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연 영화 '더블패티'서 씨름 유망주 강아람 역 맡아 배주현과 호흡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누적조회수 3억뷰를 돌파하며 청소년들 사이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에이틴' 시리즈와 웰메이드 청소년 드라마로 꼽혔던 JTBC '열여덟의 순간' 출연 당시 신승호라는 이름이 자주 회자되며 방송가에서 "기막힌 신인이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떠돌 때만 해도 '어린 청소년들이 좋아할만한 꽃미남과 배우이겠거니'라고 생각했었다.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더블 패티'에서 신승호를 제대로 접한 순간, 에너지 넘치는 파워풀한 연기와 다양한 감정을 담을수 있는 담백한 외모, 오랜 축구 선수 경력에서 오는 강약 조절이 뛰어난 액션연기에 중저음의 보이스까지 배우로서 죄적의 조건을 지닌 무서운 신인 연기자의 발견에 잔잔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큰 엄마의 미친봉고'의 백승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더블 패티'는 씨름 유망주 우람(신승환)이 절친 선배의 죽음으로 잠시 운동을 떠나 방황하지만, 24시간 햄버거 전문점 알바생이자 앵커 지망생인 현지(배주현)와 우정과 로맨스 사이의 관계를 쌓아가던 중 다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스토리를 그렸다.

고단한 가운데 어떻게든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려는 20대 청춘들의 삶을 톡톡 튀는 편집과 함께 긍정적으로 그려낸 지점도 장점이지만 '다양한 스포츠 중 왜 굳이 고루해 보이는 씨름을 택했을까'라는 편견을 여지 없이 깨주는 에너제틱한 씨름 장면들은 '더블 패티'만의 뛰어난 성취다. 실제 축구 선수로 11년간 활동하다가 하루 아침에 배우에 도전하며 꾸준히 한 계단씩 오르고 있는 그의 모습은 여러 고난에 부딪히고 넘어지면서도 다시 탈탈 털고 일어서서 꿈을 향해 한 발 나아가는 강우람 역과 알게 모르게 닮아 있다. 영화 '더블 패티'의 중심에 서서 영화를 반짝반짝 빛나게 만든 일등공신 신승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더블 패티'의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오디션을 거쳤나.

▲ '열여덟의 순간'의 정영주 선배님이 백승환 감독님과 오랜 인연이 있으신데 저를 강력 추천해주셨다고 들었다. 백 감독님이 처음부터 저를 지목하신 걸로 안다. 제가 운동을 오래 했기에 몸을 잘 쓸 줄 아는 것에서 우람 역으로 생각하신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캐스팅 과정은 너무 신기하고 감사하다.

- 축구 선수로 오래 활약했다던데 왜 그만두게 됐나.

▲ 축구를 11년 정도 했다. 어느 날 갑자기 행복하지 않더라. 부상이야 운동 선수로 지내다 보면 늘상 있는 것인데 마지막 무릎 부상 때는 물이 차서 6~7번을 빼낼 정도로 오래 갔다. 약을 먹으면 버틸 수 있고 재활하면 됐는데 갑자기 버티기가 싫었다. 이전만큼 행복하지 않더라. 그래서 그만 뒀다.

- 축구 선수를 그만두고 어떻게 갑자기 배우가 됐나.

▲ 축구를 그만두고 바로 다음해 대학에 입학했다. 축구를 할 당시부터 주위에서 모델을 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고, 그 전까지는 축구 말고는 다른 생각은 해본 적도 없기에 내게 적성에 맞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중 자연스럽게 모델을 해야 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모델로 활동할 당시에도 연기에 대한 생각은 꿈도 못꿨었다. 유명해지고 싶지도 않았고 배우라는 일은 너무 높고 먼 일이었는데 모델 활동 당시 박둘선 선배님이 많이 챙겨주시고 케어해주셨다. 박 선배님의 권유로 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러다가 지금 소속사(킹콩엔터테인먼트)에 오디션을 보고 들어오게 됐고 이후 웹드라마 '에이틴' 오디션을 거쳐 캐스팅이 되면서 배우로 데뷔하게 됐다.

- '더블 패티'의 가장 큰 성취 중 하나가 씨름이 얼마나 매력 넘치는 운동인지 알게 해준다는 점이다.

