연습법 찾는 게 중요”
▶ 평소엔 드럼 파트 없는 음악감상 선호
▶ 교회 ‘워십 댄스’ 전문가와 결혼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임용훈(37)은 본격 솔로 드러머로서 존재감이 대단한 한국 드럼사의 독보적 존재다.

가장 고난도의 스킬과 감각이 요구되는, 그리고 다른 사람이 연습하지 않는 경우의 수까지 집중 연구/연습해가는, 독창적인 연주 방법론에 대한 쉼 없는 탐구는 오늘날 임용훈을 세계 정상의 드러머 중 하나로 도약시킨 비결이다. 그는 온갖 고난도의 테크닉과 감성이 난무하는 진정한 드럼 연주의 끝판왕이다.

임용훈은 손발 사지 분리(4웨이 인디펜던스) 등과 같은 오랫동안 해오던 것들을 현재에도 연습 시 필수적으로 하고 있다.

음악인이 운영하는 각종 유튜브 채널은, 좀 더 많은 구독자 확보를 위해 흥미를 끌 만한 여러 눈요깃거리 소재를 주로 다루는 게 많은 반면 임용훈의 유튜브 채널은 대중적 흥미와는 거리가 멀다.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절대’ 초보 드러머용이 아니다. 최소 중급 이상은 돼야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용에 가까운 채널에 특화돼 있다. 그럼에도 구독자 수가 3만5000명이 넘는다.

지난 2008년부터 활발한 레슨 활동을 통해 셀 수 없이 많은 제자를 배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현재 네덜란드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홍선미, 잔나비 윤결, 강전호 등이 대표적이다.

임용훈의 교습법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해달라고 하자 그는 “드럼이라는 악기 위에서 자유로워지는 방식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0년 3월부턴 서울신학대 실용음악과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서울신학대는 학생들을 선별해서 뽑고 있어서 각자 연주 역량이 무척 좋아요. 저는 단순히 드럼 연주만 가르친다기보단 드럼을 통해 콘텐츠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좀 더 쓰임이 많은 드럼을 지향하고 싶어서죠.”

임용훈은 코로나 이전까진 국내외에서 드럼 클리닉을 활발하게 진행하기도 했다. 강의 솜씨 또한 '촌철살인'에 버금갈 정도의 언변으로, 어려운 드럼 스킬 관련 설명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진행한다.

임용훈이 2019년 질지언 본사 초청으로 보스턴 본사에서 홍보영상을 찍고 있는 모습.
코로나로 많은 스케줄이 꼬였지만 그럼에도 임용훈은 올해 안에 드럼 악보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25세 때 출간했던 ‘초보자를 위한 베이직 드럼 메소드’라는 책에 이은 두 번째 저작물이다.

임용훈은 400년 역사의 드럼 심벌 명가 질지언(Zildjian) 초청으로 지난 2019년 8월 미국 보스턴 질지언 본사에서 새 모델 연주 영상을 활용해 세계적인 드러머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질지언 홍보영상은 그동안 스티브 갯, 아론 스피어스, 에릭 무어 등 세계 최정상의 명 드러머만 촬영을 해왔다. 그간 아시아 드러머로선 일본의 아키라 짐보, 센리 가와구치에 이어 임용훈이 3번째다. 물론 한국 드러머로선 최초다. 드럼 솔로, 수록곡 1곡 등 총 2개의 영상을 촬영했고 이 영상은 질지언을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됐다.

임용훈은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회사원인 아버지와 금융업에 종사하던 어머니 모두 임용훈이 악기를 연주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형이 음악을 하는 걸 보며 흥미를 느끼게 됐다. 임용훈의 형은 매드소울차일드 음악감독이다.

임용훈은 중학 시절 팝핀도 배우며 리듬감을 익혔는데 이때 리듬비트에 흥미를 느껴 드럼을 선택하게 됐다.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건 고2 때 교회에서부터다. 처음엔 레이지어게인스트더머신(RATM), 미스터빅, GNR, 요시키(X-저팬), 오지 오스본 등을 듣다가 이후 오마 하킴, 스티브 갯, 데이브 디센소(투톤쇼) 등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싱가폴 드럼페스티벌.
임용훈은 드럼을 배우기 시작한 지 2년 정도 지나며 자신의 재능을 간파했다. 뭐든 연습하면 실력이 빨리 향상됐기 때문이다. 이미 드러머로서의 DNA를 타고난 것이다.

한참 드럼 연습에 몰두할 땐 하루 평균 10~15시간 이상 맹연습을 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발 베이스 활용이 취약한 편이었다. 그래서 유니즌과 리니어 즉 손과 발의 사지 분리 연습에 매진한 것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지만,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여기곤 1년 만에 자퇴했다. 그리곤 동아방송대 실용음악과(드럼) 및 숭실대에서 공부했다. 동아방송대 재학 중엔 오종대 지도교수로부터 주목받기도 했다. 오종대 교수는 “용훈이 너는 매우 특별한 것 같다”며 “학교에서 시키는 것만 하지 않고 시키지 않은 걸 하며 비범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후 중앙대 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에서 모바일 드럼 교육 개발 연구(석사)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국방부(군악대)에서 군 복무를 마친 그는 2007년 라틴재즈 밴드 ‘카리브’를 세션하면서 프로 드러머로 데뷔했다. 2008년엔 악퉁 1집 레코딩에 참여했는데 임용훈의 첫 앨범 세션이다. 같은 시기에 함춘호밴드 활동을 하기도 했다.

태국 드럼 클리닉 당시.
2017~18년엔 동방신기 JYJ 콘서트 드럼 세션을 했다. 이외에도 여러 세션을 했지만 정작 그는 세션보다 솔로 활동에 더 치중하고 있다.

임용훈은 25살 때 처음으로 드럼세트를 구입했다. 남들보다 늦게 자신의 드럼을 갖게 된 것이다. 이 ‘소노 2005’ 시리즈를 2년간 사용했고 이어 마팩스 엔도서(엔도저)가 되면서 마팩스 드럼을 애용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28세가 되면서 펄, 질지언 엔도저(엔도서)가 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임용훈은 2012년 미국의 유명 실용음악학교 MI가 ‘인터내셔널 스칼라쉽’에 뽑은 세계 3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1만5000불(1730만 원) 장학금 지원 등 좋은 혜택이었지만 비자 문제로 미국 입국이 불가능해 결국 취소되고 말았다. 당시 ‘원정출산’ 문제로 그 어느 때보다 미국 비자 발급이 까다로울 때였는데, 공교롭게도 임용훈은 바로 이즈음 결혼했던 것이다.

1년 연하 아내와는 고교 때 처음 만나 10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했다. 현재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아내는 2008~9년 교회 ‘워십 댄스’로 재능을 발휘해 전 세계 투어공연을 한 바 있다. 임용훈과 아내 모두 여행을 좋아해 그간 함께 30여 개국을 넘게 여행했다.

평소엔 드럼 파트가 없는 음악 감상을 선호. 오히려 이러한 음악을 들으며 영감 많이 얻는다고.

베트남 호치민에서 드럼 클리닉 중.
“드럼을 잘치기 위해서 무작정 연습만 하려고 하지 마세요. 자신에 맞는 효율적이고 지혜로운 연습법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포레스텔라 공연후.
서울신학대 실용음악과 학생들과.
임용훈이 운영하는 드럼전문 교육기관 '프리그루브' 수업 수료생들과 기념컷.
임용훈 드럼세팅.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