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아이랜드’로 데뷔한 글로벌 신인그룹

“방탄소년단의 애티튜드 본받고 싶어”

[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신인 보이그룹 엔하이픈(정원, 희승,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데뷔한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국내는 물론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연이어 거두며 K팝의 새 강자로 떠올랐다.

엔하이픈은 지난달 26일 두 번째 미니앨범 ‘BORDER : CARNIVAL’을 공개하며 지난해 11월 데뷔 앨범에 이어 5개월의 공백기를 깨고 가요계에 컴백했다. 신예의 힘은 무서웠다. 타이틀곡 ‘Drunk-Dazed'로 한국과 미국, 일본까지 3개국의 주요 차트를 휩쓴 것. 국내 한터차트 주간 음반 차트와 가온차트 주간 리테일 앨범 차트의 정상은 물론, 일본 오리콘 차트가 발표한 주간 음반 차트 1위에 랭크됐다. 나아가 미국 빌보드의 ‘월드 앨범’, ‘히트시커스 앨범’ 차트에까지 상위권 진입을 이뤄내며 국경을 초월한 존재감을 보인 것이다. 이는 2020년 데뷔한 그룹 중 단연 최고의 성적이다. 칼군무와 탄탄한 라이브, 풍부한 감정 표현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엔하이픈은 하루 10시간에 이르는 연습량으로 정평이 나있기도 하다. 타이틀곡 외에도 수록곡 ‘FEVER’, ‘Not For Sale’ 등이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에 이름을 올리며 결코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사실 엔하이픈은 등장부터 화려했다. 지난해 11월 방송된 Mnet ‘아이랜드’를 통해 정식으로 데뷔해 가요계 주목 받았고, 데뷔 2개월 만에 가요계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싹쓸이하며 이른바 ‘4세대 아이돌’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아이랜드’는 세계적 스타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을 탄생시킨 하이브와 CJ ENM이 합작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팬 투표를 통한 탄탄한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상태에서 데뷔할 수 있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활동기임에도 불구하고 틱톡,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V LIVE 등 5대 SNS의 팔로워 및 구독자 수 총합은 1천 5백만명을 넘어섰다.

엔하이픈의 세계관은 자신들의 실제 감정을 녹인 음악으로 진정성을 확보하고 시리즈 앨범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데뷔 음반과 두 번째 미니앨범을 ‘BORDER’ 시리즈로 엮어, 데뷔라는 경계선에 선 불안함과 데뷔 후 경험한 세계에 대한 감상을 풀었다. 또 신보에 수록된 여섯 트랙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카니발처럼 낯설고 화려한 세상에 초대된 소년들이 겪은 심경의 변화를 노래하며 마치 한편의 뮤지컬 같은 앨범을 완성했다. 음악에 담긴 성장의 서사는 차트 성적, 팬덤의 규모, K-팝 시장에서의 존재감 등 음악 외적인 성장과도 맞물린다. 여기에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세븐틴, 뉴이스트,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여자친구 등이 소속된 하이브 레이블즈의 막내 그룹이라는 점도 추후 발전을 기대케 만든다.

이와 같은 선순환은 최근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자신들의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K팝 대표 아이콘인 방탄소년단을 꼽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엔하이픈은 “대부분 멤버들이 연습생 때부터 방탄소년단을 보고 꿈을 키우면서 자라왔기 때문에 방탄소년단 선배님에 대한 존경과 본 받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방탄소년단 선배님의 성적뿐 아니라 아티스트로서 애티튜드도 본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뷔 초기부터 글로벌 팬들의 남다른 관심을 받는 점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음악방송, 팬미팅 등 활동을 해봤는데 굉장히 신기했다. 낯선 환경에 놓이니까 정신이 없고 화려한 축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데뷔하고 나서 이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새로운 환경에 놓이니까 적응이 잘 되지 않더라.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 상황에 녹아들고 적응해나가고 있다”고 담담히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엔하이픈이 짧은 시간에 이처럼 큰 성장을 이룬 건 철저한 계획이 있기에 가능했다. 오디션을 통해 엄격히 선정된 멤버들은 신인임에도 탄탄한 가창력과 비교적 노련한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또 오로지 음악과 무대라는 본질적인 요소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4세대 아이돌의 선두주자를 넘어 K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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