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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전여빈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최근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면서 가장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를 꼽자면 단연 전여빈(32)이 아닐까. 넷플릭스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의 벼랑 끝에 선 재연부터 tvN '빈센조'(극본 박재범/연출 김희원/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로고스필름)의 똘끼 충만한 변호사 홍차영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대세 반열에 오른 전여빈은 "완벽한 타이밍이 왔을 때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지난 4월 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전여빈은 삶의 끝에 선 여인, 재연을 연기했다. "어릴 때부터 왕가위 감독님의 영화를 좋아했고 홍콩 영화에 대한 환상이 컸어요. 누아르 속 남자주인공들이 서로 총도 쏘고 동료애도 나누는 걸 보면서 '나도 언젠가 저런 영화에 나올 수 있을까' 막연하게 꿈꾸곤 했죠. 그러다 배우가 되고 나서 누아르에 대한 꿈을 구체적으로 키웠고 마침 '낙원의 밤' 시나리오를 받고 바로 출연을 결정했어요."

유일한 혈육인 삼촌과 함께 제주도에 살고 있는 재연은 두려운 게 없는 인물이다. 어느 날 라이벌 조직에 쫓긴 태구(엄태구)와 만난 이후 처절한 상황에 놓인다. 세상에 아무 미련도, 의지도 없이 초연해 보이는 재연의 눈빛은 러닝타임 내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재연의 심리 상태를 잘 이해하는 게 관건이었어요. 많은 걸 잃었고 시한부 인생이라 삶에 애착도 없고 두려울 게 없는 친구인데 그 와중에 목표는 있거든요. 그 이유로 인해 총을 잘 쓰게 되는 것이고요. 재연의 내면을 깊이 이해한 뒤엔 사격 연습을 열심히 했어요. 완벽한 '칼각' 느낌은 아니었어요. 삼촌에게 배운 솜씨라 너무 규격화돼있진 않아도 자세는 잡힌, 그 언밸런스함을 살려보려고 했죠. 처음 사격장에서 연습할 땐 소리나 반동이 너무 커서 눈도 잘 못 뜨고 팔다리가 후들거렸는데 운동신경이 꽤 좋은 편이라 연습하는 만큼 금방 늘더라고요."
재연은 매사 냉소적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어떤 캐릭터보다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이야기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틀어버리는 인물이다. 특히 후반부 약 10분 간의 액션 시퀀스는 '낙원의 밤'의 하이라이트다. 쓸쓸하면서도 결연한 눈빛으로 흔들림 없이 총을 겨누는 전여빈의 액션은 '낙원의 밤'을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재연의 심리를 세심하게 담은 총기액션으로 통쾌한 카타르시스는 물론 묵직한 여운까지 남긴다.

"만약 재연이가 통상적인 누아르 속 여주인공 같았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거예요. 영화의 마지막 10분이 재연이를 선택한 결정적 계기가 됐어요. 그 장면으로 누아르의 결이 바뀌었고 공식이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눈도 깜박이지 않고 총을 잘 쏘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체구도 작고 보라돌이 같은 후드티 입고 있으니까 몰입을 깨지 않으려면 눈빛이나 반동을 버티는 근력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촬영 내내 근력 운동을 계속 했고, 사격 연습도 많이 해서 마지막 신은 실제로도 마지막에 찍었는데 두려움이 없었어요. 다만 재연의 마음 속 타들어가는 불이 터져나온 상태라 심리적으로 좀 힘들었죠. 그래도 중요한 장면이라 너무 들뜨지도, 가라앉지도 않게 중심을 잘 잡으려고 했어요. 동료 여배우들이 많이 부러워했던 장면이에요. 개인적으로도 정말 만족스러워요."
'낙원의 밤' 재연이 전여빈의 선 굵은 연기를 한껏 살린 캐릭터였다면, '빈센조'의 홍차영은 그의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매력을 발굴한 캐릭터였다. 홍차영은 승소를 위해서라면 영혼까지 팔아넘길 독종 변호사다. 캐릭터의 맛을 제대로 살린 전여빈은 승부욕으로 중무장한 홍차영을 입체적으로 풀어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드라마는 지난 2일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평균 16.6% 최고 18.4%, 전국 기준 평균 14.6% 최고 16.2%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를 경신,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석권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낙원의 밤'으로 넷플릭스에서 좋은 기회를 얻었다면 '빈센조'에서는 홍차영이라는 캐릭터를 얻었어요. 정말 좋은 캐릭터였어요. 함께 한 분들도 너무 좋았고요. 특히 송중기 선배가 늘 '나중에 방송보고 후회하지 말고 지금 하고 싶은 것 다 하라'고 아낌없이 판을 벌려주고 기다려주셨어요. 덕분에 두려움 없이 달려갈 수 있었죠. 또 그런 캐릭터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해주신 김희원PD님께도 너무 감사해요. 거울을 본다는 생각으로 선배님들의 모든 것을 흡수하고 배운 시간이었어요."

'낙원의 밤'의 재연, '빈센조'의 홍차영 이전엔 OCN '구해줘'의 홍소린, JTBC '멜로가 체질'의 이은정, 영화 '죄 많은 소녀'(2018)의 영희가 있었다. 전여빈은 영화 '간신'(2015)의 조연으로 데뷔한 이후 매번 완전히 다른 결의 캐릭터로 필모그래피를 채워가고 있다. 무겁고 센 이미지에 익숙한 그에게 예쁜 캐릭터에 대한 로망을 묻자 솔직한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제가 지금껏 맡은 역할들 모두 각자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예쁘진 않을 수도 있지만 분명 제가 느낀 아름다움이 있었기 때문에 선택했어요. 배우를 시작하고 항상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건, 어떤 기회가 왔을 때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하는 사람이 되자는 거예요. 어떤 캐릭터로 일정 시간을 살고 나면 작품을 보내야하는 순간이 오니까. 그 작품과 캐릭터에 미안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게 돼요."
이제 전여빈은 넷플릭스 '글리치'(감독 노덕)로 다시 한번 과감한 변신에 나선다. '글리치'는 정체불명의 불빛과 함께 사라진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던 주인공이 UFO 커뮤니티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미스터리한 비밀의 실체에 다가서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전여빈이 맡은 캐릭터는 UFO 커뮤니티 회원들과 함께 정체 모를 존재를 쫓는 여정을 함께 하게 된 홍지효다. 미스터리, 스릴러, 코미디가 결합된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글리치'에서 전여빈이 또 어떤 연기로 대중을 매료시킬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저는 굉장히 밝게 웃는 사람들이 슬퍼보일 때가 있어요. 인생은 기쁘고 행복한 것이지만 삶을 이어나가다보면 각자의 사연이 생기기도 하잖아요. 근데 그게 인생인 것 같아요. 아직 30대 초반밖에 안 된 제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조금 웃기지만 그런 자세를 배워나가는 게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살면서 실수하고 좌절할 때도 있겠지만 저는 극복해내는 기운이 강한 사람이거든요. 힘들어도 언제든 나를 도와줄 사람들이 있고, 나도 그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좋은 사람 전여빈', '좋은 배우 전여빈'을 같이 가져가고 싶어요. 앞으로도 부끄럽지 않은 연기, 성별을 뛰어넘는 멋진 역할로 인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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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1/05/06 07: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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