▲ 이 작품에 캐스팅되기 전 저 또한 '씨름의 희열'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선입견을 깼다. 또 이번에 작품을 하면서 깊이 들여다 보게 됐는데 어릴 적 명절 때 TV에서 보던 씨름과 최근 분위기는 달라진 것 같다. 씨름계에도 아이돌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있는 분들이 많다. 얼굴은 훤칠하게 잘 생기고 몸은 마치 갑옷을 입은 것 마냥 잔근육으로 다져진 탄탄한 근육 몸매인 분들도 많다. 힘으로 하는 씨름의 시대는 지났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 아무리 축구를 오래 했어도 씨름이라는 생소한 운동을 몸에 익히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 용인대학교 씨름부에 들어가서 두 달 동안 훈련을 받았다. 촬영 기간이 겹치기에 시간이 날 때마다 늦은 시간이건 휴차가 될 때마다 가서 기술도 배우고 트레이닝을 했다.

- 극 중 등장하는 씨름의 뒤집기 장면까지 모두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던데.

▲ 극 중 씨름을 하면서 우람이가 선보이는 기술은 밧다리, 왼배지기, 들배지기와 마지막에 번쩍 들어버리는 뒤집기 등이다. 처음 선수들이 뒤집기 기술을 선보이는 것을 볼 때는 겁도 많이 났다. 저 또한 운동선수로서 오래 지내왔기에 저 기술을 잘못 쓰면 얼마나 다치는지 잘 알기에 정말 집중력 있게 훈련을 했다. 의욕만 앞세우다가 다치면 큰 일이기에 한 장면, 한 장면을 완성도 있게 만들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 조심 조심하면서 열심히 했다.

- 씨름 장면들은 노력도 많이 하고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만족도는 어떤가.

▲ 대역 없이 전부 제가 촬영했다는 뿌듯함은 있다. 하지만 만족도보다는 아쉬웠다. 감정적 연기를 하는 장면보다 '여기서는 조금 더 몸을 더 던질 걸, 아끼지 말 걸'하는 후회들이 있었다. 정말 최선을 다 했는데 식단 조절을 하면서 또 근육 펌프를 해야했고 거기에 감정선도 제대로 드러내야 해서 쉽지는 않았다. 앵글도 다양하고 컷도 많고 오랜 시간 촬영을 하다 보니 체력 안배도 쉽지만은 않았다. 주어진 시간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수 없이 남는 후회는 있다.

- 감정적으로 우람을 표현하는데 어려웠던 점 혹은 인상적인 지점은.

▲ 캐릭터에 제가 끌렸던 이유는 우람이가 극 중에서 보여줄수 있는 감정이 많다고 생각했다. 기쁨, 슬픔, 분노, 행복, 배부름. 이런 것들이 너무 저에게 즐거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캐릭터 연기에 있어서 가장 힘들었다면 몸을 만드는 부분이었다. 먹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계속 몸을 만들고 유지해야 해서 먹는 것을 많이 참아야 했다.

- 영화라는 매체의 첫 주연 소감도 남다를 것 같다.

▲ 어떤 감사함이 있다. 이 작품에 주연으로 참여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고 벅찼다. 첫 영화이고 첫 주연작이다. 제가 실수하지 않고 뛰어나지 못하더라도 부족함은 보이지 않을 자신감은 있었다. 부담감과 두려움도 당연히 있었다. 영화는 드라마보다 호흡이 더 길더라.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정말 따뜻한 배려를 보내주셨다. 영화를 만들 때 상대 배우, 연출을 맡은 감독님, 그리도 모든 스태프들과 사람대 사람으로 소통하고 호흡하며 감정을 공유한다는 게 정말 큰 에너지로 모여지고 힘으로 표현되는 걸 깨달았다.

- 아이린과 호흡한 소감도 궁금하다.

▲ 누나와 호흡이 굉장히 잘 맞았다. 촬영에 앞서 준비하면서 대화도 많이 나눴다. 저 혼자 준비했을 때보다 누나와 서로 대화하고 상의하며 준비해서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저를 많이 배려해주시는 게 느껴졌다.

- 배우 첫 데뷔작 '에이틴' 남시우는 '더블패티' 강우람과는 꽤 대비되어 보인다.

▲ 남시우는 제가 앞으로 연기하면서 그런 캐릭터를 또 만나볼수 있을까 싶은 캐릭터다.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정말 순둥순둥하고 빙구미 넘치는 캐릭터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말도 더듬고 뇌가 고장난 듯 버벅이는 귀려운 매력의 친구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을 거라 상상도 못했는데 '에이틴'의 한수진 감독님이 믿고 맡겨 주셨다. 지금도 너무 감사하다.

- 롤모델이 있다면.

▲ 이병헌 선배님이다. 어떤 작품의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던지 이전 작품이 전혀 기억 안나는 모습은 정말 경이롭고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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